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아바타 여행기부터 오유를 슬금슬금 눈팅하다가
결국 이렇게 가입하게되었어요!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니고 저랑 정말 관련이 없을거같은
연게에 첫글을 쓰다니 ㄷㄷ... 쓰면서도 신기합니다...
일단 저는 24살 대학생이구요... 작년 겨울에 전역하고
계속 다니던 교회의 교육부서에서 같이 한번 더 해볼 생각이
없냐는 교회어른의 연락을 받고 마침 고민하던찰나에
다시 교회에 나가게됬어요.
그리고 그때 그 친구를 처음 봤어요.
아직 애기티는 못벗은거같은 친구가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별 생각도 없었고 저같은 경우에도 24년째 모솔...
그리고 모솔이다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익숙해졌기에
처음보는 여자에게도 단 1의 관심도 주지 않았었죠.
그렇게 별말 없이 정말로 일에 관한거만 물어보는거 외에는
말 한번 섞지 않고 한 5달을 일만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부서에서 야외예배를 하러 간다고 하기에
총대를 메고 열심히 준비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준비기간 동안 이 친구가 너무 잘 도와주는거에요.
저는 그래서 말 한번 섞지 않았던 이 친구에게 상당한 호감을
갖기 시작했고 무려 5달만에 알았습니다... 아직 대학생도
아니였다는 것을... 그렇게 처음 그 친구랑 제대로 말을 해보고
이제 같이 일할 사람이 생겼다는 찰나에 제가 개인적이유로
한달간 부서를 나가지 못했어요... 근데 제가 나가지 못한 사이
아무래도 아직 어린친구이다보니 부서일을 하면서
사람들이랑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다보니 저에게 못나오겠다고
사실상 통보를 하였고 부서에서 한사람 한사람이 부족해지는
그런 힘든 상황에서 잡고싶었지만 제가 안나오는 동안에
힘들었기 때문에 제가 잘못한 것 같아서 그냥 그 아이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또 언젠가 만나겠지하고
저는 저대로 계속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었구요.
그런데 대략 한달뒤에 이 아이가 저랑 다시 마주쳤어요.
앞으로 못 나올것같다던 부서에서 말이죠...
예배준비만 도와주고 가겠다던 그 아이는 그리고 어느순간
준비 뿐만 아니라 다시 일선으로 나와서 일을 하는 겁니다.
미안해서 부탁하지 않았던 여름캠프에도 먼저 저에게 연락해
자기도 될 수 있는데로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오고나서
감사함과 미안함의 감정이 교차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직까지 인연의 끈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함부러 다가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정말 우연치않게 그 아이와 단 둘이 한방에
들어가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동안
마음속에서만 맴돌았던 많은 이야기들을 서로에게 했어요.
그동안 무슨일이 서로에게 있었는지... 왜 힘들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저는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나와줘서 고맙다고 그 아이에게 얘기했고
그 아이도 안나오는 동안에 아이들과 남은 선생님들에게
미안했다고... 앞으로는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그렇게 서로서로 열심히 하고 잘하던 찰나에
수능날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사실 내심 뭔가를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어린 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해야할지도 몰라서
그 이전에 모솔이라서... 뭘 할지 몰랐는데 마침 빼빼로데이가
다가오더라구요! 그래서 큰~ 빼빼로를 선물해줬어요!
큰맘먹고 인생 처음으로 이성에게 선물 했는데
그 아이가 너무 좋아해주는 것 같았어요! 제 착각일수도 있지만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 친구 카톡프로필에 제가 준 빼빼로가 올라온거에요!
그거보고나서 혼자서 얼마나 좋았는지 맨날 보고 키득키득
웃었네요 ㅎㅎ
그렇게 수능전날에도 힘내라는 문자도 보내주고
그동안 고생했다고 밥도 사줬어요! 밥 사준것도 중요하지만
이성이랑 처음으로 단 둘이서 밥먹고 커피숍가서 떠들은건
정말로 두근거리고 긴장되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무엇보다도 서로 얘기를 하다보니 저에 대해서 그동안
남들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았던 진솔한 제 모습에 대해서 보여주고 그 아이에게도 정말로 고맙고 명색이 나이가 너보다 더 많은데도 너에게 많은 부담을 줘서 미안하다고 다시 말해주었어요.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시간이 물흐르듯 지나가더라구요.
그렇게 그날 헤어지기 전에 제가 정말로 큰맘먹고 말했어요.
이제 너한테 존댓말 하기싫어. 너를 편하게 대해도될까?
11달만에 처음으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에서 '너'라는 호칭으로
그렇게 바꿔불렀어요! 제가 사실 저보다 어린친구들에게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차원에서 존댓말을 항상 먼저 써줬고
그 아이에게도 물론 똑같이 적용했지만 내가 존댓말만 쓰면
우리 사이의 벽이 왠지 허물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정말
제 입장에선 엄청 큰 결단이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그 아이도 허락해줬구요 ^^
그리고 그날 이후로부터는 mms말고 카톡으로 얘기하자고
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웃긴거에요.
그 아이랑 카톡으로 얘기를 한 적이 거의 없고 맨날 mms만
쓴거에요. 그래서 너한테 이모티콘 이쁜거 넣어서 문자보내고
싶으니까 이제 카톡으로 하자고 ㅋㅋㅋㅋ....
그렇게 그날 이후로 하루에 1~2시간씩 꼬박꼬박 카톡도 해요!
물론 선톡을 도대체 뭘로 보내야 될지 몰라서 글 쓰는 지금도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지만요 ㅋㅋㅋㅋ....
어제는 혹시나 떠보는 느낌으로 겨울에 나랑 먹자여행갈래?
같은 뉘앙스로 카톡을 보내봤더니 오케이라고 해주더라구요.
그래서 오늘도 좋다고 또 혼자서 여행코스나 만들고 있네요ㅋㅋㅋㅋㅋㅋ
정말이지 짧다면 짧은 24년인생인데 같이 밥먹고 수다떨고 난 이후로는 정말 하루하루가 설레고
너무 좋은거같아요.
정말이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생겼다는게 너무 좋네요
다른 사람들도 아마 첫사랑을 한다면 이런 기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