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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63868
    작성자 : Typhoon
    추천 : 1
    조회수 : 304
    IP : 58.145.***.172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5/06/10 17:56:37
    http://todayhumor.com/?freeboard_163868 모바일
    반딧불의묘 정말재미있습니다 ㅎ
    - 반딧불의 묘(1988, Grave of the Fireflies) -

    나오는 사람들
    - ��세이타) : 14세 주인공.
    -  ��세츠코) : 4세 여동생.
    - 아버지 : 해군 대령. 순양함에 타고 있다.
    - 어머니
    - 친척 아주머니

    배경 : 1945년.

    일본은 벌써 몇 년째 걸쳐서 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입니다. 남자들은 차례로 군대에 가게 되었고, 전쟁터로 보내지게 되었습니다만, 전쟁은 어렵게 될 뿐. 많은 사람이 죽어 갔습니다. 점점 먹을 것도 없어지고, 온 일본의 사람들은 나라가 배급해 주는 조금의 식량을 쪼개서 괴로운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됐습니다. 게다가 매일같이 미국의 폭격기 B-29가 날아와 많은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거리와 마을은 불타, 허허 벌판이 되었던 것입니다.

    [대 공 습]

    1945년 6월 5일 아침.
    코우베의 거리에 사이렌이 울려 펴졌습니다.

       “공습경보! 공습경보!”
       “또 B-29다!”
       “빨리 도망쳐요!”

    방공호로 피난하는 사람들이 달려갔습니다.

       “세츠코야, 오빠 말 잘 듣고, 음∼ 장난 치지마라.”

    어머니가 세츠코에게 방공모를 씌워 주었습니다. 세이타는 집이 불타 버릴 때에 대비해 마당에 계란이랑 매실장아찌 등의 식량을 묻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달리지 못하니까 빨리 가∼.”

    세이타가 말하자,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래 그래. 그럼 먼저 가야 되니까, 너희들도 조심하고 빨리 와라."

    심장이 나쁜 어머니는 언제나 한 발 먼저 방공호로 갔던 것입니다. 식량을 다 묻은 세이타는 급하게 세츠코를 등에 업었습니다.

       “앙∼ 인형∼!"

    세츠코의 목소리에 세이타는 뒤돌아보고, 인형을 주웠습니다. 그리고, 함장으로 가 계신 아버지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문 밖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아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세이타는 주춤했습니다. 푸른 하늘에 B-29가 보였는가라고 생각할 때, 우두둑하고 소이탄이 내려왔던 것입니다. 눈앞의 집에 불이 솟고, 곧 불기에 휩싸였습니다.

      “오빠, 오빠, 오빠∼!"

      세츠코가 소리쳤습니다. 세이타는 불 속을 쏜살같이 빠져나갔습니다. 피어오르는 연기 속의 많은 사람들, 하늘은 아주 컴컴했습니다. 여기저기로 피해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울부짖는 소리. 그 사이에도 소이탄은 불비로 되어 세차게 쏟아집니다. 어머니가 계신 방공호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둘은 불에 쫓기듯이 바다 쪽으로 도망쳐 갔습니다.
      해안에서 본 코우베의 거리는 완전히 불길에 둘러 싸여 있었습니다. 세이타는 돌담의 움푹 패인 곳을 발견하고 도망쳐 들어가 세츠코를 내려놨습니다. 무척 두려웠습니다. 세츠코는 세이타에게 꼭 매달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여기 있으면 괜찮아. 더 이상 걱정하지마. 세츠코, 다친데는 없니?"

    세이타가 세츠코의 얼굴을 들여다보자, 세츠코는 한 쪽 발을 탁탁 굴렸습니다.

       “나막신 하나, 잃어 버렸네."
       “오빠, 괜찮아. 더 좋아."
       “나도 돈 가지고 있던 거"

    세츠코는 가슴에서 지갑을 꺼냈습니다. 지갑을 거꾸로 해 흔들자, 두두둑하고 내용물이 떨어졌습니다. 작은 공기, 가지각색의 유리구슬, 잔돈이 세 개, 네 개.

