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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할머니에게 드릴 커피 믹스 세트를 사려고 둘러보다가 마침 세일 중이던 제품 하나를 고르고는 저보고 유통기한을 확인해보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유통기한이 어디있나 싶어서 이리 저리 돌려보다가 옆쪽 상단에 쥐꼬리 만한 글씨로 남양 제품이라고 적혀있는걸 봤습니다.
나: '아 엄마 이거 사지 마세요'
엄마: '왜? 유통기한 얼마 안 남았나? 어쩐지 세일을 하더니'
나: '아니 유통기한은 문제 없는데 이거 남양 제품꺼에요'
엄마: '에이 난 또 뭐라고. 그냥 그거 사라 유제품은 남양께 제일 맛있더라'
혹시 사람들이 남양을 불매 하는 이유를 몰라서 그러시나 싶어 설명해드리려 햇습니다.
나: '엄마 사람들이 남양 불매 하는거 몰라요?'
엄마: '으이구 알지 모르긴 왜 몰라! 남들이 하건 말건 우린 예에전 부터 남양꺼만 먹었어.'
나: '자사 대리점들한테 강매에 갑질이랑 갑질은 다하는 악덕 기업 물건을 사주면 어떻해요?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유일하게 불만을 표시하는 법이 불매인데.'
엄마: '야 기업이 원래 이익을 추구 하는 곳인데 돈 벌려 하면 그럴수도 있지. 애초에 우리 같은 소비자는 싼 값에 좋은 제품 살 수만 있으면 된거여.'
나: '그게 상관 없다고요? 기업이 이익만 나면 인륜을 버려도 되는 곳이에요? 그럼 LG가 당장 내일부터 우리 아빠 회사한테 납품가 반으로 안 줄이면 계약을 끊어 버리겠다 해도 '아 LG가 이익을 추구하려나 보다' 하고 가만히 있을거에요? (저희 아버지는 LG 모터에 부품을 납품하는 작은 하청 업체를 운영하십니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자 어머니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커피 믹스를 쇼핑 카트에 넣었고 저도 이 이상 얘기를 꺼내진 않았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결코 꼴통이거나 지혜가 모자란 분은 아닙니다만, 우리 모두 언젠가 을이 될수 있는 사회에서 내 일이 아니라고 갑의 횡포를 상대로 저항 하지 않는 다면 언젠가 그 여파가 나에게도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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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건은 우리가 집에서 부모님들과 흔히 겪는 일이기도 함.
지금 20~30대들은 대체로 내가 직접적 이익을 보지 않더래도 갑질하는 기업을 막아야 한다는 당위가 앞서는 입장.
중장년 세대들은 대체로 기업이 갑질을 해도 내게 개인적으로 이익이 되면 상관없다는 입장.
이 둘이 서로 대립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함. 특히나 집안에서.
중장년 층으로 넘어갈수록 문제에 대한 접근 시각에 있어 개인적 입장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고
이것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탄생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듬.
이것은 집단의 의사 결정 문제에 대해 간여를 허락하지 않았던 정부와 사회 지배층이 만든 사회 구조에 기인한다고 생각함. 탑다운식 구성임.
단적으로는 각종 체육 협회에서 이런 문제들이 두드러짐. 유도연맹에서 빙상연맹 축구협회 등등
각종 연맹은 정부, 기업과 얽혀있는 거 같은데 솔직히 나는 그 디테일은 잘 모름.
아무튼, 체육회의 밀실주의는 밀실의 기원이 역사적 맥락에서 기인한다는 것.
최인훈의 광장은 개인적 입장만 있고 이에 근간을 둔 밀실에서 야합이 벌어지는 남한과. 사회적 입장 속에 벌거벗겨진 개인만 있는 북한 사회를 대립시켜놓았음.
세월호가 밀실이 만든 문제의 끝판왕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그 이전에도 씨랜드 화제사건. 삼풍 백화점 사건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음.
하지만 개인적 입장에 기반한 밀실은 처벌할 수가 없음. 그것은 인적인 구성이 아니라 기재(메커니즘)이기 때문.
지금 시대의 개인은 어떤 개인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고
개인의 출발점이 다르게 자리 잡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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