[축구]''4강 길목'' 파라과이 잘 만났다

[세계일보 2004-08-20 08:15:00]






“이제부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다.”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가 18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19일 오전 2시30분) 열린 아테네올림픽 축구 B조 3차전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조1위를 차지, 한국올림픽팀의 8강전 상대로 결정되자 한국 선수단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파라과이와의 8강전은 22일 오전 3시 테살로니키에서 열린다.

한국은 이탈리아나 아프리카의 가나를 상대로 준비를 해왔으나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이탈리아보다 개인기 위주의 파라과이가 상대하기 쉽기 때문. 파라과이와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고, 지난 7월 26일에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진으로 구성된 팀을 맞아 비록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지만 경기를 7―3 정도로 주도한 바 있어 선수들도 자신감에 차 있다.

하지만 4-4-2 전형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라과이는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갖춘 데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전력이 만만치 않다. 파라과이는 일본과의 B조 1차전에서 4골을 뿜어내는 화력을 과시했고 유럽지역 예선 우승팀인 이탈리아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탄탄한 수비력도 보여줬다. 파라과이의 올림픽 본선 출전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남미 지역 최종예선에서 브라질을 제치고 아테네행 티켓을 따낸 남미의 신흥 강호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에 남미 정상급 수비수 카를로스 가마라와 2002년 ‘올해의 남미 선수’로 뽑힌 공격수 호세 카르도소를 와일드카드로 가세시켜 전력을 배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김호곤 감독은 이날 “3경기를 치러 승점을 따지는 조별리그와는 달리 이제부터는 지면 떨어지는 벼랑끝 승부”라며 “이기기 위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 전술의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별리그에서 사용해온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조재진(시미즈 펄스)·최태욱(인천 유나이티드) 스리톱의 변화가 예상된다. 김 감독이 중앙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3-4-3 시스템 보다는 3-4-1-2 시스템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최태욱이 빠지고 이천수를 플레이메이커로 내린 뒤 말리전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한 조재진의 파트너로 최성국이나 정경호(이상 울산 현대) 중 한 명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급한 것은 오른쪽 미드필더. 지역예선과 여러차례의 평가전에서 한국 공격이 왼쪽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김 감독은 “송종국(페예노르트)이 가세하면 좋아질 것”이라며 묵살했다. 송종국의 합류가 무산되자 평가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박규선(전북 현대)에 기대를 걸었지만 정작 올림픽 무대에서는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오른쪽 미드필더에 최원권(서울)의 투입을 고려 중이다.

아테네=한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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