       “세츠코는 부자네∼."
       “우∼히히."

    세이타의 말에 세츠코는 좋은 듯이 웃었습니다. 그때 뚜두둑하고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공습 후에 내린다고 하는 것인가?"

    둘은 어둑어둑한 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검은 비는 삽시간 안에 심해졌고, 맹렬히 불타는 거리에 세차게 쏟아졌습니다. 머지않아 비도 그치고, 돌담을 올라가 보자, 눈앞은 온통 허허벌판. 재가 바람에 날리고, 먼 곳은 연기로 희미했습니다.

       “완전히 허허벌판이 되어 버렸네."

    세이타가 중얼거리자, 세츠코는 불안한 듯 물었습니다.

       “우리 집 탔을까? 어떻게 해?"
       "아빠, 원수를 갚아 줘∼."

    그런 대답을 한 세이타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습니다. 근처 사람들이 학교로 피난하고 있다고 듣고,
       “자, 학교로 가자. 꼭 엄마도 있을 꺼야."

    둘은 학교로 향했습니다.

       “세이타군!"

    학교 교정에서 세이타는 이웃집 누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머니 다치셨어. 내가 세츠코를 보고 있을 테니까, 빨리 가 봐."

    급히 가보니, 교실에는 많은 부상자가 눕혀져 있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고통스러운 듯 신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촌장님이 가까이 와 반지를 내밀었습니다.

       “아∼, 세이타군. 이거 어머니 것인가?"
       “예∼!"

    세이타는 반지를 유심히 쳐다봤습니다.

       “자, 세이타군. 이쪽으로."라는 말을 듣고, 세이타는 촌장님을 쫓아갔습니다.
       “엄마!"

    완전히 변해 버린 어머니의 상태에 세이타는 숨을 죽였습니다.

       “병원에 보내는 것이 좋지만, 이번 폭격에 병원은 모두 불타 버려서∼."

    촌장님이 미안한 듯 말씀했습니다.

       “엄마∼!"

    그렇게 불러 봤습니다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저, 으∼으∼라고 괴로운 듯이 숨을 쉴 뿐입니다.
       ‘엄마, 살 수 있죠. 세츠코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죠?’
    세이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정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 반지, 잃어버리면 안돼."

    세이타는 어머니 반지를 세츠코의 지갑에 넣었습니다.

       “엄마 어때?"
       “아퍼. 공습 때 다쳤어."
       “엄마 있는 곳에 가고 싶어."

    세츠코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만, 소용없었습니다. 세이타는 일어나 철봉에 매달렸습니다.

       “봐, 봐. 오빠 잘하지."

    의기양양하게 앞으로 돌기 시작했지만, 세츠코는 보려 하지는 않고, 그저 눈물을 계속 흘릴 뿐이었습니다.
    [아주머니 집]

      어머니가 죽은 것은 다음날이었습니다. 세이타는 �니시노미야)의 아주머니 집에 세츠코를 맡기고, 어머니 계신 곳에 갔습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트럭이 와서 죽은 사람을 싣고 갔습니다. 산 같이 수북히 쌓인 많은 시체에 불이 붙여졌습니다. 밤이 되고, 어머니의 뼈를 담은 나무상자를 받아 들고, 세이타는 아주머니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 상자를 보면 세츠코는 뭐라고 할까. 세이타는 집 앞에서 멈추어 서서, 수풀에 나무상자를 숨겼습니다.
      현관을 열자,

       “엄마!"

    세츠코가 뛰어나왔습니다. 세츠코는 어머니가 세이타와 함께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엄마, 아직 돌아올 수 없어?"

    세츠코는 낙심한 듯 말했습니다.

       “어서와라, 세이타."

