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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전역을 한지 2년이 지났네? 아직 예비군 훈련도 한창 남았고, 아직도 연락하는 전우들도 있어.
하지만 내가 얘기를 하고 싶은건 나와 군생활을 1년 가까이한 '고문관 선임' 이야기야.
※다짜고짜 반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쓰다보면 너무 열받고, 감정이입을 위해서 반말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뭐 고문관 후임 얘기야, 항상 나오는 얘기지만 고문관 선임얘기는 흔치 않지. 난 이때야 알았다?
"아랫사람을 잘만나야 하지만 윗사람도 잘만나야 한다."
나와 그 인간의 악연은 자대배치를 받은 3월에 시작되었어. 한창 쭈뼛쭈뼛한 자세로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서 침상에 앉아서 눈치를 보고 있었지.
근데 왠 선임놈이 뒤질나게 깨지고 있는거야. 그놈도 계급은 이등병이였는데 나보다 2개월 선임이라고 하더군. 뭐때문에 깨지는지 자세히 들어보니까
이놈이 군가를 못외우는거야..가사를 모르는건 당연하고 기본적인 음 조차 못맞추는거야. 천상, 음치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것 같더라고.
그래도 이런 말이 있잖아. "10번 이상 소리내어 읽으면 어느정도 외워진다." 라는 말. 근데 이놈은 예외였어ㅋㅋㅋㅋ
무슨 군가였는지 생각도 안나는데, 도저히 한 소절을 못넘어가는거야. 가사를 외우면 음을 못맞추고, 음을 맞추면 다음 가사를 까먹어.
지 분대장한테 머리를 두들겨 맞으면서 외우더라고.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자대에 적응이 되어갈 즈음, 그놈이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더군..자기 이름은 이XX라고. 근데 이놈이 뭔가 좀 부족해 보이는거야. 체격이 굉장히 둔해보이고 움직임도 굉장히 둔해보였어.
항상 선임의 눈치를 보느라 눈동자는 바쁘게 움직이는데 막상 몸과 머리가 따라가지를 못하더라고.
난 속으로 생각했지. "위험인물이다."
역시나 예상이 맞았어. 매번 갈굼을 먹고 욕을 먹는거야. 근데 내가 이놈이 불쌍하다는 생각만 들지 않았어. 자기 밑 후임을 엄청나게 괴롭히더라고.
자기 밑에 있는 이병 애들한테 안마를 하라고 시키는거야. 일단, 같은 이병끼리 명령을 한다는것 자체도 웃기지만, 그놈이 꼭 선임들 없을때 이등병들을 생활관에 집합시켜놓고서 지는 침상에 엎드리고 애들한테 안마를 하라고 하더군.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이 얘기는 금새 퍼져나갔어.
걔 분대장이 얘를 조지는거야. 너 진짜 그랬냐고. 당연히 아니라고 하지. 걔 분대장도 물증이 없는지라 알았다고 하고 끝냈어.
대신 나한테 비밀지시를 내리더라고."이XX가 애들 안마시키면 조용히 나 불러와라" 라고. ㅋㅋㅋㅋ그러고 몇일 뒤, 우리 소대원들이 족구를 하러 내려갔고 이등병들은 생활관에서 티비보고있었지. 역시나 그놈이 우리를 불러서 안마를 시키더라고. 난 조용히 그 분대장을 불러왔어.
현장적발. 덕분에 이XX는 뒤질나게 욕먹었지.
근데 이놈이 얼마나 쓰레기냐면..개인 장구류 검열이 1주일 후에 예정 되어 있었어. 탄띠며 수통, 야전삽, 개인천막 등등을 정비해놓으래.
근데 이놈이 며칠째 표정이 썩어서 안좋은거야. 직접 물어볼 수도 없어서 그냥 궁금해 하고 있는데 이놈이 지 동기한테 얘길 하더라고.
"나 야삽 잃어버린것 같다."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속으로 존나 좋은거야. 근데 거기서 끝난게 아니라, 이놈이 다른생활관 기웃거리면서
지 후임 이등병 애들 관물대 위를 두리번 거리며 유심히 쳐다보는거야.(관물대 위에 군장 및 야삽 등을 놓거든.) 난 이새끼가 지꺼 찾으려는 줄 알았어.
근데 그게 아니더군. 생활관이 비게되자 막 관물대에 스파이더맨처럼 매달려서 애들 군장에 결속되어 있는 야삽을 떼는거야.
그러다가 나한테 또 발각됐지. "지금 뭐하는거냐고. 애들꺼 떼는거냐고." 라니까 제발 조용히좀 하래. 뭐든지 할테니 비밀로 하래.
일단은 애들거 훔치지 말고 걍 얘길 하라고. 며칠 후 개인장구류 검열이 있었어. 근데 얘가 야삽만 없는게 아니라, 개인천막 지주핀이며 별에 별 게 다 없는거야. 훈련나간적도 없는데 도대체 어디에 팔아먹은건진 아직도 미스터리해.
그 뒤로도 사건이 어마어마 한데,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병장 달아서도 클래스가 영원하더라.
일단 반응 보고 반응 좋으면 얘기 또 쓰고, 반응 없으면 걍 목차 달아서 대충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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