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종종 오유 글들 둘러만 보다 이런 일로 첫 글을 쓰게 되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서두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저는
1. '자연정혈요법' 내지는 'JC요법' 이라는 대체의학(유사의학...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을 알고, 경험해 보신 분들이 있으신지
2. 가족구성원의 신념 및 하려는 행동이 나와는 맞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할 지
이 두 가지에 대해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상황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자신의 지적 능력에 대한 자부심, 자존심이 상당하십니다. 실제로 아는 것도 많으시고 이해력도 상당한 수준에 달변가이시기도 하고요. 하지만 현대 의학(병원, 의사, 양약 등)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계십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심한 허리 디스크로 인해 병원을 찾으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처음부터 수술을 권유하고 불필요한 과정(MRI 찍고 나온 환자에게 CT 촬영을 하고 와야 원무과에서 정산을 해준다는 등)을 안내하는 의사와 병원의 태도를 보고 완전히 질려버리셨다고 하시더군요.
그 뒤로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고 몇십 년간 정보를 수집하시며 살아오시다 최근, '자연정혈요법' 이라는 것에 집중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 '요법' 은 외상을 제외한 인간의 질병 대부분은 모두 모세혈관의 혈류를 방해하는 '어혈(굳어진 피)' 을 제거하면 예방,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원리입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특정 부위들에 가는 바늘과 부항기를 이용해 직접 어혈을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을 서술한 책과 시술 기기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두 28만 원 상당에, 인터넷 사이트 이용)
몇 개월 전 부터 관심을 갖고 앞서 말씀드린 책과 기기들을 구매해 공부, 자신의 몸에 간단한 실습을 하시며 저와 어머니께도 이 요법을 실시하기를 권유하셨지만, 저희는 설명을 들어도 어딘지 석연치 않아 계속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중간에 의견 충돌로 인한 다툼도 다소 있었지만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젊은 시절 부터 만성 기관지 질환을 앓고 계시며, 아버지께서는 본인이 이것을 꼭 고쳐 주겠다고 누누이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얼마 전, 어머니께서 경미하긴하나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병원에서 처치를 받고 며칠 간 입원했다 돌아오신 뒤 부터 아버지는 다시금 이 '요법' 을 강권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본인의 판단에 지금 어머니의 모든 병증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이것 밖에 없다, 이 이상 양약을 복용하면 당신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 주장하시면서요....
저와 어머니는 그래도 공식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라 불안하다, 그러니 하지 않겠다고 계속 말씀드렸지만 그럴 때 마다 아버지 께서는 '남(의사)이 말하는 것은 무조건 믿고 따르면서 남편이고 아버지인 내가 하는 말은 절대 안 믿는다' 며 화를 내십니다.
저는 '아버지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 요법이 불안하다' 고 수 차례 말씀드렸지만, 자신의 지적 능력과 그에 따른 판단(이 '요법' 은 확실하다 는 판단) 을 무시한다며 번번히 화를 내시는 게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아버지께 보여드릴 부작용 사례가 혹시 있나 인터넷 검색도 여러 번 해 보았지만 검색 결과는 온통 광고글 내지는 간증과도 같은 수기들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 체험 수기들을 마냥 믿기에는 어딘가 찝찝하고...
며칠, 몇 달간 혼자서 계속 고민하다 많은 분들의 조언을 한번 들어보아야 겠다고 생각해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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