    열린 문으로 아주머니도 나와 물었습니다.

       “어머니 어떠시냐? 입원이 길어진데니?"
       “예∼."

    세이타는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어머니가 맡겨 두었던 이불과 모기장을 빌려주었습니다. 서로 집에 탔을 때에는 도와주기로 약속을 했었던 것입니다. 방에 들어갔을 때, 세츠코가 반지를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엄마, 더 이상 반지가 필요 없어서 세츠코에게 준걸까."
      “엄만..."

    세이타가 말을 걸자, 세츠코는 얼굴을 들고 세이타를 쳐다봅니다. 세이타는 아무래도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가 좀 더 좋아지거든, 함께 문병 가자!"
       “응."
       “이제 늦었으니까, 자자."
       “응."

      세츠코는 순순히 수긍했습니다. 다음날 세이타는 불탄 자리에 갔습니다. 모두 다 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거리 모양은 완전히 변해 있었습니다. 겨우 자신의 집이 있던 부근을 발견하고 마당을 파 보자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공습 때 묻어 두었던 식량입니다. 계란도 매실짱아치도, 모두 무사했습니다. 새 드롭[알사탕(drop)] 깡통도 들어 있었습니다.
       ‘세츠코가 좋아하겠다.’
    세이타는 드롭 깡통을 포켓에 집어넣었습니다.

       “가다랭이 포(かつおぶし)에 계란, 그것에 매실짱아치, 어머머 이거 버터 아냐."

    아주머니는 세이타가 가지고 온 식량에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엄마는 어디에 계시니 세이타? 아줌마도 세츠코를 데리고 어머니 병문안을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그 말에 세이타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엄만 학교에서 돌아가셨어요."

    아주머니는 놀라며 세이타를 봤습니다.

       “뭐라고? 죽었어? 그런 큰 일을 어째서 아직 얘기해 주지 않았어."
       “세츠코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세이타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세이타와 세츠코는 아주머니 집에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목욕은 이웃집에서 했습니다. 세이타와 세츠코는 언제나 가장 마지막에. 그렇지만 그것은 둘만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목욕탕에서 돌아가는 길은 매우 캄캄했습니다.

       “아, 반딧불."

    두둥실 날고 있는 반딧불의 빛에 세츠코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세이타는 반딧불을 붙잡고, "자∼"하고 내밀었습니다. 둘은 반딧불을 뒤쫓아서 연못 부근에 다다랐습니다.

       “와∼ 엄청나게 있다."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반딧불 빛.
    그 묘한 아름다움에 둘은 넋 잃고 볼뿐이었습니다. 그때 세이타는 생각났습니다.

       “자, 세츠코. 눈감고, 아∼앙 해봐."

    세츠코는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하라는 대로 눈을 감고 입을 벌렸습니다.

       “아∼앙."

    세이타는 포켓에서 드롭을 꺼내어, 쏙 세츠코 입에 넣었습니다.

       “드롭! 드롭∼. 드롭∼."

    세츠코 입안에 맛있는 향이 퍼졌습니다. 아주머니 집에 가서도 공습은 계속, 음식은 점점 손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에 애들을 둘이나 더 맡게 됐으니, 정말 큰일이네."

    아주머니는 식사 때에 말했습니다. 세이타가 가지고 온 음식도 곧 없어지고, 매일 아침 죽(ぞうすい)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아주머니는 세이타와 세츠코에게는 푸성귀(なっぱ)잎 밖에 담아 주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 딸이 먹고 있는 수북히 담은 죽(ぞうすい)을 곁눈으로 보면, 둘은 언제나 배가 고팠습니다.

      어느 갠 날, 세이타와 세츠코는 바다에 가 보았습니다. 푸른 하늘, 흰 구름, 모래사장 맞은 편에는 끝없이 바다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둘은 매우 실컷 뛰어 돌아다녔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작년 여름도 바다에 왔었지. 엄마와 세츠코와 셋이서.’
    일년 전 일이 세이타는 매우 옛날 같이 생각됐습니다.



