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인연을 맺은지도 15년이 되어 가네요. 5년 전부터는 매년 한 달 정도 태국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여름엔 일이 없어서 에어컨 팡팡 트는 곳으로 도망..)
매번 올 때마다 느끼는겁니다만, 음식들이 하나같이 맛있어서 살이 너무 많이 찌고 있습니다. 정말 큰일입니다.
이번에 온 태국은 이전보다 한결 강화된 먹부림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자제 들어가려고 합니다만, 과연 가능할까 싶네요. 당장 모레에도 해산물 뷔페 1인당 555바트짜리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요. 엉엉.. 살려주세요.
하여간에 시작은 이렇게 하고.. 갑니다.
시작은 가볍게! 방콕 센트럴 라마9 백화점에 한국분이 하시는 가게가 있네요? 아이스크림이 진한 우유맛은 아니어서 조금 실망했지만 시원하게 잘 먹었습니다.
대표적인 태국 음식(사실 정확하게는 태국 음식은 아닙니다. 라오스, 이싼 쪽에서 넘어왔다고 봐야겠네요)인 생파파야 샐러드 '쏨땀'입니다.
라차다피쎅 쪽에 있는 에스플레네이드 (현지 발음 '항 에스플라낫') 뒷편에 목금토일에 열리는 시장, '딸랏 낫 롯화이'에서 사먹은 과자입니다. 안에는 크림과 코코넛 등이 들어 있어서 가볍게 한 입에 털어넣어요. 제 못생긴 손이 찬조 출연..
닭고기 덮밥입니다. 요건 카우만까이(닭 육수에 한 밥으로 내놓습니다)는 아니고, 그냥 밥에 닭고기랑 소스 올린겁니다.
요기서부터는 홍콩에서 유명한 팀호완이 태국 터미널 21에 새로 점포를 내는 소프트 오프닝 첫 날, 한 시간 반을 기다려 입장해서 먹은 딤섬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제일 맛있었어요. 안에 돼지고기가 들어 있네요.
요것도 괜찮은 편이었고..
보고만 있어도 살이 찝니다.
새우새우..
디저트로 시킨건데, 젤로 같은 것 안에 허브 같은게 잔뜩 들어 있죠. 단맛이 강하진 않지만 나름 즐거운 맛이었습니다. (이름은 까먹었습니다!)
Jones' Salad라는 곳인데요. 이만큼이 69바트 (2300원 정도)입니다. 메뉴 이름이 아버지의 정원인데.. 아버지는 대체 뭘 기르고 계신거죠..?
어쩌다가 알게 된 Toby's 라는 쑤쿰윗 38(텅러 Thong ro 역에서 걸어가면 10분)에 오픈한지 얼마 안된 브런치 카페에서 와구와구 먹었습니다. 여긴 가격대가 조금 있어요. 200바트 후반~300바트 초반 메뉴였습니다.
역시 같은 Toby's 에서 ...
잠시 밖에 나와서 사진 찍으려다 보니 후식이 있어서 또 시켜버렸습니다. 으아아..
이건 아는 친구네 어머님이 하시는 오리구이 & 돼지튀김 전문점(에까차이 22라고 보통 관광하시는 구역에서는 상당히 멀리 있습니다)에서 찰칵..
후어람퐁 역(방콕의 서울역) 뒷편으로 가면 있는 자그마한 '허 녹 훅 카페'(Hor-Nok-Hook Cafe. 태국 글자의 이름이면서 부엉이라는 뜻)에서 파는 무지개 크레페 케익이에요.
간만에 조명이 좋아서 아이폰으로도 이런게 나오네?! 하고 놀라고 맛에도 깜짝! 으아! 놀랐던, 엠카르티에 백화점에 있는 그레이하운드 카페의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입니다. 태국식의 매움을 끼얹어서 환상적인 파스타의 맛을 보여줍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가면 별 득템할듯!
