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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약속이 있어서 11시쯤 수원역에 갔다.
근데 약속한 애가(심지어 제발 와달라고 사정사정 했었음) 카톡 문자 전화 다 씹는거야. 존나빡쳤음 진짜.
하 시발 좃같네 인생 이렇게 생각하고 수원역 앞에 있는 헌혈의 집에 갔어. 적십자 비리고 뭐고 피가 모자라다는데 어떡해..
혈소판 헌혈은 자기네들 곧 점심시간이라서 안된다고하고.. 혈장은 왠지 안땡겼음. 그래서 신나게 전혈하니까 영화표를 주더라.
원래 헌혈 기념품 귀찮아서 안받는데 기분도 꿀꿀하고 빵꾸낸 시간동안 할게 없어서 수원cgv 영화관람권이길래 받았지.
영화관에 가보니 별로 볼 영화가 없었다.
시간대도 개막장이고(내가 간 시간이 12시 50분이었는데 1시간안에 상영하는 영화가 없었음) 보고싶은 생각 드는 영화도 없고..
그러던 중 설날에 시골 내려가서 봤던 킹스맨이 보였다. 킹스맨.. 재밌었지.. 그래 저거 한번 더보자. 1시 45분인가.
킹스맨 표를 끊는데 혼자 자리에 앉을만한.. 앉고싶은곳이 ㅠㅠ 없었다.
왜 둘둘이 짝지어져 있는게 이리도 눈에 띄는지..
그러다 찾은게 L15였다. L16이 끝이고 L15가 그 왼쪽인데 L15 왼쪽으로는 세자리가 있었다.
[설명충]---L9 L10 L11 ㅁ ㅁ ㅁ ㅁ ㅁ<-(L16)
그니까 한마디로 5자리 빈 자리가 있었다고.
근데 내가 L15에 앉으면 커플이 L16에 앉을리는 없고 도박수긴 하지만 1/2 확률로 L12와 L13에 커플이 앉더라도
나는 양 옆을 쾌적한 빈자리로 만들어서 영화를 볼수있잖아...
하여튼 그런 심산이었음. 영화 표 끊을때 나한테 민증검사해서 놀랐다. (본인 23살-사실 기분 좋았음.)
표 끊고 영화관 대기석 맨 뒤에서 혼자 핸드폰 만지면서 킹스맨 관련 평점이랑 이미지 배우 필모같은 거 찾아봤음.
남자가 보기에도 존나 멋있었거든..
근데 옆에 옆에 옆자리에 어떤 이쁘장한 여자애가 혼자 앉아있는거야.
[설명충]---나 ㅁ ㅁ 여자애
내가 먼저앉았는지 걔가 먼저앉았는지는 모르겠더라. 별로 기억안남. 근데 앉아있다가 본 그 여자애는 정말 예뻤다.
왜 혼자왔는지 궁금할정도. 그리고 혼자온게 맞다면 말이라도 걸어보고싶은ㅠㅠ 그런?
근데 걔는 걔고 나는 나지.. 별로 용기가 없었음. 아니 ㅁㅊ 영화관에서 아무리 둘다 혼자왔더라도 무턱대고 말걸고 그러는건 미친놈이잖아?
힐끔힐끔 쳐다봤지 궁금해서..눈치 챘는지는 모르겠지만 20분에 한번씩 한 3번 쳐다본거같음.
킹스맨 입장시간 다돼서 일어나는데 걔도 일어남..ㅋㅋ
그래.. 영화 볼만한게 이거 밖에 없지 지금..
들어가면서 생각했다.
아 쟤가 L14나 L16이면 좋겠다.. 혼자왔지만 둘이 보는 즐거움ㅠㅠ
근데 시발 그런건 소설이지 내 옆에 안오더라. 사실 들어갈때부터 내가 먼저들어갔고 뒤를 안돌아봐서
걘 어디로 갔는지 알수도없었음. 자리가 몇갠데 내 옆으로 오겠어..
뭐 원래 계획했던대로 내 왼쪽 3자리와 오른쪽 1자리는 빈채로 광고가 모두 지나갔다..
ㅋㅋ 이때까지 기분 보통이었음. 아니 사실 좃같았어 말도안되는 약속 뺀찌처먹은거때문에.
근데 갑자기 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M16 앉은 사람한테 말하는거야.
저기요 표 확인좀 해주시겠어요?
네?
뒤돌아보니까 그 여자애가 있는거야 ㅋㅋ M16에
어? 잠깐만.. M16이 잘못앉은거면 L16으로오려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L16으로 여자애가 왔음 ㅋㅋ
ㅋㅋ
ㅋㅋㅋㅋ
묘한 기분.. 앉자마자 L15와 L16사이에 팔걸이를 내리는 그녀ㅠㅠ ㅋㅋ 난 팔걸이 생각도 못하고있었거든.
많은 생각을 했다.
미친놈 같아 보이겠지만 아 시발 팝콘이라도 사올걸 말이라도 붙여보게(도대체 팝콘가지고 말을 어떻게 걸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교회막장씬에서 오른쪽으로 졸도할까?
아니면 그냥 말 걸어봐?
근데 난 그냥 용기없는 찌질이1이었다.. 영화보면서 옆에 막 힐끔힐끔 봤음..ㅋㅋ 관심있으니까 볼수밖에 없더라.
손톱은 반짝반짝 빛나고.. 내가 왜 손톱을 봤냐면 긴장이 흐르는 장면? 그런 장면 나올때 손톱을 탁탁 부딪히더라.
그래서 봤어. 그리고 뭐.. 하 ㅠㅠ 이쁘다..
영화 끝나고 불 살짝 켜진다음에 에그시 다시 나와서 술집들어가잖아. 그때 ㅋㅋ 묘하게 동작이 같았음.
나는 한번 봤으니까.. 영화 딱 끝나고 가방 챙기고 가방 매고 그 장면을 봤거든.. 걔도 그랬음.ㅋㅋ
그때 느낌이 왔다. 이건 뭔가. 운명이야.
그래서 막 따라갔다. 수원 cgv 에서 지하철역까지 쭈욱 내려가더라. 말 걸까말까 걸까말까 하다가
카드찍고 안으로 들어가면 말걸기 정말 힘들거같아서 앞으로 가서는 말걸었다.
나 : 죄송한데요 핸드폰번호좀 알려주실수 있으세요?
여자애 : 아..네..(웃었는데 매우 귀여움)
그리곤 내 핸드폰에 자기 번호 찍어줬다ㅋㅋ
기분 존나좋았음ㅋ
아래는 카톡이랑 영화표 ㅋ
그린라이트같음ㅋㅋ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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