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커뮤니티 반응들을 보니, 보통 유아인 지지하는 여초 커뮤로는 주부들이 모이는 커뮤들이 거론되더군요.
그래서 '그럼 20대나 30대 초반은 메갈에 점령당한 거냐'고 하는 반응들도 있는데, 30대 후반 여성인 제가 눈팅해 보니 여기엔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20대 여성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커뮤로 거론되는 게 여성시대, 쭉빵인데, 이들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대표적인 거대 커뮤니티라 인기글 보면 저런 데서 쓴 글이 많이 뜹니다.
그런데, 20대 여성들 모이는 곳이 저기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인스티즈라고 아이돌 팬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 커뮤가 있습니다. 지하철 역에 인스티즈 이름 내건 광고까지 붙을 정도죠. 예전에 회사 출퇴근하면서 본 적이 있는데 '아니, 요새는 연예인 커뮤니티에서 지하철 광고까지 하나' 하고 놀랐습니다.
이곳이 지난 며칠 사이 올라온 메인 글 보면 "유아인이 하는 가게 가서 매상 올려 줘야겠다"는 리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지금은 메인 글에서 내려가긴 했지만, 이건 이슈가 계속 물갈이되어서 그렇더군요. 적어도 유아인을 집요하고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은 다수가 아니란 겁니다. 참고로 여기서 정말로 여성 비하 논란으로 욕 먹은 사람은 다른 연예인이더군요. 단톡방에서 해외 여성 래퍼 성희롱 농담을 하면서 웃었다는 건데, 단톡방 멤버 중에 학교 폭력 가해자가 끼어 있었다 해서 안 그래도 그런 애랑 어울리는 게 맘에 안 들었던 팬들 사이에서 더 욕먹더군요.
뭔 일인지 궁금하시면 관련 논란이 정리되어 있는 나무위키 글을 참조해 보세요.
그리고 이곳엔 여시와 쭉빵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곳에 올라온 저질 리플들 갈무리해서 욕하는 글도 엄청 관심 받더군요.
심지어 남녀 분란 이슈로 막장스럽다는 네이트판도 유아인 관련 이슈에 대해선 트페미가 이상하다는 반응들이 적지 않게 보이더군요.
원래 인스티즈와 네이트판은 아이돌 팬들이 별거 아닌 거로 피 터지게 싸우는 곳으로 악명 높은 곳인데, 그런 곳에서조차도 메갈과 관련된 곳은 꺼리더군요.
다만, 이게 주부 커뮤처럼 이슈가 안 되는 건, 주로 아이돌 팬들이 모이는 곳이라 아이돌에 관심 없는 일반인들에겐 인지도가 크게 낮아서 그런 듯합니다.
또한, 20대들은 학업이나 취업 준비 때문에 정작 커뮤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겠죠. 직장인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야근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그런 커뮤에 시간을 얼마나 쓰겠습니까. 아예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이건 알바생들도 마찬가지고요. 대학생들 보면 아침 강의 마치자마자 바로 알바 뛰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저도 한창 바쁘게 일했을 때는 저런 커뮤니티가 뭔지 몰랐습니다.
그나마 주부들의 경우 인터넷 활용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육아로 바쁜 와중에도 시간대의 제약은 덜하겠죠.
물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주부님들의 모성애라고 봅니다. 자녀의 성별을 막론하고, 자녀들의 올바른 인격 형성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으시니, 입에 걸레 문 악플러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생활인들은 아무래도 인터넷 공간에서는 활동력이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약점을 이용하여 10%의 악플러들이 여론 조작을 시도하는 것이라 봅니다. 한 마디로 박사모 등과 비슷한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