    [흰쌀밥]

       “세이타, 어머니 키모노 쌀하고 바꾸면 어떨까?"

    아주머니가 어머니의 키모노를 꺼내며 말했습니다.

       “아주머니도 조금씩 키모노를 음식으로 바꿔오세요."

    그때, 낮잠을 자고 있었을 세츠코가 일어나 아주머니에게 매달렸습니다.

       “안 돼! 엄마 때때(옷), 안 돼!"

    가족 4명이서 행복했었던 때, 어머니가 입고 있던 키모노. 그것을 어린 세츠코에게 있어서는 어머니의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싫어, 싫어! 엄마꺼야."
       “세츠코 놔."

    세이타는 울부짖는 세츠코를 말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지나자, 아주머니는 많은 쌀을 들고 돌아오셨습니다. 아주머니는 그것을 반쯤 병에 넣으면서 말했습니다.

       “이것은 너희들 몫이야. 세츠코∼ 오늘 저녁은 흰쌀밥 많이 줄게."

    세츠코는 등을 돌린 채,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따끈따끈한 흰쌀밥에는 세츠코도 역시 웃는 얼굴이 되었습니다.

       “한 공기 더!"
       “그래, 그래. 세츠코∼ 흰쌀밥 많이 먹어라."라고 아주머니도 싱글벙글한 얼굴입니다.

    그러나, 흰쌀밥도 2, 3일 뿐이었습니다.

       “쌀, 더 이상 없나요?"
    죽을 먹으며 세이타가 묻자,

       “세이타, 도와줄 생각 좀 해줘라. 너희는 전혀 쌀로 매일 흰 밥 먹을 생각밖에 안하니."

    아주머니는 야단치듯이 말했습니다.

       “저∼ 쌀통 안에"

    세츠코가 중얼거리자, 아주머니는 눈썹을 치켜올렸습니다.

       “뭐야? 아줌마가 거짓말한다는 말이야? 고아 둘, 맡는 것만으로도 큰일인데. 그렇게 나오면 너희들과, 밥 따로따로 하자. 그러면 그런 말 안하겠지."

    세이타와 세츠코는 둘이서 밥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주머니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서 죽을 먹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가 남겨 주신 조금의 돈을 내고, 냄비랑 밥공기를 사 갖추고, 밥을 지었습니다. 둘 만의 식사는 속편했지만, 그 대신 먹을 것을 손수 구하는 것도 자신들이 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둘이 배급받은 쌀은 정말 조금으로 매우 모자랐습니다. 배고픔을 참을 수 없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때엔 세츠코는 드롭을 졸랐습니다.

       “참아∼.”

    세이타가 타일러도 세츠코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세이타는 어쩔 수 없이 드롭 깡통을 열었습니다. 세츠코, 손바닥 위에서 흔들자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내며 알맹이가 나왔습니다.

       "이것이 전부야."

    세이타가 텅빈 깡통을 건네자, 세츠코는 손바닥의 드롭을 쳐다봤습니다. 겨우 3개와, 조그만 조각. 세츠코는 조각을 날름 핥고 나머지 3개를 소중히 아꼈습니다. 몇 일 지나자, 그 드롭도 없어졌습니다.

       “그럼 좋은 수가 있다."

    세이타는 빈깡통에 물을 넣고 잘 흔들었습니다. 밥공기에 쏟아 넣자, 물은 희미하게 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자, 드롭 물이야."

    세츠코는 밥공기를 받고 조금씩 마셨습니다.

       “맛있어?"

    세이타가 묻자 세츠코는 세이타에게 그릇을 내밀었습니다.

       “너무나도 맛있어."
       “딸기, 메론, 박하 전부 들어 있다. 세츠코 모두 마셔서 좋아~."

