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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60493
    작성자 : 아저씨
    추천 : 33
    조회수 : 2651
    IP : 121.139.***.13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2/28 08:49:09
    원글작성시간 : 2007/02/05 08:58:2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60493 모바일
    우리는 닮은꼴
    흰 고무신을 신고 오신 선생님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어느 날이었다.
    마당에 지게를 세워놓고 땔감을 준비하고 있는데
    영어를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 흰 고무신을
    신고 찾아오셨다.

    당시 학생회 간부였던 나는,
    부끄럽다거나 싫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누추한 집으로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
    선생님의 방문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바위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던 선생님께서는
    누런 월급봉투를 통째로 내밀며 부모님과 상의해서
    진학 준비를 서두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선생님은 3년 간 학비 일체를 책임질 테니
    전혀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엉겁결에 봉투를 받아든 나는,
    집에 들렀다가 가시라는 말도 못한 채 멀어져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날 밤 나는 잠을 못 이루며 갈등했다.
    결국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내 힘으로
    공부하겠다고 결심한 나는 다음날 아침,
    선생님께 월급봉투를 돌려드렸다.

    졸업 후 1년 동안 서울에서 주경야독하다가
    아버님이 돌아가시게 되자 공부를 그만두고
    가족을 돌보았다.

    그 후 내가 군 생활을 마치기까지,
    가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군에서 제대한 후에도 우리 가족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다행히도 지난날의
    고생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이 모든 일이
    잘 풀려 사십을 훌쩍 넘긴 지금은
    그 시절에 쓴 빛바랜 일기장을 들춰보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그때까지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깊고
    넓은 사랑과 관심을 선생님으로부터 받았고,
    그 사랑은 내 삶을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몇 년 전, 선생님이 경상도 밀양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로 인사를 드렸더니
    삼십 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선생님은
    옛날의 그 일을 기억하고 계셨다.

    지금도 졸업과 입학의 때가 되면 흰 고무신을 신고
    찾아오셨던 선생님의 모습을 기억할때면
    혼자 눈물짓곤 한다.




    - 강 윤 휘 -


    -----------------------------------------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은
    선생님의 진심어린 격려의 말씀과
    신실함을 보여준 제자사랑의 행위는
    뭉클한 감동이 되어 가슴을 울립니다.

    오늘은... 우리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신
    존경하는 선생님께 전화 한번 드려보아요.
    아저씨의 꼬릿말입니다
    자식의 가장 큰 효도는 행복하게 사는것입니다.
    지윤이랑 덕윤이 사진 보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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