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십대 중반처자입니다.
제 고민은 제가 끌리는 남자에대한 고민인데요
제 아버지는 예전부터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시는 일용직근로자
로 지방을 떠돌며 일자리를 따라 사시다보니 집에 저와 어머니만 단 둘이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 였습니다 같이있는 기간은 일년열두달중
많으면 한달정도.. 그것도 한달내내가 아니고 띄엄띄엄 다 모아서
한달정도 입니다.
게다가 외동으로 자랐기때문에 굉장히 외로워하며 자라났구요
어머니는 항상 몸이 안좋으셔서 저를 제대로 돌봐주시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혼자있는시간이 많아지면서 내향적인 사람으로 자라나게 되었지요 물론 십대후반부터는 외향성도 좋아졌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이미지는 강인한체력에 술을좋아하시고
다부진 체격과 호탕한 웃음소리..... 가끔 오는 아버지가 얼마나 반가운지
저는 아버지를 썩 좋아했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바람을 피우고 도박을하고 술주정을하고 사기를당해 돈을 날려도
어머니를 울리는 아버지가 미우면서도 왜인지모르겠지만 아버지와 영유아기때 형성한 유대감이 꽤 강하게 작용하더군요
엄마를 방치하고 내 교육에는 신경도 안쓰는 바깥으로만 도는 무심한 아버지... 미우면서도 어쩔수없는 내 아버지인지라 사랑하는건가봅니다.
그대신 절대로 아버지같은 남자는 만나지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늘상 가슴에 품고 하나의 굳은 다짐처럼 스스로에게 되뇌이길 수천번
성인이되고 시덥지않은 연애를 몇번하고 꽤 깊은연애를 하기도 했고 저는 만나온 그 남자들이 묘하게 닮아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랄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체격이 크고 다부졌으며 남자다운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진 괜찮은데 제가 더 놀랐던것은 제가 그 남자들에게서 아버지의 부재를 보상받으려는 듯한 심리가 무의식중에 깔려있다는걸 깨닫고나서였습니다.
내안의 내면아이가 고파하는 아버지의 따스한 마음과 손길...
애정어린 말투... 포근히 감싸주는듯한 품 등등
제 안 깊숙한 곳에 결핍되어있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마음의 굴을 남자들에게서 얻은 것으로 메꾸려는듯한 제게 놀랐습니다.
저는 지금껏 제 이상형은 지적이고 고상한외모를 가진 책벌레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하는줄 알고 그렇게 계속 자기최면을 걸고 있었는데
모든것이 수포로 돌아간느낌이라고 한다면 아시려나요...
아....나는 그러한 사람이아니면 마음이 가지않는구나...
나는 아빠와 닮아있으면서도 정말 내가 필요로 했던 아버지의 역할을 해줄사람이 필요한거구나...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습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저의 이런 마음을 안다면 어머니가 얼마나 속상해할지 눈에 보이네요.
저희 부모님은 현재 어머니의 강력한 요구로 이혼의 절차를 밟고있습니다.
아버지는 과거 젊었을적의 과오를 씻고싶어하지만
그러기에 어머니의 시간은 턱없이 많이 흘러버렸습니다.
남들 다 하는 남편과 손잡고 나란히걸어보기를 결혼생활20여년동안 결혼식장 들어갈때 빼고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불쌍한 우리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면목이없습니다.
아버지 추운날도 목수일 하시느라 툭하면 손발톱에 시커멓게 멍이들어 오시던 당신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밉네요
이제와 예순을 코앞에 둔 당신의 작고 초라해진 등을보니 어찌나 서글프던지요
차라리 내가 두분께 오지않았다면 더 나았으려나요
때로 제 존재에 대한 양가감정이 강하게 저를 괴롭히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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