    세이타에게 말하고, 세츠코는 즐거운 듯 드롭을 단숨에 마셨습니다. 낮에는 괜찮았던 세츠코였는데, 밤이 되면 매일 같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엄마∼"

    그 큰 울음소리에 아주머니가 왔습니다.

       “세이타, 어떻게 좀 해봐.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세이타는 별 수 없이 울고 있는 세츠코를 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차츰 세츠코가 잠이 들었다고 생각 될 때, 어둠 속에서, 사이렌이 울려 퍼졌습니다.

       “공습이다!"

    세이타는 세츠코를 업은 채, 연못 근처 옆으로 뚫린 방공호로 도망 오게 되었습니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 아줌마는 더 이상 싫어."

    세츠코가 혼자서 중얼거렸습니다.

       “그러게, 집이 불타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말하며, 세이타 머리에는 잇따라서 아주머니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들 동경에도 친척이 살고 있지. 편지 보내 보는 것이 어떻겠니? 이 끏【�언제 공습 받을지 모르잖아."
       “세이타, 너 동생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좀 일 하면 어떻겠니? 매일매일 놀기만 하고 뭔가 일자리라도 잡는게"
       "공습 때에 우리들만 잽싸게 도망갈 수 있는 동굴. 그렇게 생명을 지킬 수 있으면 동굴에서 사는 것도 좋겠다."

    세이타는 갑자기 일어나, 어둑한 동굴 속을 바라봤습니다.

       "여기를 집으로 할까? 여기라면 누구도 방해하지 않고 세츠코와 둘이서 마음대로 할 수 있겠다."
       "우리집으로 하면 좋겠지?"

    세츠코는 눈을 빛냈습니다.

     


    [둘만의 생활]

    둘은 곧 짐을 꾸리고,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오랫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저희들 다른 곳으로 이사 갑니다."
       “오∼ 그래. 그럼, 조심하고, 건강해라."

    아주머니는 말리지도 않고, 나가는 둘을 전송했습니다.

       “여기가 주방. 이 쪽은 현관."

      이쪽 저쪽을 다니며, 세츠코는 신이 나서 떠들었습니다. 방공호 가운데에 이불을 펴고, 모기장을 치고. 세이타는 세츠코에게 띄지 않도록 어머니의 뼈가 들어 있는 나무상자를 간수했습니다.
      정리가 끝나자 밥준비를 했습니다. 세이타가 야채를 썰고 있는 동안에 세츠코는 밥공기를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이렇게 둘 만의 소곱놀이 같은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밤이 되자, 전기도 없는 방공호 안은 매우 어두웠습니다. 밖에는 많은 반딧불이 날고 있었습니다. 세이타는 반딧불을 잡아 모기장에 넣었습니다.

       “아, 오빠 얼굴이 보인다."
       “세츠코 얼굴도 좋았어. 더 많이 잡아야지."
       “와∼."

      일제히 날아오르는, 몇 백 마리의 반딧불. 그 아름다운 빛이 모기장 가득히 퍼져 둘을 둘러쌌습니다.
      아침이 되자, 반딧불은 모두 죽어 있었습니다. 세츠코는 그것을 모아, 땅에 묻으며 말했습니다.

       “이건 반딧불의 묘지야. 엄마도 묘지에 들어갔어∼."

    세이타가 깜짝 놀라 바라보자, 세츠코는 

       “전에 아줌마에게 들었어. 엄만 벌써 죽어서 묘지 안에 있다고."
    이것을 듣자, 처음으로 세이타의 눈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슬픔이 이번에 넘쳤습니다. 세츠코는 눈물 가득한 눈으로 세이타를 올려다봤습니다.

       “어째서 반딧불은 빨리 죽게 돼∼?"

