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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597074
    작성자 : 309동1201호
    추천 : 26
    조회수 : 2906
    IP : 125.179.***.104
    댓글 : 53개
    등록시간 : 2016/02/27 13:16:08
    http://todayhumor.com/?gomin_1597074 모바일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필자 김민섭입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저는 다음넷에서 스토리펀딩 '나는 지방대시간강사였습니다'를 연재한 '지방시', 김민섭입니다. 오늘 18번째 에피소드인 '괴물에게 돌멩이 하나를 던지다' 에필로그를 발행했습니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굳이 오유에 글을 올리는 것은, 많은 분들이 보셨을 이전 저의 동료 배 선생님께서 올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쓰신 김민섭 선생님(309동1201호)께>"라는 글 때문입니다. 이번 스토리펀딩은 그 선생님께 드리는 저의 답글이기도 합니다. 배 선생님은 제가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었고, 특히 글의 여러 부분들이 모두 거짓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전 '저는 오늘 대학을 그만둡니다'에서도 썼듯이, 저는 대학이나 보직교수 측의 어떤 외압이 들어온다면 즐겁게 버텨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동료들로부터의 비난과 부정은 무척 서글펐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때만큼이나 무척... 아픕니다. "다 거짓말이야. 우리는 정말 잘 살고 있어."하는 소리는 그만 듣고 싶어요.
     
     
    이 글에서 무언가 해명하려하지는 않겠습니다. 이전 글에 제가 조금은 감정이 격해져서 단 몇 개의 댓글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런 글이 오가는 자체로 무척 민망합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책에서 제가 의도적으로 바꾸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음 쇄를 찍을 때 수정하는 것을 출판사외 협의해 보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학교명과 인명을 밝히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았던 강의 급여액과, 건물의 층 수라든지, 제가 강의했던 교과목의 이름 같은 것은 수정을 고려하겠습니다. (강의 급여액에 대한 부분이 유일하게 쟁점이 될 텐데, 찾아보니 6학점을 강의할 때 저는 1080만원 가량을 실제 강의료로 받았고, 8학점을 강의할 때는 1400만원 가량이 됩니다. 4학점을 강의하고 있다고 설정한 것은 선생님 글에 댓글을 달았듯이 학교명과 신원을 숨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12월에 출교선언을 하고서는 공식적인 모든 자리에서 저의 실제 급여는 1000만원 내외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의 소속 대학은 끝까지 밝히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기자들이 집요하게 물을 때도 그러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답했고, 그러면 그들은 곧 얼굴색을 바꾸어 존중을 표해 주었습니다. 저는 지방시의 사적 경험이 어느 특정 공간의 슬픈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에 대한 공적 비판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든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계속 그래왔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의 대학에게 아주 작은 돌멩이를 던지려 합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출간할 때도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기 힘들다는 사실이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은 별로 아파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건 뭐지, 하고 그저 한 번 바라봐 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여기에도 사람이 있다.”고 외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누군가 옆에 와서 작은 돌멩이 하나를 함께 던져줄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모든 ‘지방시’들이 연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대는 타인의 삶과 처지에 공감하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비로소 손을 내밀 수 있고, 누군가 내민 손을 맞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삶의 태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모두와 함께 ‘괴물’이 되어버린 사회에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져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대상이 꼭 대학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나약하고 평범한 개인으로서, 하지만 시대의 개인으로서 옳은 길이 무엇인지 언제나 고민하겠습니다.
    지방시, 김민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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