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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6838
    작성자 : 1234Ω
    추천 : 5
    조회수 : 458
    IP : 210.188.***.208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1/06/15 01:06:23
    http://todayhumor.com/?gomin_166838 모바일
    제 얘기 정말 한번만 제대로 들어주실 분 있나요?

    여러분들은 사는게 어때요?
    그냥.. 궁금해서요.
    사람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자기일은 또 틀리잖아요.
    익명의 힘을 빌려서 제 얘기좀 할게요. 어디 얘기할만한 데도 없고..
    그래도 오유가 제일 좋네요ㅎㅎ.
    저는요. 아직 스무살밖에 안 된 풋내기지만, 벌써 제 인생에 낙심하고 있어요.
    저희 집은 엄마 아빠가 결혼하실 때부터 무일푼으로 시작하셨대요.
    근데 제 동생 태어난 후에 단칸방에서 벗어나서 이사를 하자마자 IMF가 터져서
    그 때 빚이 천만원 정도가 생겼어요.
    저는 어렸었는데도 그 때 길 가에 버려져 있는 꽁초를 집어다 피시는 아빠 모습을 보고 엄청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조금씩 다들 어려운 때고 하니까 우리집도 열심히 살았어요.
    근데 사기를 당해서 빚이 많이.. 불어났어요.
    그 때부터 부모님 사이도 별로 안 좋아지셨는데, 제가 중학교 때즘 되네요.
    철없이 방황도 하고 그랬어요. 반항도 많이 하고..
    어느날 밤에 아빠가 저 마중을 오셨었는데 집에 돌아가는길에 
    다 괜찮으니 나쁜길로만 빠지지마라.. 하고 딱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그 말에 너무 죄송해서 마음잡고 공부했었어요.
    그러고 아무일없이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대학가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사람사는게 진짜 순탄치가 않더라구요.
    저는 마음을 잡았지만 집의 빚은 그대로고, 부모님사이도 안 좋으셨죠.
    진짜 부모님이 싸울때는 마음이 찢어지는것 같았어요.
    그래도 힘들때 서로 의지도 하고 위로도 하면서 살았는데,
    제가 고등학교 입학한 해에 또 사기를 당했어요.
    뉴스에서도 나왔었네요. 대구에서 큰 사기가 있었다고. 
    조희팔이라는 사람이 사기를 쳤다는데, 
    부모님은 투자라기보다 그냥 저금하면 이자가 많이 붙는다고 해서 하셨던거였어요.
    그 때 사기당한 날의 우리집은 그냥 조용한 장례식장 분위기였어요.
    지난 10년동안 빚 갚으면서도 열심히 모으셨던 돈이니까요.
    추운날 붕어빵팔아가면서 모은돈이고 일다니시면서 노가다까지 해서 무리해서 번 돈인데..
    아직도 우리가족은 그 사기당한날로부터 못 헤어나오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네요.
    덕분에 저는 조울증 득템ㅎㅎ..
    그래도 다행히 엄마아빠는 서로 싸우면서 속에 있는 말 다 꺼내고 해서 그런지
    우울증 같은거는 안 오셨나봐요.
    그 사기당한날 이후로 점차 성격이 바뀌더니 급기야 고 3때는 반친구한테 정말 개같이 무시당해도
    제대로 싸움한번 못하는 소심쟁이가 되었어요.
    여고라 그런지 몰라도 한번 무리에서 떨어지니까 엄청 힘들더라구요.
    같이 놀던 친구한테 거부당한적이 있는데 그 날은 정말 제가 있을 곳이 없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날은 밥을 같이 먹을 친구가 없어서 빵을 하나 사서 화장실에가서 숨죽여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믿었던 사람한테서의 배신은 익숙해 지려고 해도 익숙해 질 수가 없더군요.
    아무리 많이 당해도 말이에요.
    정말 충격이었던 건, 제가 애정결핍인데 엄마가 너무 무심하셔서 그 나이에 엄마한테 사랑해달라고
    매달린적이 있었어요. 근데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시면서 표정이 별로 안 좋으시길래 정말 저를 사랑하는게 맞냐고 물었어요. 근데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니가 그렇게 말해달라고 했잖아. 하시더군요.
    어머니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었어요.
    이건 떠올릴때마다 곧 죽을 것같은 기분이 드네요.
    그래도 하루하루 견디면서 드디어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그 때 이악물고 공부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마음 둘 곳이 없으니 공부도 잘 안되더군요.
    부모님 두분 다 공부에 한이 맺히셔서 없는 형편에 대학을 오기는 왔습니다.
    장학금을 탔을 때는 무뚝뚝한 아버지도 우시더군요.
    멀리서 자취를 하는 바람에 전화로 어렴풋이 들려온 소리지만요.
    먼 곳에서 자취를 하면서 부모님 싸우는 것 안 봐도 화풀이 안받아도 되고 망할 친구들 얼굴도 잘 안보고 하니 오히려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어요.
    근데 부모님은 이제 안 싸우시는 대신에 거의 남으로 살아가시는 것 같습니다.
    대화도 없는 그런 삭막한 집이 된 느낌이에요.
    집을 생각하면 또다서 무기력한 기분이 되네요.
    대학 등록금때문에 빚이 또 많이 늘었을텐데 이젠 어떻게든 될대로 되라는 기분이 드네요.
    죽지 못해 산다기 보다 요즘은 어디서 어떻게 피해안가게 죽는게 문제인것 같네요.
    돈이 생기면 우리집도 좀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요?
    대체 인생은 무슨 재미로 사는걸까요..
    여러분들은 다들 어떻게 사세요?

    아, 물론 오유하는 재미는 있습니다요!ㅎㅎ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렇게 생각하고 오늘은 속편히 자렵니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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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5 01:09:12  59.86.***.33  김치라면
    [2] 2011/06/15 01:09:23  123.108.***.140  뽀s
    [3] 2011/06/15 01:38:47  61.43.***.187  나는광수다
    [4] 2011/06/15 02:15:48  119.70.***.219  시골똥개
    [5] 2011/06/15 04:14:07  110.35.***.56  초코맛불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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