여기서부터는 치앙마이로 퓨웅! 하고 잠시 날아갑니다. 먼저 가장 뜨는 지역인 님만해민! (짧게 님만!) 이 지역은 사실 15년 전만해도 저녁 8시가 넘으면 인적이 드문 곳이었는데 어느 사이에 홍대 연남동 상수동을 합친 것 같은 대란이 벌어져서 하루 종일 차가 밀리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가운데 퓨전 로띠를 파는 Guu Fusion Roti & Tea 라는 곳에서 태국식 연유 듬뿍 차인 '차착'과 기본 로띠 하나 시켜서 먹어봤어요.
요건 15년지기 친구 부부가 데려가 준.. 치앙마이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오까쭈'라는 레스토랑에서 먹은 과일 샐러드입니다. 사실 말도 안되게 맛있었던 망고 연어 샐러드와 한 조각에 500g 이라는 무지막지한 폭립 등이 있었는데 먹느라 바빠서 사진에 담질 못했네요. 아, 침 고입니다. 큰일입니다.
요게 좀 특이한건데요.
태국 쌀국수 하면 대개 국물이 있는 것만 생각하실텐데, 국물 없이 비빔면처럼 먹는 것도 꽤 됩니다. 가게야 뭐 말할 것도 없이 무지막지하게 많지요. 하지만 치앙마이에서 가장 특이한 쌀국수 '꾸워이띠여우' 집은 바로 '꾸워이띠여우 안찬'이라는 이 가게입니다. 안찬은 '버터플라이 피'라는 꽃을 태국어로 적은 것인데, 베타케로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차로도 많이 마시고 요즘 연구가 한창이라죠. 그 안찬을 섞은 면입니다. 그 위에는 돼지고기 살짝 삶은 것과 양념이 있네요.
치앙마이에는 최근에 'Maya' (매야)와 'Central Festival'(쎈탄 훼스티반)이라는 백화점이 오픈을 했습니다. 그 중에 쎈탄!에 있는 Wanlamun 완라문 이라는 곳에서 우리 나라의 전과 비슷한 것과 까삐.. 라는 젓갈 비슷한 것을 내놓는걸 시켜보았네요. 나름 맛이 좋았습니다만 태국 음식 초보분들은 참아주세요.
나라왓 다리 근처 치앙마이 크리스찬 학교 옆에 있는 'Khagee'라는, 일본인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먹은 캐롯 케익입니다. 감히 제가 평생 먹어본 당근 케익 중에 최고의 맛이라는 찬사를 올려봅니다. 실제 크기는 소주잔보다 큰 정도입니다. ^^;
요것도 역시 님만해민에 있는 The Salad Concept라는 곳입니다. 몇 년전만 해도 이 곳에서 먹으려면 줄을 40분~1시간 정도 서야 했는데 요즘은 특이한 가게들이 많이 생겨서인지 자리가 금방 나더군요. 일본식 간장 소스를 뿌려먹은 버섯 두부 샐러드입니다.
미안합니다. 아까 올린 팀호완은 치앙마이 가실 분들께서는 잊어주세요. 방콕에서는 패스하시고 여길 가시면 됩니다. 태국 최강의 딤섬집이 나옵니다.
단언컨대, 음식의 질과 맛, 모든 것이 방콕 팀호완을 능가합니다. Yangzi Jiang, 즉, 양쯔강이라는 중국 식당입니다. 현지인들은 '양찌 끼양'이라고 읽습니다. 님만해민 써이 5 중간 쯤에 있습니다. 딤섬과 중국 음식을 좋아하신다면 무조건 여기 가세요. 영업시간은 1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딤섬은 낮에만 합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영업합니다.
아, 저 달짝지근한 속..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어흐흐.. 또 가고 싶.. 아, 아닙니다. 살 찝니다.
카우쏘이 라는게 있습니다. 중국에서 넘어온 카레면 같은 것인데 치앙마이에서 유독 많이 먹어요. 저와 제 친구들이 하나같이 동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태국에서 가장 맛있는 카우쏘이는 바로 '치앙마이 공항 국내선 쪽 1층'에 있는 집이라고. 닭고기가 다른 맛에 비해 좀 맵게 나오니 참조하세요. ^_^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열흘 정도 더 있을거라 얼마나 더 사진이 나오려나(또는 제 배가 튀어 나오려나)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라도 태국을 여행하시게 되면 매번 드시는 메뉴 말고도 다양한 것들이 많으니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