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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11062
    작성자 : 익명ZWhrZ
    추천 : 0
    조회수 : 484
    IP : ZWhrZ (변조아이피)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3/31 20:58:55
    http://todayhumor.com/?gomin_1611062 모바일
    관심있는 동아리 후배에게 노력중 입니다.
    이따금 오유나 다른 착함 넘치는 곳에 익명성을 빌어 

    연애를 하고싶다고 느끼는 동아리 신입 후배를 대함에 있어 조언을 구했었어요. 나이차는 1살이구요

    항상 저는 카톡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했었고

    기분 좋을 때 쓴 글들엔 '천천히 다가가라'

    기분 나쁠 때 쓴 글들엔 '아닌 사람은 어쩔 수 없으니 정리해라' 라는 뉘양스의 댓글들이 많이 달리더라구요

    처음엔 진짜 하루에 몇 번씩 아 내가 이걸 노력해서 되는건가? 아니면 나 혼자 설레발 떨면서 맘에 상처입으려고 작정한건가? 

    하면서 고민이 굉장히 많았죠.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걸 알아요. 제가 올리는 글들은 굉장히 단편적인 내용만 품고 있으니 댓글 달아주는 분들도

    일부분만 보면서 판단할 수 밖에 없겠죠


    그러다 오늘 그 친구랑 점심을 같이 먹고 싶어서 점심 제안을 했는데, 속이 아프다며 거절당하고 나서 굉장히 크게 낙심했어요

    내가 뭔 연애냐 싶어서 쭈그러들면서 동아리방에 공부하러 갔는데 한참 앉아있다 보니 그친구가 동방에 들어오더라구요

    알고보니 동아리 일 때문에 동방에 와야했는데, 일은 취소되서 사람들은 하나도 안온 상태에서 

    그 친구만 먼저 동아리방 와서 대기하려 하다가 붕 뜬거였죠


    솔직히 저는 그 친구가 외적으로 저에게 있어서 예뻐보이는 것도 처음에 컸지만,

    여태 예쁜 사람들을 보면 그저 지나가는 꽃처럼 '아 이쁘다' 하고 말았거든요 

    하지만 이 친구는 이런 면이 너무 좋았어요. 

    남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도 본인이 먼저 나서서 궂은 일 먼저 하고

    처음 카톡 연락 때 말도 제대로 못 놓고 쩔쩔 매고 있는 저에게 먼저 선뜻 '말 놓으셔도 되요!' 라면서 편하게 대하게끔 해주고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바쁘게 지내면서도 주말에 알바까지 하는 성실함도 그렇고

    이런 모습이 이쁘게 보이다 보니 그 친구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더 이쁘게 보이더라구요



    20대 중반의 나이를 먹을 때까지 이런 행동들이 처음이라 정말 많이 불안했어요

    내가 이렇게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 하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냥 이렇게 맘 먹기로 했어요

    어차피 동아리 여자애들끼리도 서로 연락 다 할테고

    제가 그 친구한테만 늘 사적으로 톡하는거 보면 둘 다 신입생같이 어린 나이는 아니니 내가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는걸 알겠지 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해요.



    오늘 저렇게 동아리방에 둘만 1시간 좀 넘는 시간 앉아서 거진 제 일방적인 이야기 폭탄이었지만.. 그래도 잘 들어주고 하면서

    전에 한참 취미였던 마술도 보여주면서 노는데 그 친구가 문득 날씨가 너무 빨리 좋아진다면서 꽃놀이가 가고 싶다고 시무룩해하더라구요

    그 자리에선 차마 얼굴 보고 같이 꽃놀이 가자는 말이 안나왔지만, 나중에 카톡으로 말해버렸어요


    한참 뒤에 처리해야할 일 하느라 정신없었다며 가볍긴 해도 네라고 해준거 보고 

    그냥 그 친구 성격상 착함 넘쳐서 예의상 해준 말일지 몰라도 오늘 얘기하며 쉬는 날도 알았으니 

    그 날에 맞춰서 장소정도는 알아보려고 해요 


    뭐 부담스러워할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뭘 하네 마네 하면서 거리 재면서 하는 일은 제가 싫어서 못하겠어요.

    제 눈에 이뻐보이는 사람이면 남의 눈에도 이뻐보일텐데 시도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누가 먼저 사귀어버리면 더 맘아플거 같고

    그냥 최선을 다 하면서 하는데까지 노력해보고, 그러는 과정이 부담스럽고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면 그 땐 정말 깔끔하게 포기해야겠죠.

    하지만 여태 늘 무기력하게 집에 박혀서 게임만 하던 제가 뭔가 밝은 느낌을 받으면서 

    늘 3일도 채 못 채우고 실패했던 1일 1식 6시 금식 다이어트도 열흘째 하고있고, 

    매일같이 혹시나 만날 기회가 되려나 하면서 공강에도 학교를 나가면서 햇볕도 쬐고 

    별 생각 없던 패션도 신경쓰면서 안경도 바꾸려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술김이건, 맨정신이건 숨기지 않고 난 그 친구를 좋아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게 앞으로 어찌 되던간에 좋다고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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