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은 제가 예전에 어떤 글에 달았던 댓글입니다. 그 댓글을 이렇게 다시 글로 옮겨 적는 것은 어제 컴퓨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작정 대기업 컴퓨터를 사면 돈낭비라고 생각하고는 제게 컴퓨터 추천을 해달라고 했던 지인 때문입니다. 전 그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고, 그 사람을 위해서 제 시간을 쪼개줄만한 사이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조립해주길 원하더군요...결국 그 이후엔 그 사람(컴맹)의 공짜 컴퓨터 수리 기사가 될 것을 알기에 거절했구요.
자신이 컴퓨터를 잘 모르고, 고장나면 일단 스스로 해결할 생각을 못한다면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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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컴퓨터를 사야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요즘은 컴퓨터 누구나 다 다루고, 어지간한 상식은 다들 알고 있으니까 가격대 성능비가 너무 나쁜 대기업 컴퓨터를 사면 바보처럼 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더 많습니다.전 컴퓨터 수리일을 아르바이트로도 해봤고, 직업으로도 해봤습니다. 컴퓨터 조립, 수리, 설치, 출장까지 다 해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컴퓨터를 100대를 팔았을 경우 컴퓨터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에 7명이 채 안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지식이란 거창한게 아니라 컴퓨터에 몇개의 전원코드가 있고, 그 전원코드를 어떻게 껐다 켰다 할 수 있으며, 컴퓨터를 사용할 때 절대로 빼지면 안되는 필수적인 케이블이 어떤 것인지 아는 정도를 말합니다.뭐 그딴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고 묻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예, 이 게시판에 올 정도면 그 정도는 기초중에 기초죠. 그런데 이런 기초를 몰라서 컴퓨터 고장나서 안된다고 전화거는 분들이 엄청 많습니다.이틀에 한번꼴로 모니터나 전원코드 안 꼽아놓고 컴퓨터 안된다는 분이 전화 합니다. 전화상으로 해결이 안되서 집에 출장가서 전원코드 꼽고 오는 경우도 일주일에 한번은 됩니다. 안 믿기시죠? 저도 일해보기 전까진 못 믿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입니다. 컴퓨터를 사용할 줄은 알지만 컴퓨터 뒤에 전선을 보는 순간 현기증 일으키면서 그냥 무작정 안된다는 소리하면서 전화하는 분들이 있어요.비슷한 부류로 공유기와 프린터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케이블이 빠져서 컴퓨터 사용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냥 빠진 케이블을 끼워만 넣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것이지만 이걸 몰라서 차로 한시간을 달려서 출장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렇다고 기름써서 차로 출장갔는데 돈 안 받고 올 수도 없어서 출장비 5천원에서 1만원은 꼭 받을 수 밖에 없구요. 이럴 경우 받는 수리기사도 참 난감하고, 주는 쪽에서도 맘 상해 합니다. 고작 케이블 한번 끼워넣고 돈 받아가니까요. 그래서 이런 경우엔 괜히 컴퓨터 정리를 한번 쭉 해주고 옵니다. 돈 값은 해야하니까요.윈도우 재설치 정도나 드라이버 재설치 정도만 해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컴퓨터 잘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 사귀기 때문에 주변에 컴맹이 없어서 체감이 안되겠지만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일단 수리기사한테 전화부터 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중 반절이 넘습니다.제가 일하던 수리점에선 4천에서 5천가구 정도를 담당했는데 고작 그 정도의 숫자인데도 불구하고 이틀에 한번꼴로 전원코드 안 꼽아서 컴퓨터 안된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일주일에 한번은 그런 사람들의 막무가내 출장요구에 집까지 가서 전원코드 꼽아주고 왔었습니다.이런 분들은 매우 자주 수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부르면 1~2시간안에 와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수리 서비스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그 어떤 조립컴퓨터도 이런 수리 서비스는 갖추지 못하고 있죠.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대기업 컴퓨터 사서 써야죠. 이런 분들은 가격으로 컴퓨터의 성능을 사는게 아닙니다. 컴퓨터 사용에 있어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기 위해서 사는 겁니다. 시간을 산다고 보시면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