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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d_16117
    작성자 : 탈퇴한회원임
    추천 : 10
    조회수 : 3467
    IP : 114.205.***.48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6/02/01 18:05:35
    http://todayhumor.com/?mid_16117 모바일
    [BGM]밴드 오브 브라더스 " 딕 윈터스' 소령의 일화.txt
    옵션
    • 펌글

    올 1월 2일에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주인공격이었던 실존 인물
    리처드 딕 윈터스 소령이 영면했지요.

    미니시리즈를 워낙 좋아했던 터라
    마치 잘 아는 사람이 돌아가신 양 기분이 그렇더군요.^^;

    돌아가셨다니 왠지 궁금증도 더 생기고 해서 이래저래 자료만 뒤적이다가
    그가 쓴 책 Beyond Band of Brothers를 구입했습니다.
    3월 중순부터 읽었으니 대략 2주 걸려서 완독했군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전쟁 과정의 디테일은 거의 생략되었지만
    인물들에 대한 평가나 윈터스 자신의 이야기 혹은 내면 성찰이
    무척 볼 만했습니다.

    특히 종전 국면과 독일 항복 후의 일화들이 재밌는 게 많더군요.

    전쟁이 끝났는데도 미군들 배급 상황이 별로 안 좋았나봐요.
    윈터스는 그래서 몸소 사냥총을 들고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록에 올라가서 염소를 잡습니다.
    그런데 총을 쏜 직후 눈밭을 굴러서 아래로 떨어졌답니다.
    아, 세상에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은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구나 했다고 해요.
    다행히 살았지요(앞 이빨 나가는 걸로 끝났대요). 염소까지 잡았답니다(명사수-_-;;;).
    근데 고기는 같이 간 오스트리아 산사람에게 주고 뿔만 가져와서 집에 걸었답니다.
    그리고 그후로는 절대로(!) 산에 오르지 않았다네요. 평생토록ㅋㅋㅋ

    소블과 관련된 일화도 있습니다.
    연대 보급 장교로 일하던 소블이 장교들에게
    노르망디 상륙 작전 때 쓰던 천에 인쇄된 지도를 모두 내놓으라고 그랬나봐요.
    안 내놓는 사람은 75.1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1945년에 75.1달러면 굉장히 고액이죠.^^;;
    윈터스가 속된 말로 야마가 돌아서 소블에게 이런 전갈을 보냈답니다.
    "Nuts!!(x까)!" 이건 바스통에 갇힌 미군에게 항복을 권유했던 독일 장군에게
    미군 지휘관 매콜리프가 보낸 답신을 그대로 갖다 쓴 거라네요.
    윈터스는 거기에다 자기 서명을 붙였답니다. "Richard D. Winters, Major, Commanding."
    한마디로 작정하고 소블을 깔아뭉갠 것이죠. 계급이 깡패다, 어쩔래? ㅋ
    드라마 속에서는 무척 자제하고 때론 유약해보이기까지 하는 사람 같지만
    굉~장히 터프한 사람 같아요.


    리처드 윈터스를 연기했던 데미안 루이스를 보면
    약간 곱상한 이미지가 있어서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데요
    실제 리처드 윈터스는 중대는 물론이고 101사단 전체를 통털어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터프한 축에 속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일화 하나.
    노르망디 강하가 하루 연기가 되던 날에 권투 선수 출신의 부대원과
    심심파적으로 5달러 내기를 하고 레슬링(-_-;;)을 했답니다.
    그 부대원은 발목이 부러져서 강하를 못했대요.
    그 소식을 들은 연대 사람들이 너나 없이 5달러를 들고 윈터스 앞에 줄을 섰답니다.
    그들은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나도 부러트려줘."
    ㅋㅋㅋ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일화.
    윈터스 소령이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뭐냐면
    우체국이 있는 건물로 간 것이랍니다.
    국세청이 함께 있거든요. 자기 장교 월급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러 간 겁니다.
    담당자가 벙 쪄서
    "이 친구야, 아무리 규정이 그렇다지만 자넨 그 돈 안 내도 돼! 그냥 면제할 테니 가라고."
    하고 만류를 했더니 윈터스가 이랬답니다.
    "제 몫을 납부하겠습니다. 전 미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러자 국세청 간부가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고,
    윈터스는 그 자리에서 세금 전액을 납부하고 집으로 돌아갔다네요.

    끝으로 굉장히 웃겼던 거.....
    5화에 나오는 전투 말이죠. 거기서 윈터스는 약속 신호인 붉은 연막탄이 터지기도 전에
    먼저 뛰어나가고, 그걸 보던 탈버트가 황당하다는 듯 "세상에......"이러지요.
    굉장한 희생 정신 같은 거, 솔선수범 앞장서는 리더의 자세를 상징하는 장면이지요.
    근데 사실은
    다 같이 뛰어나갔대요. 문제는 윈터스의 발이 중대에서 제일 빨랐다는 겁니다.
    1화에도 나오잖아요. 소블 다음으로 올라와서는
    다른 중대원들 이름 하나하나 다 부르면서 격려하는 장면.
    네덜란드에서 하필 그 발 때문에 혼자서 갑툭튀......^^;;;
    독일군이 그 때 왜 그렇게 대처를 못했냐면
    갑작스런 윈터스의 등장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방한 코트 때문에 동작이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큰 요인이었다고 합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책은
    이지 중대원 전체가 합심한 일종의 인생 정리 프로젝트였던 거 같아요.
    거의 약속이라도 한 듯
    이지 중대 장교 출신들 대부분이 2001년 드라마가 방영되던 시점을 2~3년 씩 앞두거나 지나서
    사망합니다.
    dvd 스페셜 피처나 드라마 매회 도입부에 생생하게 나오는 벅 콤튼이나 카우드 립튼 등등이
    다 돌아가셨고
    종국엔 장교 출신들 중에서 리처드 윈터스 혼자 남았다고 해요.
    그마저도 2011년 1월 2일에 사망하면서 이지 중대 장교들은 모두 유명을 달리했네요.
    작가인 스티븐 앰브로즈도 2003년에 사망했지요.

    이래저래 참 독특한 시리즈였고, 독특한 부대였던 거 같습니다.

    ps) 톰 행크스가 스티븐 앰브로즈 작가에게 판권을 구매하면서
    "제가 리처드 윈터스 역할을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쵸?" 했답니다. 그랬더니
    앰브로즈가 낄낄 대면서
    "자네가? 생긴 걸로 봐서는 소블이랑 판박인데....." 했다네요.ㅋ




    -------------------------------------------------------------------------

    햐..세금납부는 참..

    이분 돌아가실때 알리지 말라해서 사람들이 돌아가신것도 나중에 알았다 하더군요.

    R.I.P



    출처 http://dvdprime.donga.com/g5/bbs/board.php?bo_table=comm&wr_id=596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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