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이빙샵을 겸하는 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한 건장한 총각입니다.
그냥 알바겸으로 내려와 일 했다가 나름 이곳 사람들과 정들어서, 지금 여기도 애착을 갖고 일합니다..
그러나 어제는 지상최대의 개진상을 만나서 처음으로 그만두겠다는 소리가 나올정도였습니다.
저... 그냥 푸념할게요... 안그러면 정말 화병으로 맛이 좀 나갈것 같아서요 ㅋㅋㅋㅋㅋㅋ
바로, 게스트하우스에 아이 네명을 데리고 온 부부가 온것입니다. (사장님은 이때 5일간 세미나때문에 출장간상황. 알바생만 4명있는상황.)
사실 도미토리 게스트하우스기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은 투숙을 안받습니다.. 개인방이나 가족방이 없기 떄문이죠..
그런데 이미 전화로 예약할때 공지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짜고짜 찾아오더니, 저보고 왜 우리말고 투숙객이 또 있냐는겁니다.
그래서 이미 저분들은 미리 머물고 계신분들이다라고 말하니까, 단체손님이 오면 한 건물 전체를 비워줄줄 알았다라고 말하는겁니다.
(미친x들아 그럼 니들이 모든 침대를 다 사던가...;;;; 이미 여기서 멘붕) (+ 꼴랑 여섯명이 단체?? 저번에는 10명도 왔었는데 건물 비운일은 없었음)
특히나 아빠되는 사람이 근육질에 덩치가 무지 큰데 말하는 꼬라지를 보니 과거 약간 조폭이나 이쪽에 몸담그었던 사람같습니다..
말할때마다 뒤에 "씹"을 부친다거나 "어우 씨발" 을 한다거나.. 애들앞에서.. -_-;; 진지하게 하는게 아니라 약간 추임새처럼??
(예를들면 "어우 씨발 우리는 한 건물 통째로 비우는줄 알았어 어우 씹 진짜 화~" 뭐 이런식? 걍 웃으면서)
여기까지도 그냥 이해. 깍두기들 양아치 본능이 어디 가겠습니까.
근데 이 애새끼 네명이 모두 엄청 오냐오냐 자란애들이라 오자마자 뛰어다니고 난리입니다..
로비휴게실에서 투숙객들 쉬거나 책읽고있는데 비명지르고 뛰어다니고, 손님들 사용하라고 비치한 공용컴퓨터로 이상한짓거리해서
백신프로그램 8개를 깔질않나, 갑자기 쥬니어네이버 들어가서 게임을 하지 않나.. (컴퓨터에서는 건물 전체에 음악 스트리밍을 하고있어서..
뭐 게임같은거 하면 뿅뿅소리가 건물에 다 들립니다 ... ㅡㅡ)
심지어 한 투숙객이 해먹위에서 자고있는데 자기 저 해먹 타고싶다며 갑자기 땡깡.. 근데 엄마라는 인간이 다가가서
"저기요, 우리 애가 타고싶다는데"하면서 내쫓고... -_-;; (부탁도 아니라 마치 맡겨놓은것마냥..)
투숙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아빠는 다이빙팀과 함께 다이빙 나갔고, 엄마는 휴게실 로비에서 하루 왠종일 화장만 고치고
애들은 비명지르며 뛰어댕기다가 드론 떨어트려서 부숴버리고.. (사장님겁니다.. ㅡㅡ)
심지어 수중카메라(몇천만원까지도 호가합니다)에 손댈라는건 제가 겨우 발견해서 아예 울타리를 쳐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전시해놓은 피규어 입에 갔다 쳐 넣을동안 엄마라는 인간은 마치 남의 애를 보듯 가만히 내버려두고..
애가 문을 발로 뻥뻥차길래 제가 다가가서 "꼬마야 그거 발로 자꾸 차면 문 망가져" 이러니까 그제서야 갑자기 와서 기분나쁘다는듯이
"아니 뭐 애가 힘이 얼마나있으면 있다고 문이 망가져요."하면서 시비... 하....
그리고는 갑자기 나에게 오더니, "여기 토스트 먹을 수 있나요?"라고 묻습니다.
아무래도 주방에 있는 토스트기를 보고 말하는것 같은데, 이건 손님들에게 제공되는거기 때문에 "네 그냥 꺼내서 드실 수 있어요" 라고 말하니까,
갑자기 너무 당연하다는듯이 "아 그래요? 그럼 애들거까지 다섯접시만 준비해주세요" 라고 하길래 진짜 너무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저기 이거 셀프입니다." 하니까 갑자기 황당한듯 풋 웃음을 터트리며 저를 위아래로 내려보더니 "아.. 뭐 그럼 됬고요. 아, 됬어요 그럼.".....
