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가 청소년 특수콘돔 판매금지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여가부 까는 글이 베스트 올라간 걸 봤는데,
기사 의도가 처음부터 작정하고 까려고 한쪽으로만 쓴 거 같아
이 소식이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한번 알아봄.
기사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흘린 내용이라,
나름 흥미 갖는 분들 있을 듯해 소개함.
1. 특수콘돔은 뭐다?
특수콘돔이 쾌락을 높여주려는 목적이라고만 소개되어 있던데,
여가부에서 정한 법에 따르면 쾌락에 앞서 신체 상해 우려가 먼저 제시된다.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4조(청소년유해물건의 결정기준)
1. 청소년이 사용할 경우 성 관련 신체부위의 훼손 등 신체적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물건일 것
2. 청소년에게 인격 비하, 수간 등 반인륜적 성의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물건일 것
3. 청소년에게 음란성이나 비정상적인 성적 호기심을 유발할 우려가 있거나 지나치게 성적 자극에 빠지게 할 우려가 있는 물건일 것
지금은 다들 3번 항목에만 집중하는데 특수콘돔은 3번에 앞서 1번에도 해당.
특수콘돔이 미성숙한 10대 여성의 음부에 상처를 입힐 가능성도 분명 있으니...
사실 기능성 콘돔 특유의 들쭉날쭉한 품질도 좀 우려스럽고;
2. 특수콘돔과 함께 취급되는 청소년유해물건은?
위의 시행령에 해당해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취급되는 물건은 다음과 같다.
-남성용 성기확대 기구류
-남성용 성기단련 기구류
-남성용 여성 성기자극 기구류(특수콘돔도 해당)
-남성용 자위행위 기구류
-여성용 자위행위 기구류
...모두 청소년에게 쿨하게 권하기는 거시기한 것들.
기사에선 '청소년 쾌락 금지'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써가며 몰아붙이지만,
청소년기는 몸과 정신 모두 미성숙한 시기인데
성관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성숙했다고 해서 정신이 성숙했을 거란 보장은 없다.
다시 말해, '성관계를 하는데 쾌락은 당연한 거지!'란 말은 당연하지만
'성관계를 할 정도로 몸이 성숙한 애들인데 어떤 식으로 쾌락을 느끼든 인정해줘야지!'라는 말은 당연하지 않다.
청소년의 절제력과 성인의 절제력의 차이를 고려하면(이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여기서 백스페이스를 누르길)
청소년과 성인의 '선'은 달라야 한다고 본다.
3. 일반콘돔 판매와 네이버의 정책
여가부에서 청소년 판매를 금지한 건 특수콘돔 한정이다.
일반콘돔은 여전히 청소년 제한 없이 판매 가능하다.
문제는 '네이버'에서 성인인증 없이 콘돔을 검색하면 쇼핑몰 검색이 안된다는 점.
관련기사마다 네이버 관계자란 분이 '일반콘돔 판매와 특수콘돔 판매 분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냐'고 하소연하는데...
기사 첫머리를 보면 '국내 대형 온라인포탈에서는 성인인증을 하지 않으면 콘돔 구입 및 정보를 알기 힘들다'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네이버 말고 다음에서 콘돔을 검색하니 잘만 뜬다. 읭?
로그인 안하고 검색해도 잘만 뜨는데... 이상하다. 다음은 대형포털이 아닌가?
사실 확인도 안하고 글 싸지르는 기자도 문제지만,
정책에 따라 유연하게 해결책을 생각해야 할 네이버가 무작정 성인인증이란 칼부터 꺼내든 데 대한 비판기사는 어디에도 없다.
다들 여가부 탓만 할 뿐인데, 이게 과연 올바른 문제인식일까?
콘돔 업체가 수백개나 되는 것도 아니고, 해당 정책이 엊그제 나온 것도 아니다.
청소년의 일반콘돔 구입을 가로막은 당사자는 여가부가 아니라 네이버다.
이거 쓰는 사이 다음에 기사가 하나 떴다.
EU에서 16세 이하는 부모 동의 없이 SNS를 할 수 없는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앞뒤 관계를 생각하지 않으면 매우 자극적이고 매력적인 소재다.
저 동네에 이데일리가 있었으면 내일쯤 이런 기사가 뜨지 않을까.
'청소년 표현은 합법, SNS는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