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자전거 게시판에 글 올리고 대부분 눈팅만 하는 유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그냥 조금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조금 말해보자면.. 전 조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의 재혼과 함께 서울로 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랑 재혼하신 아버지는 너무 착하셔서 나름 편하게 지내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군대를 가야할 시간이 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친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수소문 끝에 아버지를 만났고 2~3일 시간을 함께 보낸 후 군대를 갔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전역을 한 후 1년정도 일을 하다가 복학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집안이 잘 사는 편이 아니라 고 1때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대학등록금까지 벌어가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뭐.. 결국엔 너무 힘이 들어서 학교를 자퇴했지만... 여튼 그렇게 대학교를 자퇴하고 회사를 들어갔습니다. 그 후 나름 열심히 돈도 모으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사고 싶은 것도 사고.. 즐기면서 살다가 어느 날 친아버지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그 때의 아버지는 재혼도 안하시고 혼자 살고 있었고, 몸이 아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길래.. 그 동안 모아둔 돈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고 가끔 돈이 필요하시다고 하면 조금씩 보내드리면서 지내다가.. 몇 년이 흘러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 동안 다시 공부나 할까해서 방통대를 다니게 됐습니다. 회사 끝나면 집에 와서 공부도 하고.. 영어 학원도 다니고.. 여자친구도 만나고... 월급은 적었지만 그래도 살만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다시 돈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아버지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암 3기라고 하십니다.
돈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카드가 안된다고 하십니다. 왜 그려냐고 물어보니 그 동안 아버지는 저랑 연락이 안되고 사는게 힘들어 기초수급자로 사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카드로 수술비를 지불하면 불이익을 받을 거라 하십니다. 제가 이런 쪽은 잘 몰라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돈이 없습니다. 이제야 조금씩 모으기 시작해서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친아버지가 암3기 라고 하셨지만.. 솔직히 감흥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헤어지고 지금 31살입니다. 그 동안 딱 1번 만났습니다. 돈이 필요하다면 용돈도 보내드리고.. 모아둔 돈도 한번 드렸습니다.(현재 어머니는 아버지와 연락하는걸 모르십니다.) 그런데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전 현재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참 현명한 여자입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모아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건 지금 드릴 돈이 없습니다. 조금 알아보니 기초수급자는 긴급의료지원이라는게 있다고해서 말씀 드리니 이미 3번 사용하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지금 자전거도 내놨습니다. 그래도 어찌 될지 모르니 돈이 필요해서 5년간 타온 자전거를 팔려고 내놨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사본 것 중에 가장 비싼겁니다. 그래도 한 없이 모자릅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계속 도와드려야 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할 만큼 했다고 봅니다.. 고1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께 손 한번 벌린적도 없습니다. 현재 아버지께서는 용역에서 일을 하시는데 겨울에는 일이 없어 일을 못하실 때는 제 월급을 드립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했습니다. 힘들어도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안됩니다. 버틸수록 더 힘들어지는거 같습니다.
친아버지가 암3기인데 감흥이 없습니다. 제가 도와줘야 하나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글을 너무 길게 썼네요. 출근해서 푸념이라도 하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쓸 때 없는 말을 너무 한거 같습니다.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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