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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diy_167
    작성자 : 접시핥기
    추천 : 17
    조회수 : 4320
    IP : 175.197.***.13
    댓글 : 57개
    등록시간 : 2015/07/19 22:32:44
    http://todayhumor.com/?diy_167 모바일
    다이어리 만들기 - 프린트부터 커버까지 ^_^
    옵션
    • 창작글

    다이 게시판이 생겨서 글 올려봅니다. 

    작년 말에 쓴 거에요. 

    블로그에서 퍼온 거라 사진 몇 장은 지웠어요. 

    주절주절 적은 글이지만 재미나게 봐주심 행복할 거 같아요. ㅎㅎ



    ----------------------------


    열일곱살때부터 매년 연말 행사처럼 치뤄왔던 "다이어리 만들기"...

    올해도 만들었습니다. 십년이 넘어가니 점점 솜씨가 늘어서 기분이 좋아요.

    쓸만하게 만들 수 있는 재주가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

    올해는 네 권을 만들었어요.

    저랑 신랑이 쓸 거랑 둘라님과 조산사님 드릴 걸로  만들었는데~

    신랑이 보라색은 자기만 쓰고 싶다고 해서 ㅋㅋ 보라색은 한 권만 만들었어요. ㅋ...

    아이를 낳으면 바빠서 이런 거 못할 줄 알고 잔뜩 겁을 먹었지요...

    삶이 바뀌기는 했지만 예전에 하던 모든 걸 접어둘 만큼 정신없지는 않네요. 

    아기와 신랑이 도와주는 덕에 이렇게 '공작부인'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하지만 이제 당분간 만들기는 자제하려고 해요. ㅎㅎ 


    만드는 과정 올립니다~! 

    제일 먼저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디자인을 했어요.

    2005~6년에는 한글프로그램으로 만들었었는데 제작년부터 일러스트로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을 다룰 줄 몰랐지만 너~~무 만들고 싶다보니 인터넷 찾아가며 금방 배우게 되더라구요...ㅎㅎㅎ 

    프린트 하는 게 제일 머리 아픈 과정이에요. 항상 펼쳐놓고 사용하려면 쫘악~ 펴지면서 쪼개지면 안 되거든요.

    그냥 앞뒤로 프린트해서 제본집에 묶어달라고 맡긴 적도 있었는데 그러면 펼쳐놓고 사용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북아트 사이트를 참고해서 꿰메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프린트 한 용지를 반으로 접어서 겹쳐야 하기 때문에 왼쪽, 오른쪽, 앞, 뒤의 순서를 생각해서 프린트를 해야 해요.

    그래도 이번에는 세 번째로 만드는 거라서 많이 실수하지 않았어요. ^_^ 

    아! 프린트 용지는 미색 A4 용지를 자른 거에요. 일반 흰색 용지보다 누런 게 더 편안하고 예뻐요.

    프린터기가 돌아가면 냄새가 나니까 프린트 작업은 아기 재우고 밤에 했어요. 

    우리 아기는 해 떨어지면 고개가 끄덕끄덕 넘어가기 시작해요. ㅎㅎ 

    잠투정으로 울기 전에 얼른 씻고 집안에 불 다 꺼서 어둡게 하고 재우면 곧잘 잡니다. 

    한 시간 넘게 재울 때도 있지만.. 아직 100일도 안 된 아가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따라 생활한다는 게 고맙고 신기하네요.

    사진 구석에 <잘 자고 잘 먹는 아기의 시간표> 책이 나오네요. ^_^ 이 책 참 잘 봤어요. ㅎㅎ

    모빌보다가 잠들 것 같을 때 옆에서 옹알옹알 같이 이야기하며 만들었어요.

    프린트 한 것들 접어서 페이지 맞추고 바느질을 하는 과정입니다.

    송곳으로 뽕뽕 뚫어서 책만들 때 쓰는 두꺼운 제본실로 꿰매는 거에요.

