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대한 인식은 주인 하기나름이라는 것을 요즘에 더욱 깊이 느끼고 있어요.
뭐, 오유에도 자주 글 올라오잖아요, 목줄을 하지 않는 견주라던가... 그런 것들요ㅠㅠㅠ
저희 아파트 옆에는 탄천이 있어서, 많은 주민분들이 산책을 하시는데 거기를 걷다보면 강아지랑 산책하는 분들을 많이 보게되요.
그런데 목줄 없이 산책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구요.
막 쪼꼬미 강아지들이 목줄없이 가까이 다가오면, 걷다가 혹시나 발에 채여서 다치진 않을까 얼음상태가 되곤 합니다....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얼마 전 아침, 아빠가 아침에 산책을 나가셨다가 엄청 화나서 들어오셨더라고요.
부부인지, 어떤 젊은 남녀가 개들을 산책시키는데, 다섯마리 정도 되는 개들이랑 있더랍니다.
근데 목줄 하나 없이요ㄷㄷㄷㄷ
개들이 아빠를 보자마자 막 짖으면서 우다다다 달려왔나봐요. 현장에 없어서 그게 위협적이었는지, 아님 개들이 놀아달라칸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개 몇마리가 달려오니까, 아빠는 위협적이라고 느끼고 뒷걸음질을 막 쳤나봐요.
그러다가 아빠 발에 개가 채였던 모양입니다.
작정하고 걷어찬 것도 아니고, 뒷걸음질치다가 개가 잘못 채여서 깽깽 하면서 도망갔는데
그걸 보고 그 견주들이 와서
"아저씨 개 찼어요???"
이러면서 매섭게 화를 내더랍니다.
아니 그렇게 이뿐 내새끼면 남한테 달려들기 전에 제대로 케어하던가....
아빠는 그냥 싸우지 말자, 싶어서 미안하다고 하고 집에 들어왔다네요.
그래놓고 집에와서 엄청 씩씩댔음....ㅋㅋㅋㅋㅋ
그 얘기 들으면서 저도 엄청 화났죠. 그 후로 거기 산책할 때마다 혹시 개 많이 데리고 돌아다니는 남녀커플 없나 눈에 불을 키고 찾아댕겨요.
만나면 한 소리 해줄라고...ㅋㅋㅋㅋㅋ
그리고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죠.
며칠 전에 동네 안에서, 웬 초등학생 꼬마 애랑 할머니의 대화를 듣게 되었어요.
할머니는 개를 데리고 계셨는데 목줄을 잡고 계셨죠.
그런데 애가 할머니를 보자마자 움찔움찔 멀리로 뒷걸음질을 쳤나봐요. (아마 모르는 사이인 거 같습니다.)
기억나는 대화가,
"왜 그러니?" 하고 할머니가 물으셨고
"저는 개가 무서워서요." 라고 꼬마애가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할머니가 뭐 이 개는 사납지 않단다, 이 개는 물지 않는단다, 이런 말을 하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래? 그러면 할머니가 목줄을 꼭 잡고 있을게."
아, 진짜 할머님의 그 말을 듣는데 속으로 놀랐어요.
뭔가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의 차이를 존중해주시는 거 같아서요.
그리고 훈훈하게 아이가 집으로 가시는 할머님께
"안녕히 가세요, 강아지야, 너도 잘가." 라고 인사하는 걸 들으며 저도 집에 들어갔네요.
동물에 대한 인식은 정말 주인 하기나름인 거 같습니다.
할머님 덕분에 할머니가 데리고 있는 그 강아지가 더 예뻐보였어요.
그러고 보니 그 개는 굉장히 얌전히 할머니 옆에 잘 붙어 서 있던 모양이, 꼭 할머님을 닮았네요ㅋㅋㅋㅋㅋ
우리나라에 좀 더 성숙한 애견문화가 자리잡길 기원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