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영부영 1년을 보내고 올해 들어 그나마 열심히 했다곤 하지만 한 달에 반은 공부를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여자친구를 챙기느라 어머니를 챙기느라 동생을 챙기느라
그랬다고 위안을 삼으려 해도 결국엔 그냥 내가 안 한 거니까 지금 집중해야 되는 일보다 다른 일에 더 신경을 쓰고 그냥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그사이 동생은 스무살이 되어 친구랑 지낸다고 나가버렸고
어머니는 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시게 하려고 병원도 모시고 갔았지만
요새 사건 사고가 많아서 다시 술을 찾으시고 병원도 안 가신지 꽤 됐네요
이혼 이후 그나마 가진 재산 가게하다가 날리고 지인 소개로 물류업에 뛰어들었다가 사기 당하시고 형은 그나마 남은 돈도 주식으로 날리고
그리고 나서 가출한 형 때문에 상심한 어머니를 챙겨야 했던 나이가 18살이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또 한 번의 가출로 인해 형이 운영하던 가게를 어쩔 수 없이 제가 맡아야 했던 나이는 겨우 20살이 되던 겨울이였고요
가게는 망하고 어머니는 큰 빚은 아니지만 사채 빛을 지게되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어머니가 이제 지낼 곳이 전혀 없어서 동생을 친가에 보낼 수 밖에 없다고 했을 때 너무 힘들고 화가 나서 형 번호로 전화했을 때 다시 연락이 닿았어요
용서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족이고 제 한 몸 뉘일 곳도 마땅치 않아서 형의 자취방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1년을 보낸뒤 군대에 갔습니다
군대에 가선 훈련소에서 무리를 하다가 허리는 망가졌고 자대에선 구박만 받다가 성추행까지 당해봤네요
그 땐 살기 위해서 군에서 도망치려 자살소동도 벌이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썼습니다
아직 죽기엔 너무 억울했거든요 단 맛도 못 본 내 삶이
제대 후에는 그래도 삶이 살 만 했어요
적어도 더 이상 잃을 가산도 없었고 어머니 형 모두 열심히 일해서 조금씩이나마 재산을 모으고 있었으니까요
이젠 더 이상 안 힘들어도 되겠다 싶었으니까요
그런 뒤 여자친구도 생기고 2년 넘게 잘 만났지만 어느새 또 제 삶은 힘들어지더라고요
이제는 완전히 독립해버린 형을 제외하고 동생과 저, 그리고 어머니 세 식구 월세방이라도 살 수 있었지만 저는 독립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제 겨우 다시 모여 살 수 있나 싶었는데 나간다는 제 말에 어머니가 많이 우시더라고요
결국 몇 개월 나와 살긴 했지만 계속해서 동생은 엇나가고 일하셔야 하는 어머니 입장에선 혼자 동생을 돌보기가 어려워 결국 다시 들어갔죠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어머니와 동생 사이에서 정말 많이 애썼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는건 어머니도 마찬가지여서 힘이 되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늦었지만 동생이 더 이상 엇나가지 않게 최대한 인격적으로 대하면서 그러면 안된다고 설득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거든요
그러면서도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여자친구 챙기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제 생애 처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연애였고 모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에 언제나 제가 가진 것 이상으로 보여줬거든요
결국 그게 독이 되어 그러면 안된다는걸 깨달았지만 저도 그 친구도 서로에게 지쳐 얼마전에 이별을 했지만요
그리고 사실 그 친구를 만나면서 많이 외로웠어요
만나고 싶어도 거리가 멀어 자주 볼 수 없었고 자라온 환경이 달라 서로를 이해하기엔 너무 서로가 힘들어 하는 부분을 공감하지 못 했거든요
그리고 힘들어서 기대고 싶어도 그 친구는 잘 받아주는 성격이 아니여서 더 그랬는지도 몰라요
그 친구는 작년까진 시험공부하느라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고
저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공부하느라 지쳐서 제 생각 만큼 못 받아줬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시험을 망치고 같은 날 이별을 한 지 보름이 되었고 어머니는 여전히 불안하신 상태에 나아지려는 노력도 안 하시네요
동생은 그렇게 친구랑 살겠다고 올 초에 나가서 한 달에 한 번 올까말까 하고요
사실 형 그리고 동생에겐 더 이상 가족이란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중간에서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결국 남은건 아무것도 없어요
무엇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애써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불투명한 미래도 싫은데 다시 공부한다고 붙을 자신도 없고
이젠 더 이상 해야할 의미도 모르겠습니다
충분히 힘들었던 것 같아서 이젠 더 이상 견뎌내고 싶지가 않아요....
그래도 헤어진 전 여자친구라도 곁에 있으면 덜 힘들것 같아 매달리고 싶지만 붙잡고 싶지만
제가 지금 너무 불행하고 자존감도 떨어진 상태라 다시 서로에게 힘든 간이 될까봐, 지금 이 감정은 그저 외로움일까봐 그러지도 못 하겠습니다
그래도 힘 내서 다시 살아보고 싶은데 이럴땐 어떻게 해야 원동력이 생길까요....
그냥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썼더니 무슨 말인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그냥...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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