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치는 없지만 국방개혁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항상 잊을만 하면 나오는 주제이기에 글을 써 보겠습니다.
=====================================================================================================
일단 한국 해군이 공군의 보호를 벗어나 대만해협 등지에서의 작전을 펼치고 해외에서의 한국 수출입로를 보호하려면(사실 수출입 상선들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말라카 해협 등 주요 수출입로 보호 이상의 경우는 현재의 일본 자위대로도 부족하지만) 항공모함은 사실상 필수적입니다.
한국 공군이 아무리 장거리까지 투사 가능한 전투기를 갖고 있다고 해도 독도나 이어도 이상의 지원을 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한국 해군의 수상함대가 독자적으로 중국이나 일본 수상함대와 맞서거나, 대잠전력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그나마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대규모 항공전력을 상대로 맞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한국 해군이 보유하게 될 항공모함이 과연 몇 척이나 될 것이며, 제대로 된 항모전단의 구성은 가능한지에 대한 것입니다. 미 7함대까지는 아니라도 항모전단이 일본 해상자위대나 중국 해군의 동수의 항모전단과 맞설 정도(그 이상 전력 구축은 물론 경제력상 불가능)는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한국 해군이 미 해군을 상대로는 잠수함 전력을 제외하면 의미가 없겠지만 최소한 중국, 러시아, 일본을 상대로는 어느 정도 위협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죠.
현재 중국 해군은 테마파크 만든다는 속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들여온 바르야그를 개장해서 곧 항모 한 척을 보유할 예정이며, 러시아의 경우에는 아예 항모를 운용중입니다.
일본 역시 현재는 22DDH 등 '경항모급' 수송함이나 운용하는 중이지만 머지않아 그 국방비와 해상자위대의 중요성으로 볼 때 항모전단 두 개 정도는 갖출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한국 해군은 2030년대에 이르면 중국 5~6개, 러시아 2~3개, 일본 역시 2~3개의 항모전단에 포위당하게 됩니다.
물론 이 세 나라의 항모전단을 합쳐도 미 해군 항모전단에 미칠 수가 없습니다만 한국에게는 위협이 됩니다. 본국에서는 공군력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독도나 이어도 등 한국 공군의 보호 구역을 넘어선다면 중국이나 일본의 항모전단과 맞설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해군은 항모전단을 보유할 필요가 없을까요? 답은 한국 해군의 작전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일단 중국이나 일본 본토를 노리고 근해에서의 방어 및 타격에만 치중한다면 항모전단은 필요 없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F-15나 가능하면 F-22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게 더 현실적이죠. 여기에 공중급유기를 추가하면 됩니다. 독도 분쟁의 경우 한국 공군의 보호 하에 역시 작전 추진이 가능합니다. 한국 해군의 수상함대는 이 때 항모전단을 대신하여 공군의 지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해군이 공군의 지원 범위를 벗어나 말라카 해협의 수출입로 보호에 나서거나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아니면 해외로 원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항모전단에서 운용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나 정찰기 등은 함대의 시야를 넓혀 생존률을 높이게 됩니다.
한국 공군이 항모전단에서 운용하는 전투기들도 중국이나 일본 항모전단과 맞설 수 있는 전력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걸 갖추기 위한 돈입니다. 중국의 국방비는 2030년에 최소 3,000억 달러에서 최대 조 단위까지 예상되고, 어차피 경제적으로 2030년 경에는 미국 추월과 더불어 20~30조 달러 이상의 경제력 보유가 확실하므로 후발주자라고는 해도 항모전단의 대규모 보유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일본의 국방비도 GDP의 1% 선에 묶여 있다고는 하지만 느리더라도 경제가 성장을 하고 있어 700~800억 달러까지 도달하는 것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정도 경제력으로는 항모전단을 대규모로 갖추기가 쉽지 않겠지만. 일본의 주전력이 해자대이기 때문에 항모전단을 갖추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러시아 역시 경제력 측면에서 한국보다 우세한데다 인구 우위로 인해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도 한국보다는 훨씬 높습니다. 러시아의 인구 감소나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많긴 하지만 한국의 고령화 문제에 비하면 솔직히 이런 것도 고령화인가 싶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현재 1조 달러이고, 20여 년 이내에는 발전해도 1.5~2조 달러 정도, 최악의 경우 현재의 1조 달러에서 정체될 가능성도 있는데다 주전력도 지상군이므로 그만큼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을 능가하는 고령화와 부실한 사회 복지로 인한 대대적인 투자 필요성까지 고려하면 답이 없습니다.
즉 한국 해군에게 주어지는 돈은 지금보다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고, 늘어나더라도 많이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현재의 해군 전력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천안함 사건 이래 대잠전력 수요까지 강화된 상황에서 항공모함 건조라는 것이 가능할 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항공모함 건조는 이지스 구축함 건조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가격을 요구하며, 여기에 항모함재기 60~80대를 합하면 가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여기에 항공모함 한 척으로는 어림도 없고 대잠, 대공 방어를 위한 전투함과 대잠헬기 등 여러 가지 전력과 장비가 요구됩니다. 게다가 중형 항모로는 솔직히 이 지역에서는 살아남기 어렵고, 한 척 정도라도 미 해군의 CV/CVN에 준해야 중국이나 일본을 상대로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해 가면서 한국 해군이 CV급 항모를 보유하는 데 결국 성공했다고 쳐도, 그 유지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에 비해 15분의 1의 경제력만을 보유한데다, 지상군 위주의 군 구조를 가진 한국군이 항모전단을 유지하려면 지상군이나 공군은 한정된 국방비 속에서 상당한 액수의 돈을 포기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북한이나 중국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군사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요성이 큰 지상군과 공군이 그럴지는 의심스럽습니다. 엄청난 양의 유지비를 고려한다면 한국 해군이 항모전단을 보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돈만 문제가 아니라 인력도 문제입니다. 한국 해군의 항모가 운용할 인력 규모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4,000~5,000명이 될 텐데, 그만큼 인력 부족에 직면하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 해군이 과연 4,000명이 넘는 항모 한 척을 운용하기 위해 해군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릴지는 의문입니다.
즉 한국 해군에게 항모전단은 대양해군을 목표로 한다면 어쨌건 필요합니다. 한국 해군이 그나마 중국이나 일본의 전투기 전력과 항모전단을 상대로 맞설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보유할 수 있을 지, 그리고 보유하더라도 제대로 유지하고 활용하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상대인 중국 해군이나 일본 해자대가 최소한 세 개에서 여섯 개를 보유할 테니 솔직히 한국 해군이 대양으로 갈 생각이 있다면 항모전단 한 개 정도는 보유하겠지만, 이를 달성하려면 그만한 유지비를 각오해야 합니다. 항공모함을 건조하느니 차라리 이지스 구축함을 지금의 두 배로 만드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연안 방어에는 효과적이라고까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 해군 입장에서 항모는 필요합니다. 수상함을 대양에서 보호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말이죠. 그러나 여기에는 돈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그 돈은 한국 해군이 지금까지 지출할 생각을 한 적이 없을 만큼 큰 돈인데, 이지스 구축함의 유지비와 유사시 훈련 비용에도 고민을 하는 한국 해군이 과연 항공모함의 보유라는 결정을 내릴 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은 결코 높지 않은 셈이죠.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