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길어요! 쓰다보니까 진짜 엄청나게 길어졌어요! 세상에나!! ㄷㄷㄷ
고구마 삶아 먹는거 좋아하는, 고구마삶기입니다. :)
넉달전, 그러니까 작년 12월달 쯤 이유가 생겨서 정신의학과를 방문했고,
심리검사와 스트레스 검사를 통해서 우울감이 아주아주 높고,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경향도 보이고, 스트레스 또한 명불허전이라고,
오죽하면, 학생인 저한테 시집살이 3년차인 새댁의 스트레스로 비유하더라구요ㅠㅠ
내가 우울증이라니!!!!!!!!!!!!
오늘 할 얘기는 병원 다닌지 네달이 지난 지금에야, 우울증을 극복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 된 계기와
아니 그 전에 제가 어떤 상태였는지, 약을 먹으면서 어떤 점이 좋아졌는지, 지금의 상황이 어떤지도 말해드려야겠네요 ㅎㅎㅎ
길어질지도 모르니까 치킨 챙기세여!
[진단 받기 전] 리즈라면 리즈... 최악의 시기를 정점으로 찍어봤습니다.
자해요? 네에, 해봤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자해는 죽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다시 말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숨을 쉬고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숨을 쉬는 것 같지도 않고 몸이 축 쳐지는게 살아있는 사람같지 않아서 몸 한군데 상처를 내고, 피가 나는 걸 보고 느끼면서,
'아... 내가 살아있구나..'
라는 걸 확인하는 거에요.
그리고 전 초인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소린고 하닠ㅋㅋㅋㅋ 감각이 너무 예민해졌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시각, 후각, 청각, 촉각이 너무너무너무너ㅜ머누머누너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무 예민해져서 대중교통 이용하다가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는건 매일 있는 일이고, 복도 쪽에 앉아서 서있는 사람들과 닿지 않으려고 일부러
뒷 정류장으로 가서 타는 경우...는 경우는 무슨 맨날 그랬어요.ㅋㅋ큐ㅠㅠㅠ
초인이라고 한 이유는... 한겨울에 그렇게 두껍게 입었어도 겉옷에 스치고 지나가는 걸 다 인식(??)해서 그거에 다 반응해서 스스로
짜증과 스트레스를 받는거에요 엉ㅇ어어어유ㅠㅠㅠㅠㅠ
그리고 또 전 문맹이 되었습니다................ Aㅏ...........
문맹율 낮다는 대한민국에서 고등교육 다 받고, 대학교 지나고 꿈을 가지고 대학원을 왔는데
글자가 안 읽힙니다....
공부하러 와놓고 왜 글자를 못 읽니........................ㅠㅠㅠㅠㅠㅠㅠ
그 느낌을 설명하자면.... 글자를 그림처럼 보는 ??? 어휴... 그랬어요...
진단 받기 전엔 진짜 사람이 초토화가 되서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여가지고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말씀드릴게요 ㅎㅎ
[진단 후]
처방약의 초점은 스트레스를 낮추자! 그리고 호르몬의 활성/비활성 시간을 제대로 맞추자!!!였습니다.
의사아저씨 曰 : 사람의 스트레스는 오전 10시에 최고점을 찍고 점심 먹을쯤에 조금 떨어졌다가 퇴근할 때는 엄청 낮아진다. 하지만 넌 그렇지 않다. 항상! 언제나!!! 자고있을 때조차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는게 너다. 그러니 지금은 이 호르몬이 제때 나오고 들어가게 조절을 하고, 사람이 잠을 좀 잘 자게 평균 수면 시간 좀 맞추게 하겠다.
라고 하셨어요 ㅎㅎㅎ
수면시간이 나온 이유가, 진단 받기 전에 보통 하루에 4시간? 많이자면 5시간?적으면 3시간?????? 이렇게 잤었거든요 ㅎㅎㅎㅎ
몸이 쉴 시간이 전혀 없었다는 거죠
잠은 그렇게 중요한거에요!!!
그리고 스트레스 받는 환경을 완전 차단해버렸어요 ㅋㅋㅋㅋ 대학원생이 진짜 방학을 가진거죠 ㅋㅋㅋ
[나아진 점]
잠을 정말 잘 자고 있습니다 :) 하루에 꼬박꼬박 7시간?은 잘 챙겨자요 ㅋㅋ
나머지 두가지는 늦게나마 좋아졌어요.
