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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의 어느날, 계속 일하기에 너무나도 지쳐버린 제 몸은 휴식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몇년 동안 거의 매일을 3-4시간씩 자면서 강의 준비와 강의에 매진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책임감 있는 흙수저 가장으로써 갑자기 돈을 안벌고 쉴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마침 이날따라 새벽 1시쯤 모처럼 일찍(?) 강의 준비가 끝나서 아내와 함께 집 앞에 있는 대학교 캠퍼스에서 산책을 하였습니다.
너무나도 힘들어서 의도치않게 연신 한숨을 내쉬어대는 제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아는 아내는 갑자기 뜬금없이 제안합니다.
"좀 쉬어. 내가 벌고 있잖아. 그리고 남미에 가. 그리고 쉬면서 스페인어 책을 써!"
스페인어 독학
제가 종종 입버릇처럼 말하던 "스페인어 책을 써야 하는데"라는 말이 제 입이 아닌 아내의 입에서 나오다니...
게다가 남미에 다녀 오라는 제안은 정말 기대치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보통 그런 제안이라면 예의상이라도 두어번은 거절하는 게 상식일텐데
개념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예의를 차리기엔 너무나 지쳐 있었던건지
단 1초 만에 "정말? 그래도 돼?"라는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그렇게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고
막상 헤어지려니 힘들었던 아내는 인천공항에서 제게 가지 말라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도 마음이 아팠지만 '남자가 큰 일을 하는데 이 정도 고통은 감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문제는 그 '큰 일'이라는 게 정작 제가 살면서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자료를 써야겠다'는 컨셉은 있었지만 막상 그 일을 위해 어떻게 해야한다는 구체적인 지식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콜롬비아에 도착했을 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몇주 동안은 방을 알아보러 발바닥에 불이 나게 돌아다녔고
요리는 할 줄 아는게 없어서 몇달 동안 매일같이 볶음밥 아니면 스파게티만 해 먹었습니다.
돈을 계속해서 벌어야 했기에 현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동시에 작업을 진행해야만 했고
무엇보다도 책에 들어갈 이야기를 같이 쓸 사람을 구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저자들 모임에도 가 보고 방송 작가도 만나봤지만 제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과 같이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면 신의 도우심이 있는 법인가 봅니다.
시간이 계속 흐르고 마음이 초조해지던 어느날 한국에서 부터 잘 알고 지내던 한 현지인 친구와 연락이 닿은 것입니다.
그는 바로 영어도 잘 하고 노래도 잘 하는, '개구리 주스'라는 우리말 단어를 제일 좋아하는 에벌트란 친구였습니다.
'올라, 꼬모 에스따스'와 같이 맨날 보는 평범한 내용보다는 기상천외한 시트콤 형식의 대화를 쓰고 싶었는데
위트잇고 센스있는 에벌트는 이런 작업을 하기에 딱 맞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디오 자료 제작을 위해 녹음실을 알아볼 때도 이벌트의 인맥이 큰 도움이 되었고
녹음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도 에벌트의 좋은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민킴의 절친 알레호와 이벌트-
이렇게 현지에서 약 5개월간의 인고의 시간을 보낸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제 손에는 55개의 짧은 이야기와 60개의 다이얼로그 + 일기가 쥐여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내용을 쓰는게 아닌 출판사를 만나는 데 있었습니다.
외국어 출판사에 아는 인맥도 없고 그렇다고 보여지는 스펙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책은 처음으로 작업을 하는 신인 작가에게 출판사가 투자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약 20 군데의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한 후로 약 한달간의 기다림은 정말이지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만약 안되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을 하는 저에게 아내는 '안되면 말지'라는 말로 위로해 주었습니다.
계속되는 거절메일에 익숙해질 즈음 너무 감사하게도 한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가 들어왔고 왔고 머지않아
사람in이란 출판사에서도 만나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사람in에서 온 메일은 정말이지 하늘에서 온 선물이었습니다.
애초에 책을 내려고 생각했을 때 부터 왠지 사람in 출판사와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만나보자는 이메일은 받은 게 딱 제 생일날 아침이었기 때문에 제게는 너무나도 기분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기회를 주신 박효상 대표님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김현 편집장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에 나온 시안. 출간을 위해 하나씩 진행되는 작업을 보니 너무나 기쁘다-
이제는 제가 할 거의 모든 일이 끝나고 가만히 기다리는 중입니다.
며칠 전에는 드디어 속에 들어갈 내용과 표지의 시안도 나왔습니다.
빨리 책이 보고 싶어 좀이 쑤시지만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아마 4월이 지나가기 전 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쓴 제 첫 번째 책이 드디어 나온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그리고 나오게 될 책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을 하니 큰 보람이 느껴집니다.
정말이지 이번 프로젝트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뜻 깊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저의 이 보잘것 없는 이야기가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어 블로그와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성원에 큰 힘을 얻습니다.
앞으로도 민킴은 여러분의 영어, 스페인어 실력의 수직상승을 위해서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계속해서 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민킴의 스토리로 익히는 스페인어 스크립트 및 mp3 제작 프로젝트
출처 | http://blog.daum.net/mh_k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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