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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163844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16
    조회수 : 481
    IP : 59.20.***.163
    댓글 : 34개
    등록시간 : 2014/01/01 03:59:22
    http://todayhumor.com/?animation_163844 모바일
    어, 잠깐 구경하다 자려고 하다 로리 이야기 끼어도 되겠습니까?
     
    사건의 전반적인 흐름을 봐선 서브컬처에 대한 몰이해소집단 내에서 형성된 용어사용에 대한 몰이해가 근원이 된 것 같습니다.
     
    저도 휴일이라는 걸 즐기려면 어서 자고 12시에 일어나야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읊겠습니다.
     
     
    1.
    서브컬쳐라는 것 자체가 구성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문화입니다. 급이 낮거나 질이 낮다는 게 아니라 '세분화', 혹은 '소갈래'에 들어간다 할 수 있죠.
    이 서브컬쳐는 말 그대로 한 갈래에서 조금 더 심화된 문화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컬처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 외부의 시선에 동일시되는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영역 내의 사람들은 세부 분류가 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특정 단어에 대한 의미나 사용 영역이 일반적인 의미와 다소 다르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로리'라고 하는 어원의 경우도 이에 해당되는데, 이 단어가 애니메이션, 만화 내부에서 용어로 정립되는 과정에서 단어의 본래 의미에서 많은 부분을 떼어내거나 첨부하는 식으로 변형이 가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컬쳐 내에서는 그 가공된 의미만을 사용하는 것이며, 그 외 다른 의미는 버리거나 삭제하고 있죠.
     
    롤리타-> 로리타 컴플렉스 -> 로리
     
    대충 이 경로로 용어가 생성되고 변형되고 정립되는 와중에 많은 가공이 가해졌습니다. 애석하게도 이것은 소집단 내에 적용된 단어가 거친 과정일 뿐이지, 일반 사회의 언어로서 쓰이는 단어에는 적용이 되지 않은 단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시작되는 겁니다.
     
     
    2.
    이와 같은 과정은 인터넷 상의 소집단들에서도 항상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로 뜻이 함축된 신조어(ex:넌씨눈)라던가, 원 뜻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 신조어(ex:인섹) 같은 게 대표적인 사례죠.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이런 신조어들에 대한 거부감은 위에 언급된 로리와는 다르게 거부감이 적습니다. 심지어 그 원류가 욕설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말이죠.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1)많은 이용자와 교류인원 : 신조어를 발생시킨 커뮤니티 그룹의 이용자 수와 교류인원으로 인해 용어는 별 저항 없이 전파되빈다.
    (2)빠른 전파속도 : 인터넷의 특성이기도 하죠. 게다가 인용 또한 간단한데다, 이 전파속도로 인해 단어에 대한 고찰이 생략되고 그냥 전파됩니다!
    (3)변화에 대한 적응성 : 인터넷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보를 다룹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조어를 받아들이는데 대한 저항감이 적습니다.
     
    서브컬쳐와 비슷하지만, 인터넷 신조어가 상대적으로 저항감 없이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용어 사용자의 수는 급격히 증가합니다. 그리고 언어는 이용자의 수를 따라가기 마련이죠. 많은 이들이 수용하면 그것은 표준화 된 언어체계에 흡수됩니다. 당연히 현실에서 말고 인터넷상에서 말이죠.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이용되는 비율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이 용어가 실생활에서도 언급이 되기도 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수는 많고 이용자도 많죠. 그리고 그 이용자들이 점차 신조어를 받아들이게 되면 될수록 일상용어화 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농담같다구요? 10년 전에 우리가 사용하던 언어와 지금 사용하는 언어, 그러니까 일상대화에서 사용하는 언어 중에 이전에는 없었던 단어를 쓰는 경우가 정녕 없다고 하실겁니까? 이런 것을 수용하는데 적극적인 청소년 층에선 일상용어화된 지 이미 오래인 경우가 많습니다.
     
     
    3.
    결국 인터넷이나 서브컬쳐나 자체적으로 이미 존재하던 단어나 문구를 변형시키는 건 똑같습니다. 다만 차이점이 한가지가 있다면 이용자의 수와 전파속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 단어가 좋은 의미에서 시작했느냐 나쁜 의미에서 시작했느냐는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전파속도와 수용하느냐 마느냐일 뿐이죠.
    다만 현재 애게에서 논란이 된(하지만 이 글이 마무리될때까지 논란일지는 알 수 ㅇ벗는) 로리타라는 단어는 기원이 사회 인식 상에서 굉장히 부정적인 의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변형된 의미를 전파하고 사회가 그걸 수용하는데 거부감을 느낄 뿐입니다. 아니면 타이밍이 안맞거나(...)
    하지만 이 곳에 오는 분들이 소위 말하는 일코(...)질을 하는 것처럼, 서브컬쳐 그룹 외에서만 쓰지 않는다면 별 문제는 없습니다. 왜냐면 언어는 소통을 위한 것이고, 서브컬쳐 내의 소통을 위한 용어 사용에 대해선 까고 말해서 외부사람들이 뭐라고 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게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을 품고 있는 뜻을 지니지 않는 한에 말이죠.
    물론 그걸 이해하고 말고는 서브컬쳐 그룹 바깥 사람들의 몫입니다. 물론 이쪽이 그 용어의 차이점에 대해 설득하고 납득시키려는 노력을 할 수는 있습니다. 이해를 바라고서 말이죠. 다만 그걸 수용하는 것의 문제는 또 그쪽의 마음인지라(....)
     
