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모르겠지만, 과거(2007년경?)에 회사에 재직하고 있고, 미국 출장 갈 일이 있으면 10년짜리 복수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면 미국 대사관에 가서 영사(?)랑 유리로 된 창구를 사이에 두고 면접을 합니다.
그 옆에는 한국인 통역이 앉아 있습니다.
길게 줄을 서 있다가 제 차례가 왔습니다.
조금 긴장하며 면접관에게 영어로 간단히 인사를 했습니다.
갑자기 그 친구가 중국어를 하는 겁니다.
저의 여권(대만 거류비자 등)을 보더니, 너 대만에 오래 살았네? 나도 대만에서 오래 일을 했다고..ㅎㅎㅎ
그러면서 서로 중국어로 면접을 봤습니다.
좀 유창하더군요. 아, 물론 저도 나름 유창했습니다.
옆 자리 한국인 통역관의 표정을 봤더니, 아주 황당단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 미안합니다. 했더니, 웃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결국
10년짜리 비자를 받았네요.
아마 그 미국인 영사는 저랑 중국어 연습을 하고 싶었던지 옆에 직원한테 자랑하고 싶었던지 그랬나 봅니다.
면접을 좀 오래 했던 것 같습니다.
빵 터지는 유머는 아니네요.
그리고 한 번은 국제 결혼 문제로 서울의 대만 대표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차저차 전화 받는 분이 한국말을 못해서
서로 중국어로 이야기 하는데,
갑자기 전화기 너머로 웃음을 참는 게 느껴져서..
왜 그러세요? 참던 웃음을 터트리며,
혹시 대만에서 중국어 배웠어요? / 네, 그런데 왜요?
남부에서 배웠죠? / 네, 왜요?
아니, 대만(특히 남부) 억양이 너무 강해서, 한국사람한테
이런 억양의 중국어를 들으니 너무 웃겨서 못 참아서 미안하다고 그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