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멀리 안가고 스무살때까지만 돌이켜 생각해봐도
세상에 생동감있고? 감동적인 일 투성이였던 것 같아요.
친구랑 한강 고수부지에서 캔맥주 마시다 짝사랑에 힘들어서 울었던 기억
비오는날 혼자 우산쓰고 괜히 걸어다니던 기억
영화보다 별로 슬픈 장면도 아닌데 대성통곡해서 끝나구 극장 밖에 나올때 민망했던 기억
좋아하는 선배 오빠 전화에 너무 가슴이 두근거려서 끝내 받지 못했던 기억
야경사진 찍겠다고 야밤에 등산.. 산 중턱에 힘들어 주저 앉았다가 별이 너무 예뻐서
엠피에 담긴 잔잔한 노래들으며 쪼그려 앉아 밤샜던 기억...
친구랑 김밥 싸서 집 근처 공원에 돗자리 펴고 뒹굴거릴때 하늘이 참 눈부시던 기억
일요일 오후 카페 창가로 드는 햇살이 너무 따뜻해서
평생이라도 그 곳에서 머물 수 있을 듯한 나른함에 포근히 잠겼던 기억
이런거요...

지금은 슬픈 영화를 봐도 덤덤하고 재미있는 글을 봐도 빵!! 터지지가 않네요.
꿈을 꿀 시간도 꿈을 되새김질할 시간도 없네요.
시간이야 내면 생기겠지만 예전처럼 찬란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냥 예전이 좋았지.. 하면서 생각하면 참 행복해요.
근데 현실로 돌아오면 답답하네요. 숨이 막혀요.
내가 좋아하던 글 쓰는 일, 사진 찍는 일, 그림 그리는 일, 영화보고 노래듣고 차마시는 일,
그런 것만 하면서 살 수도 없고
얼마 전엔 일기를 쓰려고 일기장을 폈다가., 딱히 쓸 말이 없어 접었네요..
그럼에도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나아가야하는데.
그때보다 사는게 재미도 없고 빛나지도 않아서. 갑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