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새내기가 되고, 이제 헌내기라고도 못할 한 남학생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되게 부끄럽고, 죽고 싶은 기분이네요.
물론 지금이야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하고 체념하고 있지만요.
그런데도 도저히 제가 이제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고,
그 어디에도 털어놓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 너무 막막해서 글을 써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성병에 걸렸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리 큰 병은 아니고,
'곤지름'이라고 하는 사마귀 나는 병이예요.
근데 문제가 나는 부위예요.
성기 부분에 나면 몰라도 나는 부위가 항문 쪽이예요.
거의 확정적이다 싶은 게
눈으로 보이는 증상이라
제가 봐도 알겠다 싶더라구요.
제 이야기를 약간 주절주절 늘어놓자면,
억울하다면 억울한 게 성관계를 한 것은 단 한 번뿐이예요.
그냥 대학 새내기로 들어가서 지내는데
선배가 되게 잘해주고 마음도 잘 맞아서 서로 잘 지냈어요.
여타 자세한 건 생략하고 그냥 분위기에 쓸려서
이 선배 자취방에서 남남 간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제가 그 여자 역할을 했구요.
막상 그렇게 하고 나니까 되게 서로 서먹해졌고
그냥 서로 인사 정도나 하고 지내는 사이로 지내다가
그 선배가 입대했습니다.
부주의했던 제 잘못이 매우 컸죠.
딱히 변명조차 할 수 없다는 건 잘 압니다.
물론 저도 저렇게 바보같은 잘못을 했지만 나름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노심초사하며 온갖 검사를 다 해봤습니다. 항문외과, 비뇨기과, 심지어 보건소 가서 에이즈,매독까지 전부요.
당시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뒤를 닦는 과정에서 뭔가 만져져서 보니
이전에 검사 해보러 가기 전에 며칠을 찾아봤던 그 병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제 이야기구요.
다 빼고 그냥 간단히 요약하면
1. 대학교 과선배랑 남남간 성관계를 했습니다.
2. 이 선배 이외에는 성관계를 한 적이 없습니다. ( 남녀 포함 )
3. 성관계후 항문외과, 비뇨기과를 2~3주 정도 이후에 가서 검사를 받았고,
보건소에 거의 12주 이후에 가서 에이즈,매독 검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이상 없었습니다.
4.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곤지름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보입니다.
5. 선배는 군대를 가신 상태고, 동성애에 대해서 전혀 지인이 없기에 어디에 물어볼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 물론 그 선배가 옮겼는 지를 떠나서
지금 걱정되는 건 치료에 대한 문제입니다.
다행스럽게 군대를 바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치료를 받는다면 받을수야 있지만,
문제는 부모님한테 말씀드리기가 너무 부담됩니다.
어떻게 말씀드려도 부위가 부위다 보니 동성애자라고 생각하실 것만 같고
부모님이 충격 받으실 것 같습니다.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도 차라리 다른 성병이 걸리더라도
이것만큼은 아니었으면 했는데, 결국 딱 이 병에 걸렸네요.
저도 정답이 ' 부모님한테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치료를 받는다. ' 라는 걸 알지만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자고 일어나면 모든게 꿈이었으면 좋겠고,
그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좋았다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쉽게 번지는 경향이 있다는 만큼 빠르게 치료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도저히 말씀 못 드리겠습니다.
보험처리 안하고 스스로 부담해서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제 선에서 끝낼 수는 없는걸까요.. ?
인과응보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너무 막막해서 그런데
조언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