     
     
    4
     까고 말해서 이런 신조어나 서브컬쳐 용어에 대해 강제적으로 쓰자 쓰지말자고 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꼬우면 자기가 대체어를 만든던가 하라죠(...). 하지만 그 대체어를 받아들이고 말고는 순전히 언어 사용자 마음입니다. 쓰는 것 역시 쓰는 사람의 마음이죠. 사실상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언어는 이런 과정을 통해 변형,계승,발전,축약 등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쓰면 쓸수록 언어는 변화하거든요. 물론 그 언어를 쓴 파급효과는 순전히 쓴 사람 책임인겁니다. 자기가 선택해서 쓰는 것이니까요.
    사투리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교류가 힘든 지역 간의 언어가 변형되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사투리입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사투리는 점점 퇴화되고 있습니다. 통합된 정보통신과 교류의 확대, 통일된 언어 제공자(테레비가 여기 해당되겠죠?) 등에 의해 한 가지 형태의 언어로 조금씩 통합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하나로 협쳐지는 건 어쩔 수가 없죠.
    그렇다고 모든 언어에 반 강제적 통합을 실시해야 하는가? 서브컬쳐 내에서 스스로 검열을 해야하는가?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어는 그 사회의 특징이며, 커뮤니티 내부 용어 역시 사회 속의 작은 사회집단의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서브컬쳐는 개성이 강한 문화입니다. 그 개성으로 인해 형성되고 발달, 변형된 언어에 대해 '주류 문화'의 시선으로 딴지를 거는 것, 저는 이런 행위를 일종의 문화의 우월성의 발현이라고 봅니다. '이쪽(주류)가 그것을 불건전하고 판단하니 그 단어를 쓰는 건 불건전한 행위다' 라는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죠. 이건 영 좋지 못한 행동입니다. 서브컬쳐 쪽에선 이미 그 단어에 대한 자체적인 규범이 커뮤니티 내에서 정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무시하는 건... 좀 그렇죠.
     
     
    5.
     이런 단어 사용의 문제는 소위 말하는 혐덕의 심리가 어느 정도 작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게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인들의 시선에 이끌린 것인지는 장본인만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말이죠. 그걸 분별증류를 하건 원심분리기를 돌려서 따로 의미를 숙지시키고 하는 것은.... 까고 말해서 별 소용 없을겁니다. 이미 그 시선은 단어 사용 자체를 나쁜 것이라 정의를 내렸으며, 그것이 실천되느냐 마느냐의 여부만 중요한 것이지 고찰의 여지는 없기 때문이죠.
     
    결국 결론은 뭐냐구요? 그냥 신경 끄는게 속 편하다 이거죠(.....)
    깎아내리고 비난할거면 뭐 이것저것 방법 많습니다. 각종 사회의 규범과 철퇴를 끌고 와서 내리찍기도 하고, 드립에다 각종 논리와 철학을 끌고와서 뜯어내려 하고... 왠지 낮 생각나네. 아무튼 간에, 싫은 사람은 뭐가 어찌되던 간에 싫다고 할 뿐입니다.
    결국 사람들이 무언가에 대해 딴지를 걸고 뜯어 고치려고 하는 것을 수용한다고 해서 끝나진 않을 겁니다. '좋아, 이건 끝냈으니 다음엔 이게 문제야!' 라고 말할 뿐이죠. 마치 서브컬쳐의 근본이 잘못된 것이며, 향유해서는 안되는 독약 취급 하듯 말이죠.
     
    물론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그 사상에 휩쓸렸다는 건 아닙니다. 자의로 그런 말을 하기도 하지만 제 3자의 시선, 그러니까 '사회의 시선'이라고 하는 빅 브라더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죠. 혹은 '사회가 어떻게 하면 서브컬쳐에 대해 더 온건한 시선을 줄까?'라는 고뇌일 수도 있고요.
     
    ...꿈 깨세요 서브컬쳐는 최소한 이 나라에서 그런 인정 받기 힘들어요.
    아니, 천조국같은데 가도 스타워즈 같은 메이저급 서브컬쳐도 덕후취급받는데.... 후샏.
     
     
     
    땡스포와칭.
     
     
    p.s
     
    아, 혹시나 해서 이 논리를 바탕으로 뭐시깽이들은 어쩔거냐는 식으로 하지 맙시다. 그건 엄연히 단어에 조롱과 비하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언어가 불건전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사생아라면 그건 존중의 여지가 없습니다. 경멸과 모욕을 목적으로 형성된 단어를 존중할 이유가 없죠. 플러스, 사회적 민폐짓에 대한 방어논리로 쓰는 것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보통 진상덕후들이 하는 짓은 공중도덕이나 사회적 질서를 해치는 짓거리고, 심할 경우에는 사회의 약속 차원을 넘어서서 포돌이가 소환되는 아쌀한 짓거리인 경우가 꽤 많거든요.
     
    덕질을 하더라도 인간답게 즐깁시다. 허허허.
     
     
     
     
    papercraft의 꼬릿말입니다
    명심하세요, 게임은 항상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는 법입니다.
    헌데 맨날 진다면 남들 때문이 아닐지도 모름.

    너요 너, 네 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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