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 여자가 이러는거 딱히 심각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게 느끼는 거겠지만, 이게 불쾌한사람은 조용히 앞자리분께 말하면 될 일이고, 딱히 신경 안쓰이면 그냥 내비두면 되는 일 같네요 ㅎㅎ 전부 사바사인거니까요 

저 같은경우에도 예전에 버스 앞 자리 여자가 저러고 간 적이 있거든요,
엄청 긴 웨이브머리였는데 묶지 않고 풀어헤쳐 놓은데다가 덜 말리셨는지 뭔지 젖어있었는데, 전 집가는 길이였고 밤 시간인데 머리가 젖어있는게 의아했죠
아침에 이런 사람은 많이봤는데 밤에 젖은 머린 첨봐서.. 실루엣은 여대생쯤으로 보이더라구요. 근데 다들 아시겠지만 긴 머리는 머리감은 후에 그 향이 가득 베어있잖아요.
 버스 특유의 그 공기순환이 안돼서 나는 쾌쾌한 냄새 사이에 그 분의 머리향은 마치 얀키x 캔들 마냥 향긋했습니다

서울에서 경기권으로 가는 광역버스라 꽤 오래 같이 타고 가면서 향을 음미했죠. 버스안엔 사람이 별로 없고, 전 물론 얼굴도 모르는 사이지만 그분의 향기만은 누구보다 잘 알는 사이가 된 것 같은 그런 착각이 들 때쯤 제가 정신이 나갔는지 그 분 머리를 만져버렸습니다..

그러자 그 분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고, 그 짧은 순간 주마등처럼 온갖 상상이 스쳐지나가며 마지막 장면엔 수갑을 차고 모자를 쓴 체 고개를 푹 숙인 경찰서 안의 제 모습이 보였죠.
졸지에 목적지 우리집에서 경찰서로 바뀌어버리는 그런 순간이였습니다

아무말 없이 절 노려보는 그 여성분께, 아떻게라도 변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저는.. 저 조차 믿기지 않지만 이렇게 말해버렸죠.

'향이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손이 갔네요. 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였고  향기 좋은 꽃에 손이 나가듯이 본능적으로 손대버린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손 씻었어요 죄송해요.'
 
대충 이런식의 변명이였어요. 쓰고 나니까 굉장히 오글거리고 첨보는 사이에 말도안되는 개소리를 남발한 것 같은데, 그 당시엔 굉장히 진지한 표정과 진중한 말투로 저렇게 말했습니다..

그 분은 절 조용히 노려보다가 말이 끝나니까 어이없다는듯이 웃으시더라구요. 순간 그 웃는 모습에 반할뻔 했지만, 전 고등학생이였던 관계로 꿈도 꾸지 않았죠.







그렇게 지금 제 옆에 그녀와 함께 그 글보면서 '아 ㅋㅋㅋ우리 저렇게 만났었는데' 하며 이 글 쓰고 있네요 ㅋㅋㅋ
여러분. 안생길것같죠? ㅋ 이렇게 어이없게 생기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