      당분간 둘은 어머니의 조금의 돈이랑 옷을 음식으로 바꾸며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생각같이 손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영양 부족 때문에 세츠코는 여위고, 몸에는 습진이 생겼습니다. 어느 해질녘, 세츠코가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오빠, 배가 이상해."
       “왜? 차갑니?"

    세이타가 얼굴을 들여다보자, 세츠코는 얼굴을 내려뜨린 채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아."

    세츠코는 중병에 걸리고 있었습니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세이타는 세츠코의 옆얼굴을 쳐다보며 생각했습니다. 세이타는 필사적이었습니다. 아프다는 것을 알자, 밭에서 야채랑 먹을 것을 훔쳐서 세츠코에게 먹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드디어 잡히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께요."

    아무리 사과를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 도둑놈이∼ 죄송하다고 해서 해결되면 경찰이 왜 있냐?"

      세이타는 잔뜩 얻어맞고 파출소에 넘겨졌습니다. 얼굴도 변할 정도로 얻어맞아, 신음하고 있는 세이타를 보고 가엾게 생각됐는지 순경 아저씨는 그것에 대해 꾸중도 하지 않고, 돌려보내 주었습니다. 문득 보니, 어두운 밤길에 세츠코가 맨발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귀가가 늦은 세이타를 걱정해, 찾으러 나온 것이었습니다.

       “오빠∼!"

    세이타에게 매달려 울기 시작한 세츠코.
    세이타의 눈에도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은 계속해서 쏟아졌고, 세이타는 어린애 마냥 흐느껴 울었습니다.

       “오빠, 어디 아퍼? 그럼, 의사 선생님 불러서 주사 놓으라고 한다."

    그것은 세츠코가 울 때, 어머니가 말씀하시곤 했던 말이었습니다.

       “세츠코∼"

      세이타는 세츠코를 껴안고 계속해서 울었습니다. 그래도 세이타는 도둑질을 그만 둘 수가 없었습니다. 나날이 수척해 지는 세츠코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소이탄이 쏟아지는 거리를 뛰어 돌아다녔습니다. 사람들이 방공호로 피난할 때를 노려, 음식이랑 옷을 계속 훔쳤습니다.

     

    [전쟁의 끝]

      어느 날, 세이타가 돌아오자, 세츠코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걱정이 되어 찾기 시작한 세이타는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수풀 속에 세츠코가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세츠코, 세츠코!"

    세이타가 세츠코 어깨를 붙잡고 흔들자, 세츠코는 살며시 눈을 떴습니다.

       “세츠코, 다친데는 없니. 괜찮아?"
    세이타는 서둘러 세츠코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세츠코의 여윈 몸에 청진기를 대며 말했습니다.

       “영양실조 때문에 몸이 약해져 있어."
       “약이나, 주사, 뭐든 치료해 주세요. 부탁해요."
       “글쎄, 영양을 섭취시켜야 해. 그것밖에 없어."

    의사 선생님은 그렇게 말했을 뿐, 아래를 봤습니다.

       “영양실조가 뭐예요. 어디에 있는 거예요?"

    솟구치는 분노에 세이타는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세이타는 매우 가벼워진 세츠코를 안고, 터벅터벅 돌아왔습니다.

       “자, 특별히 세츠코 뭐 먹고 싶니?"

    세이타가 묻자, 세이코는 힘없이 중얼거렸습니다.

       “튀김에, 아이스크림에, 우뭇가사리, 그리고 또, 드롭 맛보고 싶다."
       “드롭? 좋아 오빠가 저금한 돈 전부 찾아올게. 뭐든지 좋다는 거 사올게."
       “나, 아무 것도 필요 없어. 여기에 있어, 오빠. 가지마. 가지마!"

    세츠코는 세이타에게 꼭 매달리며, 목을 옆으로 흔들 뿐이었습니다. 세이타는 쉽게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요. 세츠코, 이번 맛있는 것 사오면, 더 이상 어디에도 안가. 계속해서 세츠코 옆에 있을께. 약속"

    은행에 간 세이타는 그곳에서 전쟁이 끝난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일본이 졌다고 말하는 것을.

