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는 재료로 끼니를 어떻게 때울까 고심끝에 만드는 카레가 아닙니다. 인도 요리 전문점에서 파는 이름조차 찬란한!
'코코넛 카레'
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요리한지 얼마 안되어서 손에서 버터난 냄새나여 킁카킁카
인도 카레하면 난을 손으로 뜯어서 카레를 위에 얹어서 앙하고 먹는 바로 그맛이져. 그니까 난부터 만들어여.
사실 카레는 금방 만드는데 얘가 좀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걸림. 암튼 계량부터 합시다.
강력분 350g
베이킹파우더?(저는 식소다라고 써있는거 넣었음) 아님 이스트 4g
소금 4g
물 186g
버터 46g
숫자가 좀 더럽죠? 우리집 식구는 많이 먹어서 많이 해야 해서 그렇습니다. 요리는 12세이용가니까여 이걸 만들라고 하는 사람은 비례식정도는 세울 수 있을 거에요. 저랑 언니랑 먹을때는 강력분 200g으로 했을때 두점정도 남았었는데, 우리집 새끼들은 다 돼지들이니까여. (아니 아빠도....)
암튼 오늘은 엄마랑 동생똥가리도 먹으라고 좀 많이 해봤어요. 근데 동생똥가리는 워낙 안먹는게 많아서 먹으려나 모르겠.....
반죽의 의식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물이 부족한거 아냐? > 으억 반죽이 너무 질어!!!
지난번엔 반죽이 질어서 맨붕하고 걍 발효단계를 거쳤으나 알고보니 걍 지나가는 단계더군요. 인내심을 가지고 한 십분정도 열심히 반죽하면....
아기 엉덩이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반죽의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자 이제 발효를 할 단계입니다.
근데 우리집 아직 전기장판 안꺼냈잖아여? 보일러도 안 떼잖아여? 어떻게 발효를 하져?
아핳 좁은 공간을 따뜻하고 습하게 만들면 되겠구나!
일단 물을 끓입니다 보글보글
아 저거 홈플러스에 파는 주전자인데
사지 마세여
소리는 엄청 시끄럽고 물은 더럽게 안끓음
물이 끓으면
저 뒤에 컵 보여여? 컵에다가 끓는 물을 가득 붓고 앞에 발효할 밀가루 반죽을 넣은 다음에
가둡니다.
한 삼십분 정도 놀다가 카레 준비를 해봅시다. 빠다 넣고 양파 볶으세여. 원래 갈색될때까지 볶아야 하는데 냄비가 점점 타고 있어서 걍 적당히 볶음. 구석탱이 까만거 봐여 애효. 설거지 하는 아빠 사랑해여 하뚜하뚜
그사이에 닭을 대충 잘라서 밑간을 합니다. 원래는 집에 있는 닭안심만 쓸라고 했는데 고기 너무 조금밖에 없으면 먹다가 화나니까 닭가슴살 사왔어여. 올리브유랑 후추 소금넣고 주물주물. 근데 생각해보니까 좀 일찍 재워둘걸 그랬네여. 암튼 저는 십분만 재움
뽬뽜라뽬. 오늘의 요리를 아름답게 만들어줄 친구입니다. 아이허브 싸랑해여. 이거 하나면 가족이 먹고도 남아서 내일 아침에 두사람 정도는 또 먹을 수 있어여. 우리집은 돼지들의 집이니까 아마 님들 집은 온가족이 두끼를 먹을 수 있을거임.
뜯으면 이 안에 된장같은게 들어있어여. 이때부턴 손이 바빠서 사진이 막 없고 그럼.
제가 처음 먹은 인도 카레는 언니가 신촌에서 사준 코코넛 카레였습니다. 존맛이었음.
그 맛을 어떻게 흉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트에서 코코넛밀크를 업어왔습니다. 가격도 얼마 안해여. 삼 사천원 정도? 홈더하기에는 파는데 딴데도 파는지는 모르겠네여. 암튼 이거 한통 다 넣으면 되여.
