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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ebuzz.co.kr/content/buzz_view.html?uid=79570 4월 13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9년 홍콩춘계전자전을 휩쓴 것은 ‘짝퉁’이었다. 특히 모바일 기기를 만드는 중국 OEM제조사들은 자사의 독창적인 제품을 내거는 대신에 아이폰 등 유명 제품을 베껴낸 샘플을 대거 전시해 한국 참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닌텐도 위와 삼성 휴대폰을 베껴 만든 제품도 버젓히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복제품이 당당하게 전시회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중국 짝퉁시장 골목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애플 복제품 활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애플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베낀 불법복제 제품이다. 아이팟 서플, 아이팟 터치 등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히트작 아이폰마저 2G와 3G 모델을 거의 동일하게 복제했다. 몇 개 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손에 쥐어본 결과 디자인과 재질만으로 따져 볼 때에는 무게나 질감 면에서 완벽한 아이폰이라고 착각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취재기자가 “제품 구매에 관심이 있다”고 호기심을 보이자 한 업체에서는 “원하는 사양으로 맞춰줄 수 있으니 (바이어) 상담을 시작하자”며 팔을 잡아끌었다. 또 다른 짝퉁 업체 부스에서 “제품에 사용된 운영체제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관계자는 “일반용(General) 운영체제로, 윈도 모바일은 아니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의 경우 아이폰보다 더 화려한 사양을 자랑했다. DVB-T 시청이 가능한 안테나 내장 모델부터, SIM 카드 두 개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는 아이폰도 있다. 아이폰 배터리는 원래 교체 불가였지만 전시회장에 소개된 제품은 뒷면을 쉽게 열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 2/3이상의 MP3 플레이어 제조사에서 애플 아이팟 나노 또는 서플을 베낀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제품 디자인을 약간 변형한 것이 많았고 색상은 ‘원조’보다 더 화려하며 다채로웠다. 아이팟 터치의 제품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UI까지 동일하게 베낀 제품도 쉽게 눈에 보인다.
■ 삼성전자 휴대폰·닌텐도 위 짝퉁도 인기
한 휴대폰 업체에서 내 놓은 제품은 삼성의 미니스커트폰을 베껴 냈다. A8이라는 모델명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당당하게(?) 전체 부스의 얼굴 마담 역할을 하고 있었다. “디자인이 매력적이어서 제품 구매에 관심이 있다”고 말을 건네자 관계자는 부스 구석에서 박스에 담아 둔 목업 제품을 몰래 꺼내 보여줬다. 그는 “제품 디자인이 매우 좋다”며 “이번에 새로 나온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닌텐도 위를 베껴 만든 미위(MiWi)라는 게임기도 부스를 크게 마련했다. 이 제품은 국내 일부 IT 매체들이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인기(?) 짝퉁이다. 닌텐도 위와 비슷한 디자인에 MS 엑스박스 360 색상을 그대로 차용하는 엽기적인 형태다.
“닌텐도 위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지적하자 관계자는 “세 가지 모델이 있는데 모두 인기다”며 직접 게임을 해 볼 것을 권했다. 이 업체는 ‘PxP’라는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소니 PSP 디자인에 색상 배열만 엑스박스에서 차용한 게임기다.
일명 ‘TT’라고 불리는 모드칩 유통업체도 부스를 마련하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닌텐도DS 게임기에 꽂으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국내 오픈마켓에서 이미 위법성 때문에 퇴출당한 모듈이다.
행사에 함께 참관한 한 취재기자는 “도대체 행사의 취지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또 다른 취재기자는 “홍콩전자전은 특별한 기술을 선보이는 것 보다는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의 수출 활로를 열어주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한 업체가 내 놓은 아이폰 디자인 복제품. 안테나까지 달린 아이폰은 참신하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 회사는 윈도 모바일을 내장한 아이폰 복제품도 함께 전시했다. 이 업체가 CD로 제공한 브로셔 handbook_iphone_clone_cell_phone.pdf 자료에는 버젓히 아이폰을 베낀 제품을 판매용으로 소개하고 있다. 브로셔 CD 위에는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내용 인쇄 금지"라고 써 있었다.
이 업체는 아예 부스 절반을 아이폰과 아이팟 제품군으로만 채워 놨다. 아이폰 1세대(2G) 제품. 뒷면도 로고 및 제품 정보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이폰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제품 뒷커버를 열고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다. SIM 카드를 두개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잘 극복(?)했다고 평가해야 할까.
아이폰 2세대(3G) 제품이다. 이 역시 거의 동일한 형태다. 뒷면 디자인이나 재질도 아이폰과 동일하게 만들어 놨다. i 글자를 떼어 내고 Phone 이라고만 써 놓은 것이 코믹하다.
제품 구매 브로셔. 제품 사양은 오리지널 아이폰보다 더 강력하다. 상품 소개에 아이폰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것도 특징이다. 실제 아이폰 운영체제까지 복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폰처럼 보이게만 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닌텐도 위를 본따 만든 미위(MIWi). 참관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 회사는 PxP 라는 제품도 소개하고 있다. 소니 PSP를 그대로 베껴 왔으며 MS 엑스박스360 색감을 차용했다.
미위는 세 가지 제품군으로 나눠져 있다. 게임용 테니스 라켓 등이 기본 제공되는 점도 특징이다.
미위에서 할 수 있는 게임.
닌텐도DS에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TT 칩도 전시회장 한 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A8이라는 모델명을 통해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한 중국 기업의 휴대폰은 삼성전자의 미니스커트폰과 매우 흡사하다.
관계자는 "신제품이라 목업 상태의 제품 뿐"이라며 "가운데 버튼은 360도 다이얼 방식으로 동작한다"고 자랑했다.
전체 디자인이나 색감은 얼핏 보기에 삼성전자 제품과 매우 많이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