       “뭐예요?"

    세이타는 너무나도 놀라 옆에 있던 남자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습니다.

       “그러면, 아빠가 탄 배는, 순양선은 어떻게 되었어요!"
       “순양선 등은 모두 가라앉았다는구먼."

    남자의 말에 세이타는 정문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아빠도 죽었어… 아빠도 죽었어…"

    세이타는 너덜너덜해진 아버지의 사진을 쳐다보며, 계속해서 중얼거렸습니다.

       “아버지만이 의지할 사람인데."

    세이타는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든 세츠코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세이타는 저금한 돈을 전부 써서 영양이 조금 뿐인 먹을 것을 손에 들고 돌아왔습니다.

       “세츠코, 늦어서 미안. 곧 밥 준비 할 테니까."

    우연히 세츠코 입이 우물우물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드롭 깡통을 집어들자, 유리구슬이 들어 있었습니까.

       “세츠코, 뭘 먹고 있는 거야?"

    세이타는 유리구슬을 꺼내었습니다.

       “이건, 유리구슬이야. 드롭이 아니라구!"

    세이타가 말해도, 세츠코는 계속 얼이 빠져 있습니다.

       “오늘은 오빠가 더 좋은 걸 사가지고 왔어. 세츠코가 좋아하는 걸로."

    그러나, 세츠코는 세이타의 말 등은 전혀 듣지 않은 듯이 작은 돌을 내밀었습니다.

       “오빠. 자, 밥이야. 자, 먹자. 안 먹어, 오빠?"
       “세… 세츠코. 정신차려. 자, 수박이야. 훔친거 아니야."

    세이타는 수박을 꺼내서, 조금 잘라 세츠코의 입에 넣었습니다.

       “맛있어…"

    세츠코는 힘없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세이타는 한숨을 쉬며, 세츠코 손에 수박을 쥐어 주었습니다.

       “기다려. 지금 곧 밥 지을테니까."
       “오빠, 고마워."

    그렇게 말하고, 세츠코는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세츠코는 그대로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1945년 8월 22일이었습니다.

    세이타는 차가워진 세츠코를 밤새도록 부둥켜안고 있었습니다. 세이타 머리 속에는 건강했던 때의 세츠코의 모습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세이타는 세츠코를 안고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갔습니다. 지갑, 인형, 방공모, 하나하나 세츠코를 뉘인 행장에 넣으며 생각나는 것은 둘이서 보낸 날들입니다.

       ‘한 번 더 드롭을 먹게 해 줬다면…’

    세이타는 드롭 깡통을 바라보며, 포켓에 넣고, 행장에 불을 붙였습니다. 행장은 불길에 둘러싸여 연기가 창공으로 올라갔습니다. 세이타는 그저 계속 빨간 불길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해가 지자, 주변 일대의 풀숲에서 반딧불이 날아 올라갔습니다.

       ‘세츠코, 반딧불과 함께 있으니 쓸쓸하진 않겠지. 반딧불과 함께 천국으로 가…’

    어느 정도 지나자, 불길도 가라앉았습니다. 다음날, 세이타는 세츠코의 뼈를 주워서 산을 내려와 그대로 이곳에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개월 지난 9월 21일. 세이타는 여위어서, �(さんのみや)의 역에서 죽었습니다. 세이타의 포켓에는 몹시 녹이 슨 드롭 깡통이 하나. 그 속에는 세츠코의 하얀 뼈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40년 이상이 지났습니다. 그 때의 불타버린 곳은 빌딩이 줄지어 서 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전쟁 같은 것은 기억하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녁거리에 반짝이는 네온…
      그 빛을 세이타와 세츠코가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지도…
    Typhoon의 꼬릿말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05/06/10 19:20:04  218.232.***.205  아찌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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