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 여징어입니다. (다들 이렇게 시작하더군요...ㅋㅋ)
길지않은 인생에서, 현재가 큰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서 혼자 끙끙 거리다가 올려봐요.
인생선배님들의 진심어린 조언이 듣고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조언을 듣고싶어요.
저는 굉장히 어린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살, 21살쯤...사회생활한지 8년쯤 됬네요.
배우고싶은 전공을 쫒다보니 학교도 서울안에는 있지만 정규 학교라고 하기도 뭐한 2년제를 나왔고
운이좋아 교수님 추천으로 졸업하기전에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고,
1년 좀 넘게 다니다가 현재의 회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현 회사는 매출 규모로 대기업이고, 동일 업종 연봉 top에 드는 직장입니다.
(동일 업종 연봉이 좀 낮은 편이고... 이 곳은 신입 연봉이 4천 이상부터 시작하는 곳입니다..)
처음에 학력도 스펙도 뭣도 없어서 비정규 파견직으로 시작을 했는데
정말 또 운이좋아... 정규직 전환이 된지 3-4년쯤 됬네요.
(연봉이 높은곳이라 그런지 몰라도... 비정규>정규 전환 케이스가 없었고 제가 최초입니다. ^^; 자랑은 아니지만.. 이 뒤로도 같은 케이스가없네요.)
저는 동일 경력이 8년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제 막 공채로 입사하는 사회초년생들과 직급이 같습니다. 어쩔수없죠.. 학력이없고 스펙이 없었으니.. 이걸 탓하지는 않아요.
(회사다니면서 편입하고 4년제 졸업장도 받았고, 현재로써 영어점수 및 자격증은 일반 공채와 비교해서 떨어지진않습니다.)
팀 분위기는 정말 좋고, 사람들도 너무 좋으셔서 그 8년동안 저는 사람때문에 스트레스받은적은 없었어요.
일이 왠만큼 많아도 칼출근, 칼퇴근에 눈치주고 갈구는 상사도없습니다. 연차도 많고 사용도 자유롭구요.
무엇보다 일도 재밌고 성취감도 상당합니다. 제가 배우고싶은 분야를 전공했고, 또 그 전공을 100% 살려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거기다 사람도 좋지, 환경도 좋지, 일도 좋지... 뭐가 문제겠어요 ^^; 거기다 분에 넘치는 인정까지 받고있으니...
그래도 나이대비, 사회생활이 꽤 길어지다보니 그간 작은 슬럼프들은 있었습니다.
내가 이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사회초년생들이 갓 입사해서 나보다 더 빠른 승진하는 모습을.. 당장이야 괜찮다해도 언제까지 견뎌낼수있을까. (은근 스트레스더라구요..)
이런 누구나 하는 걱정들이요.
사실 제 목표는 나이가 30되기전에 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서 1-2년 정도 세계일주를 하는 거였고, 현재도 그 꿈을 가지고있는데
워낙 현 직장의 환경과 조건이 좋다보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몇년이 흘러버렸습니다.
매년 작은 슬럼프가 정기적으로(?) 오고 있지만, 확실한건 시간이 갈수록 그 슬럼프의 범위가 더 넓고 깊어진다는 거구요...
아마 지금이 최 절정인것 같네요.
회사 전체 통틀어서 제가 목소리 제일크고, 제일 시끄러웠거든요 ㅋㅋ 성격이 워낙 외향적이고 활발해서...
그런데 요 몇주는 그냥 유령처럼 죽은듯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냥 아무도 말걸지 않았으면 좋겠고... 출근해서 퇴근까지 그냥 일만 하다가 빨리 나가버렸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능력에 과분한 회사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 생각하고,
그간 출근이 즐겁고... 일이 너무 즐거웠던, 일반 직장인들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
그 많던 회사에 로열티.. 충섬심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티비 뉴스 신문 인터넷 기사..어딜봐도 엄청난 취업난에,
나보다 몇배는 잘난 인재들이 연봉 3천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고... 이런 상황에서 제가 이런 고민을 하고있는게 과연 맞는걸까,
내가 너무 배가 부른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어요.
말이 좀 길었는데, 제가 하는 고민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 이런 현 직장을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떠나는게 제3자의 시선으로는 어떤지, (당장 이직생각은없어요.)
- 본인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많은 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네요.
물론, 제 인생이고 결국엔 제가 하고싶은 선택을 할꺼라는것도 알아요. 혹자는 답정너라고 하실지도 모르구요...
또 누군가는 배 불러서 팔자좋은 소리나 하고있다. 라고 하실지도 모르죠. ^^;
그저 저는,
여기까지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과연 지금 내가 하려는 결정이 올바른 것인지, 너무 편협된 관점으로만 주변을 보고 결정하려는 게 아닌지
그게 두려워서 여러 사람들의 조언과 생각이 궁금한 거구요.
한곳에 오래있다보니, 현실세계는 그저 친구들과의 잠깐 술자리.. 혹은 미디어를 통해서 밖에 없거든요.
우물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 하늘이 얼마나 크고 높은지 알리가 없으니까요...
쓰고보니 정신도없고 읽는 분들이 눈에 잘 들어올지 모르겠네요.
인생 선배님들의 진심 어린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