대중교통 이용하는건 1월 말부터 좋아졌고, 대신 약을 안 챙겨먹으면 다시 예민해집니다 ㅠㅠ
글자 읽는거... 이건 2월 말부터 좋아졌어요 :)
글자 읽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해나 논리구조가 잡히지는 않네요 ㅎㅎ
차차 좋아지겠지요 :)
하지만 본론은 지금부터!!
ㅁㅊ 이제 시작이라니....ㅂㄷㅂㄷ
드등, 본론이 지금부터라니.........ㅂㄷㅂㄷ
오늘 얘기하려는 핵심은 내 우울증이 이러고 저러고 어쩌구 저쩌구가 아니에요.
그동안 사실 약 먹으면 낫겠지~ 아니 이것보단, 약 먹으면 괜찮아지겠지~~~~~
라는 엄청나게 무책임한??? 스스로에게 신경 쓰지 않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제 운동하면서 파박! 뭘 깨달았는데, 그 순간 파박!!!! 우울증도 더 낫고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는 글자들을 정리해서 논리를 보이고 싶더라구요.
(머리 속에 글자가 맴돈다는 것도 제 상태인데, 머리 속에 글자가 엄청 많아요. 근데 글자가 엄청 많기만 하고 차근차근 배열하는 방법을 까먹은 건지.... 그래서 논리구조를 만드는거나, 책을 보는데 이해하는건 거의 포기하고 반복적으로 읽고만 있어요...어허헣ㅋㅋㅋ 이 글에서도 보이지 않나요...? 뭔가 흐름의 어색함이라던가 문체가 일관되지 않다거나...?ㅋㅋㅋ)
전 재작년 친구의 권유로 무용을 취미로 작년 1월부터 시작했어요 (강추!! 무용 짱짱맨!!!!!)
그래서 작년엔 공부하다 힘들면 무용하러 가고, 일주일을 무용가는 날만 기다리기도 하고 주객전도가 된 날이..... 더 많았네요...ㅋㅋㅋ
어제는 새로운 수업을 들어가서 아는 동작인데도 순서때문에 하기가 쵸큼 힘들었어요.
근데 표정이 절로 찌푸려지는거에요.
표정 찌푸려지는 건 몇번 느끼긴 했었는데, 왜 무용할때만 그러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아서 안되는 동작 하면서 찬찬히 생각해봤죠.
무용하는 이 곳이 편한 공간인가? 여기 사람들이 편한 사람들인가???
다른 예가 하나 떠오릅니다.
학교가 떠오르죠.
학교 사람들이랑 있으면, 항상 어려운 걸 좋아하고, 재밌어하고 그럽니다.
하지만 다시 보니 그런 '척'을 한거죠.
스스로 '대단한 사람'인 척 어차피 그 어려운 것들은 당장 내가 할게 아니니까 좋아하는 척하고, 재밌어하는 척하고 그런겁니다.
그러니까 가짜로 흥미로운 '척'이 가능했던 거에요.
하지만 무용학원에선 그게 아닌거죠.
왜???????????
어쨌든간에, 당장 해야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서 확인할 시간이 짧게 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 시간 안에 순서를 기억해서 당장 몸으로 보여줘야하니까 '척'할 수가 없는거에요.
그래서 표정이 찌푸려진건, 당황스러운 마음 오로지 이거 하나로 표정이 나오는 거였습니다
표정에 이어진 마음을 인식하다니!!!!!!!
이런 관계를 인식해본게 정말 오랜만이랄지 처음이랄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머리 속이 엄청 처참하다는 것도 알았죠.
바로바로바로, 글자로만 가득하다는 거.
글자가 가득가득하지 그걸 배열하진 못하다는 거. 지금 가장 큰 문제가 그거지만 차차 좋아질거라고 생각해요.
마음-표정 관계 하나를 인식하고 나니까 이것도 더 좋은 표정으로, 다른 것도 더 좋은 반응으로 나타내고 싶다란 욕심도 생기고,
머리 속을 체계와 순서로, 논리적인 구조로 채우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 더더더욱 열심히 치료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
치료는 약물치료도 있지만 더 중요한건
스스로를 알고 파악해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급 마무리.
쓰는데 오래 걸렸어요 ㅠㅠㅠ 네시간 ㅠㅠㅠ???
정리 안되는 머리 속을 뒤져서 문장을 만드는 것도 ㅠㅠ 그걸 구조로 만들려고 하는 것도 ㅠㅠㅠ)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