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자. 사귄다고 말할 때까지 안놔줄거야."
"생각 좀..해보고"
"아 빨리..진짜 안놔준다? 사귄다고 말해줘"
헐떡거리는 나를 붙잡고 놔주지 않으며 기어이 그 끈적거리는 모텔방 안에서 승락을 받아낸 당신은 상황에 맞지않게 세상 누구보다 해맑았다.
그렇게 시작한지 얼마 안된 오늘 당신은 내게 그랬다.
이렇게까지 마음이 커질 줄 몰랐다고. 세시간거리에 떨어져있는 당신을 만나고 헤어질 때면 언제부턴가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이 떨어지는 나를 보내는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면서.
나는 덩치가 크고 매서워보이는 사람을 싫어했다.
하지만 덩치가크고 인상도 더러운 당신이 어느순간 내 이상형이 되어버렸다.
나는 억양이 쎄고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를 싫어했다.
하지만 이제는 굵고 걸걸한 당신의 사투리가 어떤노래보다 감미로워졌다.
오늘 당신의 이렇게 마음이 커질 줄 몰랐다는 말에 나는 잔뜩 코맹맹이가 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각오하고 사귀자한거 아냐?"
당신을 허락하는 순간 각오했다.
당신을 향해 봇물 터지듯 흘러넘치는 감정에 보고싶어 눈물 흘리고 다음을 기약하는 헤어짐의 순간마다 마음이 찢어질 거라는걸.
당신이 뿌리는 향수냄새가 베어있는 내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 향기에 내 마음은 묵직해질 것이라는 걸.
당신의 품에 안겨 숨이 차올라 머리가 새하얘져도 날 끝까지 몰아붙이는 당신을 따라가기가 버거워도 그저 그 순간 사랑받는 느낌에 힘드니까 그만하자는 말 대신 당신을 꽉 껴안아 참을거란 걸.
이래서 생각해보겠다고 한거다. 이럴까봐.
장거리는 애같고 이기적인 나에겐 힘들거라는 친구들의 말처럼.
주체가 되지 않는 감정에 서른한살 다 큰 여자가 모든걸 내던지고 당신 하나에게 매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까봐.
그리고 그 감정을 꾹꾹 누르는게 이렇게 힘들어질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멈추기엔 늦었고
사실 멈추고 싶지도 않으며,
설령 멈추려 한들 멈춰지지 않을 것이다.
당신과의 만남은 늘 그리움에 허덕이는 시간이라는걸 알지만
사랑해.
표현에 서툰 내가 입안에 늘 맴도는 말이야.
장거리연애 하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 하세요ㅠ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11/29 23:53:32 1.252.***.31 ㅁㅈ이
727670[2] 2016/11/30 00:10:56 58.235.***.65 광기의몬스터
193556[3] 2016/11/30 00:34:35 58.148.***.2 명문귀족
319901[4] 2016/11/30 00:51:58 175.212.***.110 나리숑
152526[5] 2016/11/30 01:29:16 121.125.***.121 몽구찡
589533[6] 2016/11/30 01:37:04 58.126.***.120 두루루
566000[7] 2016/11/30 02:27:12 121.191.***.184 조선벤츠냥
631127[8] 2016/11/30 02:54:01 221.141.***.178 Le章雨
640568[9] 2016/11/30 04:13:15 121.181.***.170 열받네이거
552865[10] 2016/11/30 06:27:48 222.233.***.120 LOVELESS
124982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