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게시판에 있던 "여자도 강간당하는거 즐기지않았겠냐"는 글보고.. 정말 울화통이 터지겠어서 씁니다.
9년전 얼굴과 이름 정도만 아는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이하 새끼로 생략하겠습니다) 협박당해서 끌려가 강간당했습니다.
타국에 혼자 살고 있었고, 힘든형편에 어린나이에 학비버느라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어째 알게된 아버지뻘 되는 그 새끼가 처음엔 절 정말 딸처럼 여기었고 . . 굳이 비교하자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삼촌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전후 사정등등 상세히 적을수가 없어서 그냥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위에 적은듯이 협박당해서 .. 두들겨맞고 머릿속이 새하얀 상태에서 공포심에 덜덜 떨며 호텔까지 끌려가 강간 당했습니다. 호텔복도에서까지도 아차싶어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었지만 , 맞아죽거나 목졸려 죽을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방까지 들어가니 이젠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야겠단 생각만 들었어요. 그 새끼 비위 맞춰서라도 어떠케든 난 여기서 살아나가야겠다고. 적으면서도 수치스럽습니다.
전 거부는 커녕 그냥 필사적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이 새끼를 빨리 만족시키고 상처없이 살아서 나가고 싶었습니다. 행위 자체는 기억도 안 납니다. 몇분이 걸렸는지 그때가 몇시였는지 . 단 두가지만 기억납니다.
한가지는 행위도중 그 새끼가 나보고 "갔어?" 라고 물었을때 "네. 갔어요.". 근데 새끼가 험한 얼굴로 목조르며 또 물어봤어요."갔어?" . 제 대답은 "두번 갔어요". 거짓말했습니다.
나머지 기억나는 한가지는 저렇게 대답하고나서 얼마 안 있다가 진짜로 오르가즘을 느껴버렸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어?어? 왜이러지? 아니야 아니야! 이건 정말 아니야'라고 제몸이 진짜 원망스럽고 수치스러웠습니다. 오르가즘을 느꼈으니 좋았겠다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아니요. 심장의 고동은 있었으나 전 희열이 아닌 고통처럼 느꼈습니다.
세상에서 부분적인 기억을 지울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저 날 기억은 꼭 지우고 싶습니다. 이건 자다가 이불뻥뻥찬다는 흑역사정도가 아닙니다. 비참합니다. 10년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불현듯 생각나서 정말 죽어버리고 싶고 내 자신이 싫습니다.
행위가 끝나고 나서도 팔베게하듯 내 목을 꽉 조르고 "내가 너 평생 안 놓아줄거야. 너도 각오해"라는 그 새끼. "집에 우리 오빠가 걱정할거예요. 시간이... 오빠가 의심할텐데 집에 저 좀 보내주세요"(친오빠랑 둘이 자취)라고 하소연해서 겨우 나와서 집에 오자마자 친오빠한테 울면서 모든걸 고백하고 같이 경찰서가서 고소하고 조사받고 병원가서 사후피임약 처방받아 먹었습니다. 친오빠가 울면서 "넌 미친개한테 물린거다. 네가 더러워진거 아니니 이상한 생각말아라. 내가 무슨일있어도 지켜줄거다"해서 경찰서까지 갈수있었던거예요. 진짜 무서워서 그냥 조용히 죽으려고 했거든요. 인생끝난것 같았구요.
천만중 다행인게 담당형사 아저씨 두분이 정말 잘 해주셨어요. 제 이야길 듣고 "이게 강간이 성립될까.. 근데 용서치 못할 극악무도한 새끼다. 꼭 잡아넣을테니 마음 약해지지 말아라. 일단 고소장부터 쓰자". 6시간 증언하는 내내 그 새끼한테서 제 전화로 계속 전화가오고, 아마 180통정도 걸려왔을거예요. 형사 아저씨들이 받지말라고.. "이 새끼 진짜 또라이새끼네. 몇시간째 몇초도 안 쉬고 계속 걸고있어. 싸이코새끼. 꼭 집어넣자." . . 같이 호텔근처 cctv도 확인했는데 험악한 얼굴하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 새끼 뒤에 2미터 정도 떨어져서 가방들고 얼굴 새하얘져서 뒤쫓아 걷는 날보고 "다정하게 호텔 들어가는 연인분위기가 아니네. 저 겁에 질린 얼굴좀봐"하며 그 장면 확대캡쳐하시고.. 병원에서 질 검사하고 의사가 "강간이라며? 상흔이 없는데?"하고 말하자 난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고 수치스러웠는데 형사아찌들이 의사를 몇미터 뒤로 델고가서 작은 목소리로 "아. 그게 .. 저 아가씨가 협박.....(잘안들리나 정황 설명), 맞고 무서워.. 겁에 질려..... 살아 나올려고 .. (생략) "해주심. 형사아저씨들을 비롯해서 주변분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안 죽고 살아남은거예요.
지금 글로 쓰려니 생략된 부분이 정말 많아요. 아가씨가 뭔가 잘못했으니 그런일이 있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즐겼구만 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거예요.
근데 당한 사람 입장에서 말하면요
하나도 안 좋아요. 고통 그 외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가 억만장자면 그새끼 청부살인부터 할 겁니다. 이 수치심, 고통 . 상상이 가시나요?
그 베스트 글에 그 분 같은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없어지길 빕니다.
지금 전 표면적으로는 평범히 잘 살고 있는지라 익명으로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시고 느끼시는 바가 있었으면 하는데 익명이라 많이 읽어보지는 못하시겠지요. 그냥... 저런 경우도 있더란다. 강간이 여자가 피해자인것을 잊지말고, 즐긴다는 개소리도 말자라고 가볍게 안주거리처럼이라도 이야기해주세요. 모르시는 분이 너무 많아서 억울하고 속상해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