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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5951
    작성자 : 레몬샤벳
    추천 : 1
    조회수 : 1415
    IP : 58.125.***.172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6/01 23:06:39
    http://todayhumor.com/?panic_15951 모바일
    (단편) 살인마 3
    저희 아파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세련된 13층 아파트의 최고층보다 한층 낮은 12층에 사는 저희 가족은 

    1층이나 2층처럼 소음도 별로 없고 바람도 시원히 부는 전망 좋은 집에 대해서 항상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2년전까지 초고층인 13층에는 어떤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살고 계셨고 그들은 조용히 사셨기에

    저희는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행복하게 줄곧 4년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약 2년전 어느 날 13층의 부부는 시골로 이사를 가신다면서 조용히 집을 빼셨고,

    한동안은 새로 이사를 오는 사람 없이 조용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알콩달콩하신 할머니 부부가 이사가신지 약 5개월이 지난 후 

    13층에서 '쿵쿵쿵' 거리는 미묘한 소음이 매일 12시 자정마다 반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근 4일이나 연이어서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오자, 저는 한번 단단히 한마디 쏘아붙이러 윗집에 올라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상냥하신 부모님이 좀 더 지켜보자고 하셔서 저는 왠만하면 그저 참고만 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꼬마가 딸린 가족이 새로 이사를 왔나보다 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처럼 다음 날부터 소음은 들리지 않았고, 약 3일동안은 아무 소리 없이 잠잠했습니다.

    저도 저희 부모님도 새로 이사를 와 가구 설치 작업을 하면서 망치를 두들기며 시끄러웠나 보다 하며

    별로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지나갔습니다.

    이웃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것도 이사를 금방 와서 집안일이 바쁘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음이 제거된 지 4일째 되는 날, 학교를 마치고 오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매우 야윈 단발머리 큰누나가 조신하게 타더니 이상한 태도로 13층 버튼을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첫인상도 매우 이상하고 저희 아파트에서는 처음 보는 큰누나였기에

    아무래도 저희 윗집에 이사온 가족에게 온 손님인가 보다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큰누나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날, 다시 윗집에서 소음이 들려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게 훨씬 심각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무려 30분이나 주옥같은 소음이 계속 되고, 더이상 참을 수 없던 저희는 잠바를 굳게 껴입고

    매섭게 올라갈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누군가 시끄러운 소음을 참지 못하고

    올라가 항의를 하는지, 윗집에서 서로에게 비명을 지르고 찢어지는 소리를 내는 것이 들려왔습니다.

    저희는 그 소란스러움이 이내 잠잠해지고, 더 이상 소음이 들리지 않았기에

    13층의 소음 문제가 해결되었나 보다 생각하고 안심하고 잠들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날, 경찰이 13층을 드나들면서 조용할 줄 알았던 아파트가 더 시끄러워졌습니다.

    저희 가족이 주로 다니던 사진관의 주인 아저씨의 부인이

    칼로 온몸에 28군데를 찔려 숨진 채로 13층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진집 아저씨 부부는 7층에 사셨는데.. 

    그 날 이후로 아저씨를 아파트는 물론 사진관에서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소문으로는 소음에 시달리던 아주머니가 13층에 올라가 항의하려 했을때 살해된 것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그 소문을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과 닭살이 돋았습니다.

    만약 그 '쿵쿵'대는 소리가 시끄러워 한마디 하려고 올라갔다면,

    그 희생자는 아주머니가 아니라 오히려 저희 가족중 한 명이 됬을 수도 있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 윗집에서 소음도 전혀 들려오지 않고 범인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어쩌면 엘리베이터에서 본 그 큰누나가..

    기억의 한계가 있듯이, 1년이 더 지나간 지금은 그 큰누나의 형상이 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마 어딘가의 아파트에서 소음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분노에 가득차 문을 두들기길 기다리면서..

    여기까지 저희 아파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써보았습니다.







    [계속]


    출처

    웃긴대학 사린충동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6/02 23:34:23  211.202.***.143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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