닭고기가 겉면만 대충, 정말 대애애애애충 익은 거 같으면 된장같은 카레 떄려넣고 코코넛 밀크or 우유 or 생크림 적당히 때려 붓고 잘 풀어주세여. 물넣으면 짜다는 말이 있는데 뭐 그렇게 드시고 싶으시다면 말리지는 않겠음. 거기에 카레 잘 풀어주고 약불에다 놓고 지글지글 보글보글 하면 됩니다. 끓어서 닭고기가 익으면 카레는 끝!!
자 이제 난 반죽 발효가 얼마나 되었는지 볼까여?
되기는 개뿔이.
사실 지난번에 만들었을때도 발효가 저따구로 되었었져. 그거 감안하고 만든거니까 괜찮아여. 발효 잘할 자신 있는 사람은 애초에 반죽을 저거 절반만큼만 하기로 해여.
저걸 나눠서 지름이 3-4센티정도 되는 공으로 만드세여. 탁구공보다 좀 작은 사이즈면 오케이. 저는 14개인가 16개인가 나왔던거 같음.
저걸 밀어줍니다. 빵꾸나도 괜찮아여. 왜냐면
일케 접은다음에 다시 밀거거든여.
신촌 요리집에는 난 속에 레이어가 있더라구여. 그래서 파이지 반죽하듯 접어서 또 밀고 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한건데 이번엔 정답이었으. 얇게 얇게 정말 얇아서 구멍이 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얇게 밀어주세여.
저거에 버터 녹인걸 발라서 구우면 버터난이 되는거고 녹인 버터에 마늘 다진거 넣고 파슬리 좀 넣고 발라서 구우면 갈릭난이 되는거에여. 하지만 저는 갈릭난은 안먹어봤으니 패스.
원래는 탄두린가 뭐시긴가에 구워야 하는데 우리들 집에 그런거 없잖아여? 후라이팬에 기름 두르지 말고 센불에다 휘릭 구워주면 돼여. 올려놓고 나중에 구울 반죽 밀다가 후라이팬에서 연기나면 불 끄고 뒤집으세여. 밀던 반죽 마저 다 밀고 버터 바르고 하면 양쪽 면이 다 구워져 있을 겁니당.
이렇게 계속 반복만 하면 돼여 ㅎㅎㅎㅎㅎ 한 삼십분동안 그짓만 한듯.
그런 인고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티비보던 아빠와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온 언니가 식탁에 앉습니다. 속깊은 접시에다가 카레 푸고, 부침개 담는 접시에 난 대충 올려놓고, 고기만 먹으면 엄마한테 야단 맞으니 풀떼기도 올려놓습니다. 풀떼기에 발사믹 식초 조금만 뿌리고 (카레 향이 강해서 굳이 막 뿌릴 필요 없음) 언니 아토피에 좋단 말에 엄마가 업어온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대충 두르고 먹으면 꿀맛.
근데 카레사진은 왜 없냐구여??
애기 토 아닙니다. 설사도 아닙니다. 똥먹는데 카레얘기하지 마라
비주얼은 저따구라도 맛은 끝장납니다. 저희 아빠 간식으로 도넛 두개 먹었는데도 국그릇에 카레랑 밥이랑 비벼서 두그릇이나 드심. 그러면서 왜 나는 여지껏 이것을 알지 못하고 오뚜기 카레를 끓여왔는가 하시며 회한에 젖으심. 근데 임산부 마인드인 제 남동생똥가리는 비주얼이 영 좋지 않으시다며 먹지 않았습니다. 삼일 굶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배부른 놈.
암튼 아이허브에서 저거 꼭 사세여. 두개, 아니 세개는 사세여. 우리집은 3개샀는데 다음번에 언제 사는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값도 싸여. 4000원도 안함. (적어도 제가 살때는 그랬음)
어떻게 끝내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