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다가 제 자신이 미워지는 상황이 나오네요
어디다가 털어놓을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이런데다가 넋두리 하나 남기네요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귀찮으실테니 안읽으셔도 되요..
저는 정도 많고 배려심 좋다고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게임 상에서도 얼굴 안보인다고 그런 점들이 바뀌지는 않더군요
그런 제가 클랜에 들어서 사람들 만나고 재밌게 게임도 즐기면서 지냈어요
지내는 동안 좋은 아이템 나오면 저는 일단 파티원 목록 왼쪽에 캐릭 초상화 일일히 우클릭해서
프로필을 모두 살펴봅니다
이유는 파티원중에 저랑 같은 직업의 부캐를 키우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는지
또 그 부캐를 단순히 만렙만 찍어두고 안하는건지, 아니면 같이 노력해서 키우는건지 가늠하기 위해서예요
같은 직업의 부캐를 가진 클랜원이 한명보다 많으면 그때 고민을 하죠
누구에게 주기로 하면 못 받은 쪽에선 속상하지 않을까
단순히 이기적으로 키우지도 않는 부캐에 템욕심 때문에 달라고 하는 사람 나오지 않을까
그런식으로 템하나 나와도 조목조목 생각해보면서 누가 더 자기 부캐에 애정있는지도 보면서
최대한 아무도 속상하지 않게 나눔을 했거든요
반대로 다른 사람이 아이템을 얻었을때
제가 해당되는 직업의 부캐가 있어도 항상 양보를 우선시 해왔어요
괜히 나도 필요하다고 내색하면 서로 어떻게할지 어색해지기만 할 것 같고
서로 고작 아이템 하나 때문에 괜히 서로 감정만 상할 것 같고 (실제로 그런 상황을 전에 가입했던 클랜에도 몇번 봐왔죠)
그래서 클랜 분위기 조금 흠 갈 바에는 제가 조용히 내색않고 템욕심 안내고
다른 분들, 설령 소위 말하는 버스 타는 사람이어도 부캐 채우고싶다고 말하면
그냥 조용히 지켜 봤네요
그렇게 전 바보처럼 저한테 아무 득이 없는 태도로 지냈어요
근데 방금전에 디아 켜고 클랜파티로 게임 즐기고 있는데
좀 괜찮은 아이템을 클랜원1 이 먹었고 본인은 필요없다고 했어요
전 오랫만에 나도 한번 욕심 좀 내보자 하고
저 가지고 싶다고 해봤어요
파티중인 클랜원2 도 먹겠다고 하네요
전 속으로 "아.. 어쩌지.. 또 양보할까" 생각이 들어서 파티채팅으로 글씨 누르는데
마을에서 클랜원1이 템을 바닥에 놓자 클랜원2가 고민 없이 그냥 바로 드시고는 감사하다며 입 싹 싯네요
근데 이와중에 웃긴건
클랜원2 에게 템 양보해준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물론 본인은 모를거에요, 제가 부캐 있다고 내색을 안했으니까
그래서 기분이 팍 상하더라고요
다음에 또 템 나오면 주겠다고 클랜원1이 그렇게 말하고는 다음 균열을 열고 진행했어요
클랜원2 가 나가고 클랜원3 가 그 자리에 들어왔습니다
어이없게도 같은 상황이 거짓말처럼 똑같이 일어났습니다
클랜원1이 좋은 템 먹고 저도 탐나는 장비고 본인은 필요없다고 하니
이번에는 저에게 양보해주지 않을까
근데 클랜원3도 필요하다며 얘기하더라고요
그러자 클랜원1이 마을에서 아이템을 바닥에 놓고
저는 가만히 있었어요
분명 먹고싶은 템이긴 한데 이걸 먹고 클랜원3가 속상하지 않을까
또 이런 생각이 든거죠
근데 또 이런 생각이 들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바닥에 기둥이 그려지니까 바로 드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잘쓰겠습니다 한마디하고 그냥 끝나더라고요
클랜원1은 아이템 또 나오면 저에게 드리겠다고 말을 반복..
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선의의 행동들에 대한 보상이나
꼭 그런걸 기대해서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속상하네요
고작 게임이긴 한데 게임에서만 그치는 그런 일들이라면 좋았을텐데
이런 일들 솔직히 일상속에서도 겪어봤고
"사람들 참 이기적이다..."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알아주겠지" 생각을 품으면서
전 항상 착한 사람이었어요
근데 돌아오는건 그냥 만만하고 휘둘려도 되고 아무말 안할 사람으로만 찍힐 뿐이지
인정해주거나 감사하다는 인사 하나 없었죠
게임에서 마저도 이런 이기적인 모습들을 보게 되니
템도 못 먹고... 인정? 당연히 없죠 뭐
그래서 저는 착해서 손해만 보는 바보입니다
솔직히 클랜원들 이기적인 사람들도 아니에요, 쓰다보니까 제가 무슨 피해자 마냥 뉘앙스가 변질 된것 같은데
그냥 보통 사람들이거든요 비매너 행위도 없고
그냥 겸손하고 배려했던 행동들이 좀 허무하고
바보 같은 제 자신이 원망스럽네요
좀 삐뚤어져 볼까요? 남들 배려는 조금만 하고 내게 득이 되는 일이면 망설이지말고 제가 먼저 챙길까요?
누군가는 알아줄 선의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거 기다리다 지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