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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611001
    작성자 : 익명aGhua
    추천 : 6
    조회수 : 760
    IP : aGhua (변조아이피)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03/31 18:24:13
    http://todayhumor.com/?gomin_1611001 모바일
    어제 막내딸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 집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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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40대 중반 가장입니다.

    이번에 중학교 1학년 들어간  큰딸과 초4  둘째딸.... 그리고 애들 엄마 4가족이 삽니다.

    집은 30평 아파트에 자가(대출은 약30% 정도)

    평소 14년전 결혼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작년 초에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들어갔다가 세달 뒤에 직장에 문제가 생겨 실직...

    계속해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생활비며 대출이자 집어넣습니다. 

    제가 전문직일을 해왔던 터라 지금도 그렇고 비정규직 알바 차원에서 일을 하면서 과거 월급에 90%에서 120% 정도를 계속 갖다줍니다.

    그런데 일의 특성상 저녁에 해서 새벽에 끝나 퇴근...

    이런생활이 몇개월 진행됐는데...

    어제 저녁에 일 나가기 전에...

    아이들 엄마는 어디 무슨 볼일이 있어 급하게 나간 상황에 제가 저녁 먹은거 설거지 하면서 두 딸에게 씻고 공부하다가 자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막내딸...4학년 막내딸이 한창 사춘기가 오는지...반항의 계절인데요...이녀석이 송중기 나오는 드라마 봐야 한다고 눈 크게 뜨고 이야기 하면서

    따지더군요. 그래서 "10시 드라마는 보지말고 얼릉 씻고 내일 학교갈 준비, 숙제, 그리고 매일 문제 풀기로한 문제집을 풀어라" 라고 이야기 했죠.

    그랬더니 막내딸 왈 " 엄마가 봐도 된다고 했다구" 라고 큰소리로 악다구니를 치더군요.

    휴....갑자기 띵 했습니다.

    원래 제가 성격이 좀 유순하고 별로 말을 안합니다. 대신 애들엄마가 성격이 좀 불같은 터라 평소 제게 좀 잔소리가 심한 편이구요.

    이걸 보고 자란 애들에게는 집안 서열이 엄마>>>> 아빠  이렇게 인식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왜 엄마가 봐도 된다는것을 아빠가 막느냐....

    막내딸 아이의 이 말 한마디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집안에서 내 역할은 그냥 단순히 돈벌어다 주는 현금인출기 역할인가?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고 (계속 구직중입니다만 40대 중반에 쉽지 않네요) 있는 저에게 평소 애들 엄마의 잔소리와

    저를 무능력하다고 쏘아붙이는 핀잔...가장 마음 아팠던 것이 애들 앞에서 그렇게 이야기 한적 있다는거(애들엄마도 흥분하면 물불 안가리는

    급한성격인지라)...


    이런 일들이 주마등 처럼 흘러가네요.

    결국 설거지 마치고 조용히 옷갈아 입고 애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 아빠가 나갈께"

    이 한마디 하고 그냥 나갔습니다.

    애들은 평소보다 다른 저의 말투와 분위기상 아무말도 못하고...



    전 밤새 속상해서 일을 하는둥 마는둥...새벽4시에 마무리 짓고는 정말 못하는 술 혼자 마시다가...

    집에 안가고 일터 인근 찜질방에 들어갔습니다.

    4시 30분쯤 애들 엄마에게 보낸 문자 한줄 "미안하다 내가 인생을 잘못 산거 같다..."

    그리고는 핸드폰 배터리도 3%남아서 그냥 전원 끄고는 샤워한뒤에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찜질방 시끄러운 TV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11시 넘었더군요. 못하는 술을 과음했더니...

    다시 샤워하고나서 머리 말리고...옷장을 열고 핸드폰 전원을 켰습니다.

    부재중 전화 36통에 문자가 8통. 카톡 6통...

    모두 애들 엄마였네요. 

    잠시 충전하는중에 다시 애들엄마 전화가 와서 간단히 술먹고 찜질방에서 잠잤었다고 한마디하고 나중에 전화 한다고 하고는 전화 끊었습니다.

    제 머릿속이 정리가 안되서...

    결혼생활 14년만에 이런일은 생전처음인지라...그동안은 마누라가 큰소리치고 잔소리하면 제가 잘못되고 제가 무능력해서 그런걸로 살아왔엇네요...

    머리 정리하고 카톡으로 간단하게 어제 있었던일...그리고 제 혼돈된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집에는 안들어가고 간단히 속옷과 양말 사들고는 PC방에 와서 이런저런 작업도 하고 다시 일 나갈 준비를 합니다.

    일하기전에 애들엄마한테는 그냥 생각좀 정리하고... 전화로 며칠 바람도 쐬고 생각도 정리하고 오겠다고 말하려구요.

    애들이 있으니 차는 놓구 가려구요....

    집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좀 많이 생각하고 정리하고 집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내 존재는 과연 무엇인지...

    아니면 서로 편하게 제가 나와살고 그냥 매달 생활비로 지금의 월급정도 돈을 꼬박꼬박 붙여주고...

    전 그냥 지하 월세방이나 알아봐서 거기서 혼자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지금도 머리가 혼란스럽습니다.

    저한테 어떤문제가 있는지..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14년동안 당연히 그래왔듯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 무조건 돈벌어오고 애들엄마말 듣고 애들 눈치보고 살아야 하는지...



    휴...

    오늘 알바일도 그냥 안나가고 선배한테 이야기 하고...정말 어디 강릉이나 며칠 갔다올까 고민중입니다...


    어떻게 할까 많은 고민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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