    한 묶음 당 7장씩 9개가 한 권입니다. 

    틈틈이 바느질 해서 3일만에 4권 완성. ^_^

    바느질이 끝나면 각 묶음의 크기를 맞춰줍니다. 

    묶음을 다 이어붙인 다음에 한 칼에 썰면 좋으련만.. 두께 때문에 집에서 손으로 하기에는 무리에요.

    제본집의 작두가 그리워집니다....하나하나 썰다보면 학교 앞 ㅎㅋ문화사 아저씨께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에요.

    '책 읽어주는 라디오 EBS'와 친구가 되어 쓱삭쓱삭!!

    다음 날. 크기에 맞춰 자른 묶음들을 이어 붙였어요.

    슬슬 아기 업고 외출할 일을 대비해서 신랑이 국민 아기띠를 사왔어요. ㅎㅎ 

    자는 아가 보면서 풀칠하기 입니닷!

    자로 올려놓은 부분에 풀을 발라서 붙이는 거에요. 풀 바른 쪽은 똭~ 붙어서 못쓰는 쪽이 됩니다..

    다 붙이면 집게로 꽈악 집어 고정시켜요. 

    이제~~ 맨 앞과 뒤에 조금 두꺼운 종이로 내지(?)를 접어 붙입니다. 이 종이가 커버와 연결되는 부분이에요.

    질긴 종이가 없어서 예쁜 프린트 용지를 붙였어요.

    책으로 묶는 마지막 단계에요.

    본드칠을 꾸덕꾸덕 한 다음, '세양사'라고 부르는 망사를 덮어서 고정하고~ '가늠끈'과 '헤드밴드'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번에는 가늠끈을 두 개 붙였어요. ^_^

    본드 말리기~! 

    아기 자는 방 문을 닫고 환기하면서 말렸어요. 다행이 이 날 많이 춥지 않았어요. 

    하늘색 내지가 붙은 건 신랑 꺼..

    다음 날 아침. 잘 마른 책들...

    마지막으로 제일 재밌는 표지 작업이에요.

    두꺼운 도화지를 책보다 조금 크게 재단해서 접는 거에요. 책 등 부분은 구멍을 내어 잘 접히게 만들었습니다. 

    2014년 다이어리.. 나중에 아기 보여주고 싶어요. 아기 뱃속에 있을 때 뭐 먹었는지 잔뜩 적었거든요. ^_^

    이건 정사각형이에요. 올해 버젼(!)은 세로 길이를 18cm로 해서 칸을 더 넉넉하게 만들었어요.

    낮잠 자는 아기 업고 또 작업. ㅎㅎㅎ

    침대랑 소파 커버 재료를 사러 동대문 원단시장에 갔다가 득템한 레자 원단입니다.

    무늬가 정~말 멋져요. 이거 사러 갔을 때가 여름이었는데 보자마자 다음해 다이어리가 생각났어요. ^_^

    원단이 생각보다 얇아서 두꺼운 도화지를 한 겹 더 붙였네요.

    뭔가 모양이 잡혀 갑니다. ^_^

    두꺼운 도화지에 양면테이프로 원단을 붙여요.

    양면테이프는 요철이 생겨서 스프레이 본드가 더 좋지만 작업하기가 번거로워서 그냥 이렇게 했습니다.

    만들때는 요철이 신경쓰여도 사용하다보면 까먹으니까요...ㅎㅎ

     도배하듯 포장하듯 잘 감싸주고...

    원단 조각으로 볼펜꽂이도 만들었습니다. ^0^  

    새해 다이어리랑 짝꿍으로 쓸 볼펜은 스스로 선물한 거에요. ㅎㅎ 제가 산 필기구 중에 제일 비싼 펜이에요. 

    이제~ 표지와 책을 연결을 합니다. 가장자리는 양면테이프로, 가운데는 풀을 발라서 붙였어요. 