기분 너무 나빠서 그냥 앉아있는데 꼬맹이들이 심심해졌는지 저에게 달려오더니 같이 색칠(?)을 하자는겁니다.
솔직히 전 애들 엄청싫어하는 성격이고 이미 드론 갔다 부숴놓고 미안하단 말도없는게 너무 짜증나서 상종안할라다가
그냥 대충 그림책같은거 보고 그려주는거 도와주는데, 옆에서 여자애가 뭔가 꼼지락거리길래 뭔가 슬쩍 보니까
아....ㅅㅂ........ 언제 했는지, 제 우쿠렐레 줄을 벌써 두개나 쳐 끊어먹고 그것도 모자라 몸통에 형광펜으로 낙서중...
진짜 욕이 나올라는걸 참고 너무 화가나서 "야!" 하면서 우쿨렐레를 뺏으니까 또 화장질하던 엄마가 달려옴..
왜 애들에게 소리지르냐니까, 저도 못참아서 "이거 제 우쿠렐레인데 이 아이가 줄 두개나 끊어먹고 낙서하고 있어서 뺏었습니다"라고 하니까
대뜸 지갑부터 주섬주섬꺼내더니 얼마냐고 묻길래 9만원짜리라고 하니까 5만원짜리 지폐 두개 카운터에 던지면서
"내참 뭐 얼마 하지도 않는건데 정말.."말하고는 갑자기 "그럼 이거는 애들 노는데좀 쓸게요. 그럼 됬죠?"라고 말하면서 애들에게
내 우쿨렐레를 가져가게합니다....... 5년동안 추억이 담긴 제 우쿠렐레... 몇 시간동안 애새끼들이 줄 튕기는 소리를 듣자니
마치 제 우쿠렐레가 처참하게 비명을 지르는 기분이 들어 도저히 못듣겠어서 결국 그땐 다른 알바친구에게 카운터 봐달라하고 그냥 올라가 쉬었습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그 투숙객의 마지막날 벌어졌는데..
그 부부는 마치 너무 잘 쉬었다는듯이 "어유 덕분에 잘 쉬고가네요 호호" 를 연신 반복.
그네들이 출발하기 직전, 잠시 그 사람들이 시내에 좀 나갈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사이에
저와 같이 일하는 다이빙스테프 알바 하나가 자기 다이빙 장비가 하나 없어졌다며 뭔가 주섬거리기 시작하는겁니다.
뭐가 없어졌나 하니까 다이빙슈트에 있는 무슨 도구같은게 없어졌답니다. 전 하우스 스테프라서 잘 모르겠는데..
당연히 이 친구 거의 정신이 나갈라하고.. 혹시 어딘가에 끼어들어갔나 그 투숙객의 다이빙 도구 들어있는 짐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놀랍게, 자신의 다이빙슈트에 그 친구의 장비가 아예 마치 원래 주인것마냥 끼워져있단겁니다.
실수로 들어간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조립까지 해서 자신의 슈트에 연결한 상태였다니까 이건 고의라는게 드러났죠.
그런데 사장님이랑 지인이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은 그냥 별 소리 못하고 넘겼는데..
최악의 진상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네들이 자고 간 흔적은.... 거의 전쟁터더군요.
취식과 음주는 기본, 실내흡연까지 한 흔적... 끝나자마자 다른 투숙객 몇분은 너무 시끄럽고 이래서 도저히 쉬질 못했다면서
아예 남은 일정 환불요청하고 가신분들도 계십니다. (일반 투숙객들 대부분은 올레길 다녀오신분들이라 쉬는거에 아주 민감합니다..)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거니와 정신적 피해도 하...... 한참 알바생 모두가 멘붕에 빠져있던 그 시점,
사장님이 전화왔습니다... 그네들이 떠나면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너무 잘 쉬다갑니다라고 말했다고... ㅡㅡ.....
그래서 저희는 다신 받지 말자고 신신당부하고 끊었습니다..
일 그만둘랍니다... 그네들 손에 납치된 5년짜리 우쿠렐레.... 별건 아니지만 추억도 담겨있던건데..
지금 그거 생각하면 너무 분통터지고 열받고 힘드네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