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휴일,
한가롭기도 하고 전에 썼던 글에 재미들려 또 써 보는 이야기,^^
직업으로 목공을 하시는 분들이야 힘들겠지만...
취미로 목공을 하면 모두들 즐기는 재미가 몇개 있습니다.
그중에는
겨울에 짜뚜리 나무를 난로에 넣고 고구마를 따끈따끈하게 구워, 모두들 둘러 앉자 맛있게 먹거나...
또 일마치고 동료(?)들끼리 모여 앉아 흔하디 흔한 나무로 삼겹살을 구워 막걸리를 마시면... 없던 피로까지 싸악 풀립니다.^^
근데 최근 몇년사이에 목공방들에는 더치커피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저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몇년전에 대구지나가는 길에 그동네에서 제일 큰 백화점의 그럴듯한 카페에서 한번 마셔봤는데 제 입맛에는 아메리카노랑 전혀 구별이
않되더군요...^^
근데, 지난 8월 26일, 집사람이 친구가 집에서 직접내렸다는 더치커피를 선물로 받아 왔습니다.
그걸 마시는 순간!!!
어???
더치커피가 이런거 였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이 날이 8월 26일 입니다.
더치커피 기구를 사고, 사이즈를 잽니다.
그리고 스케치업으로 디자인을 합니다.
높이 850mm,
중간의 각 받침대 240x240mm,
커피탱크가 들어갈 세번째는 구조상 분리 결합이 되고 꺼집어 낼 수있도록 280x240mm,
나무는 내가 좋아하는 화이트오크로 두께 20mm.
도면대로 나무를 자르고,
가로 스탠드를 끼울 홈도 파고,
스탠드 집성도 하고,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 구명뚫기 였습니다.
처음 사용해본 veritas사의 AdjustableCircleCutter!!!
완전히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구멍을 세개 뚫고 나니 드릴 팁쪽이 약가 탄 것 같아 바로 드릴 팁만 따로 주문을 넣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걱정했던 부분이 기대이상의 결과가 나오면 너무 기분이 좋지요.^^
가조립을 해 봅니다.
ok!!!^^
샌딩을 하고..
조립을 합니다.
이런일이 벌어지면 안되는데^^
조립과정에서 생긴 약간의 단차를 대패로 밀어 줍니다.
그리고는 칠을 하는데,
저는 적어도 3번을 칠합니다.
하루씩 칠하고 말리고...
근데 이때 가을비가 내려 건조가 되질 않네요...ㅠㅠ
시간이 걸렸지만 3번을 칠하고 완서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집으로 가져 왔지만 더치 커피 먹을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유리 기구들을 깨끗이 씻어서 말립니다.
우리는 케냐AA를 좋아하는데 더치커피에는 다들 예가체프라고 하여 이걸로 샀습니다.
맛있는 밥을 먹을려고 산 무쇠솥이 언제 부터인지 커피로스팅용 솥으로 바꼈습니다.^^
볶은 후에 껍질을 잘 골라내고...
병에다 잘 담았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갑니다.
목표는 더치커피 1리터,
원두 170g,
물 1200cc
드디어 셋팅완료!!!^^
이날이 9월 10일!!!
더치커피 먹겠다고 한지 보름만입니다.^^
그리고 2초에 한방울씩............
한시간30분만에 첫번째 방울이 병으로 떨어지고....
두시간, 세시간, 네시간...
처음 하는 거라 당연히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드디어 드디어
열두시간만에 1리터를 받아 냈습니다.
오후 다섯시에 시작하여 꼬빡 밤세우고 다음날 새벽 다섯시에 끝났습니다.
그냥 잠을 잤어도 되었을텐데, 처음이라 어찌될지 몰라 끝까지 지켜보았네요..
만세!!!
그렇지만 이걸 또 그냥 먹는게 아니랍니다.ㅠㅠ
냉장고에 적어도 3일 이상 숙성시켜야 한답니다.
보통 일주일 이상 숙성을 추천한다네요.^^
그러다 그주 일요일!
비록 3일 밖에 안되었지만
아침밥 먹고 식구들끼리 만장일치로 합의를 봤습니다.
그 전날 만들어 놓은 "***"님의 레시피, 맛있는 스콘과 함께 먹었습니다.
드디어 20일 만에 더치커피를 먹게 되었습니다.
맛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