    위치 맞추는 게 은근히 어려워요. 잘못 붙여서 한 번 뜯었다가 다시 붙였어요.

    마지막으로 코너장식을 답니다.... 이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요.

    다 만들고 나서 뭔가 아쉬워서 포켓을 덧붙였습니다. 종이접기 놀이를 하는 것 같아요.ㅎㅎ...

    여기다가 포스트잇이랑 스티커 같은 것들을 넣어둘 거에요.

    네 권을 다 만드는데 열흘이 넘게 걸렸어요.. ^_^ 

    그래도 세 번째 만드는 거라서 손이 빨라져서 금방 만든 거에요. 

    이런 식으로 처음 만들 때는 하루 온종일 매달려서 일주일이 걸렸던 것 같아요.   

    2015년 달력. yearly 코너는 한 장씩이지만 정성스럽게 일러스트 작업을 했습니다. 

    연간계획하면 뭔가 비장한 느낌이라서...ㅎㅎ

    Monthly..

    Weekly.. 매일 펼쳐놓고 쓰는 부분입니다.  

    보라색은 신랑만 쓰는 거..ㅋㅋㅋ

    이제... 정리..하고...

    둘라님이랑 조산사님 선물 드릴 거 포장을 했어요..

    다음 날.. 조산사님께 전해드리러 조산원으로 가는 길.

    아가는 태어나서 두 번째로 카시트에 탔어요. 차가 멈추면 울려고 찡그리고 흔들흔들 출발하면 바로 코~~잠들더라구요...

    100일 지나면 슬슬 나들이도 다니고 싶어요. ^_^

    집에 돌아오니 조산사님이.. "한 해를 선물받은 기분"이라고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이렇게 뭔가를 드릴 수 있어서 제가 더 기쁩니다.. 둘라님, 조산사님과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거든요. ^_^ 


    만들기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원래도 글을 빨리 잘 쓰는 편이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더 느려지고 문장도 안 나와요...ㅜㅜ

    책 많이 읽고 글짓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문장이 다 단문이네요....-_-;;;

    (책을 펼쳐놨더니 흰둥이가 대신 공부 중이에요. ㅋㅋㅋㅋ)

     

    새해 첫 날... 참 평화로워요....

    내일부터 새벽수영을 나갑니다...춥고 졸립겠지만 꾸준히 하면 엄청 자랑스러울 거에요. ^_^ 건강한 엄마가 되고 싶어요!!!!

    벌써 열시네요.. 쪽파 씻어 놓은 거 썰고~ 얼른 자야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고, 받은 복 담뿍 누리길 기원하며.. 이만 마칩니다. 


    --------------

    블로그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벌써 여름이네요. 

    아가도 많이 커서 이제 잡고 일어서요. 

    새해 다짐대로 새벽에 수영도 나름 열심히 했고...(아기 깨면 못 가요ㅠㅠ) 그 어느 때 보다 바쁘게 살았습니다. 

    살림도 많이 하고...밥도 덜 시켜먹고 요리도 나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하고..


    저에게 맡겨진 일들을 기쁘게 하다보면 제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다이어리를 적으며 살았어요..

    지금은 온통 살림 이야기, 아기 이야기 뿐이지만... 언젠가는 제 꿈에 대한 체크박스로 가득차길 기도합니다. ㅎ


    아기는 참 대단한 존재입니다. 저를 사람답게, 부지런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_^

    그 어느 해보다 꽉 찬 다이어리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옆에 있어야만 코~잠드는 아기 덕(?)에 이렇게 오유에 글 올리며 감상에 젖어보네요. 

    이거 말고 다른 만들기 한 것들도 또 올리고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활기찬 한 주 보내시길 기원하며...

    저는 이만...... 모기 잡으러 가야겠어욧!!!!!!!!!! 뚜왓!!!!!!!! 



    출처 제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_^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oolimoolim&logNo=220226980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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