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없고 30살 아재 이므로 구어체로 글을 씁니다.
그러니까 때는 이번달 4일 수요일 이었죠.
글을 보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누군가...한달 정도 온전히 이 아가가 무사히 클 수 있도록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상황...
처음 아이를 데려온 어머님도 사무실 직원도 급히 알아본 주변 사람들 중에도 없는 상황에~
바로!! 여기!! 오늘의 유머 동물 게시판이 마치 계시처럼 생각이 뙇! 드는겁니다.
"여기라면 반드시 이친구를 돌봐줄 천사가 이쓸 거시여"마치 이런 목소리가 들렸어요
급히 사진을 찍어 올리고 글을 10분마다 확인..확인...확인...
제가 쓴 글이....베스트...베스트....살아생전 첫 베스트....
아무튼 좋은 기분은 뒤로 하고 다시 조마조마 기다리던 도중
흔쾌히 연락처를 알려주신 분이 뙇!!!아직도 이때 기분이 생생합니다. 전화 받으시자마자
요래저래 사정 설명을 드리자 너무나도 흔!쾌!히! 그러겠노라 해주셨어요 ㅠㅠㅠ
역시 계시는 틀리지 않았구나!! 너무나 기분 좋았어요ㅋㅋㅋ
마침 전화 주신분도 제가 일하는 시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시에 사신다는 정보를 주셨으니...
요시!! 이제 전달만 남은 상황!!
6시 퇴근 원칙이나 5시 30분 사정을 팀장님 실장님께 설명 드리고
눈누난나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을 뙇! 했는데!!!
..........................................................깜빡했죠...................
이날이 연휴 시작인 것을..............
40분 동안 이동 한 거리 1km..........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도저히 안돼겠다 싶어서 연휴 후 호송 작전 제안을 위해 맡아주실분에게
실례를 무릎쓰고 전화를 해서 설명을 드렸는데.....
예비 냥엄마님: "ㅎㅎ그러시군요...ㅠㅠ저기...(미안함,미안함)그래도...오늘.... 받았으면 좋겠는데...(아쉽아쉽)"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물어봤습니다.
글쓴이: "저기....혹시 선생님, 고양이 맞이할 준비 싹 다 해놓으신건가요?"
예비냥이엄마님:....."ㅎㅎ 네...맞아요...빨리 보고싶어서...(수줍)"
글쓴이: ....."혹시 기저귀랑 분유 이런거까지 싹 다 사놓으셨나요??"
예비냥이엄마님: "ㅎㅎ....네....그래가지고요....ㅎㅎ"
이 때 정말 형돈이형 이 짤이 머릿속에 챱 떠올랐는데 드디어 이 짤 올리네요ㅋㅋㅋㅋ
아무튼...낮에 혼자 낑낑 돌아다니시면서 아직 만나지도 않은 새끼고양이 맞이할 준비 하시는 모습을 상상하니
아~ 그래 이분한테는 정말 믿고 전해드리는게 맞겠구나, 무조건 가자! 싶더라구요 ㅠㅠ
글쓴이: "늦더라도 꼭!! 무조건!! 가겠습니다!!!" 선언 후 가던 길 계속 ㄱㄱㄱ~~
음~ 일단은, 처음 아기고양이 데리고 계셨던 어머님 집앞으로 가서 아가고양이를 전달 받은 다음,
새로 돌봐주실 분에게 가는 동선이었어요~ 그래서 일단 어머님께 도착해서 냥이를 제 차에 실었습니다.
이때 시간이 오후 7시...원래 40분이면 갈 곳을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
ㅠㅠㅠ저 가방에 가득 천과 이불 깔아두시고, 옆에는 고양이 키우기 책이랑, 직접 손으로 쓴 편지까지 써두셨더라구요
저 가운데 수면양말 같은 곳에는 따뜻한 물을 넣어서 바로 그 옆에(이 사진엔 잘 안보입니다)고양이가 따뜻하라고 두셨더라구요
저 수면양말 옆에 세모난 검은곳에 고양이는 곤히 자고있었습니다.
어머님도 이미 기저귀 이따만한걸 사놓으셨더라구요 ㅠㅠ 이것까지 차에 싣고,
맡아주기로 한분이 믿을만한 분인것 같다, 이미 고양이 맞이할 준비를 다 하셨다더라~
말씀 전해드리고 차 출발하려는데....걱정되셔서 울먹울먹 하시며
계속 고양이를 보시고만 계셨어요, 더 속상해 하시기 전에 일단 출발 했습니다!
이제 해도 다 떨어지고~ 막상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거의 다 가보니 차가 얼마 안막히더라구요^^
드라이브 하는 기분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제 도착 전 화장실 들리기 위해 휴게소에 들린 뒤, 다시 출발 하려는 찰나
.....자동차 실내등에....녀석이 저렇게 자고있는 모습이....이제야 제대로 보이더군요...
자는거 깰 까봐 노래도 안듣고 조용히 가기만 하고 있었는데.....
이때 저 정말 표정 저랬을 것 같습니다...한 5분을 그냥 멍때리고 쳐다보다가....
어쨌든 예비냥이엄마가 기다리시므로..출발!!!
다시 출발 후 오후 8시 20분 경....어디선가 애기들 뾱뾱이 신발 소리가 들리기 시작,
그렇습니다...이친구... 이제 다 자고 일어나 울기 시작하더군요...
근데 울기만 하면 좋은데 저 가방 안에서 버시럭 버시럭 계속 움직이는겁니다 ㅠㅠㅠㅠ
가방에서 떨어져서 어디 사이에 끼거나 다칠까봐 조마x3
이때부터는 운전하면서 2~3분에 한번씩 실내등 켜서 애 위치 확인(가방에서 밖으로 떨어질까봐 ㅠㅠㅠ),+ 네비게이션 안내 따라 길찾기
때문에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ㅠㅠㅠ
이건 다 도착해서 차 세운 뒤....그래도 거의 도착할 때 되니 자기도 지치는지 저렇게 빼꼼히 얼굴 내밀고 쉬고만 있더라구요...ㅠㅠ
어쨌든....우여곡절 끝에 도 to the 착
드디어 도착 한 거시였습니다...도착시간 약 오후 8시 45분 경......
접혔던 허리와 조마조마했던 마음을 풀며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켜고있던 찰나....
마침 예비냥이엄마 님이 장소에 미리 나와계시더라구요 ㅠㅠㅠ
(서로 머쓱하게 1~2회 쳐다보다 말다 뻘쭘뻘쭘 하다가)
글쓴이: 아...저기...혹시 오늘 고양이?????.....
예비냥이엄마: 아! 맞아요~ 안녕하세요??^^
.....이때 확신이 들었습니다...오유에서 남자건 여자건 오징어라는 분들은 죄다 거짓부렁 하고있습니다
세상에 완전 귀엽고 참하게 생긴 처자분이.....아무튼 정신을 가다듬고
냥이 전해 드리면서 간단히 상황 설명 드리고(한숨 자고 일어났고, 변 상태는 좋아진 상태인 것)
잘 부탁드리고, 처음에 이친구 데려주신 어머님이 편지까지 써서 놓으셨으니 꼭 보시라고(너무 내용 궁금했지만 예의니까 전 못봤어요ㅠ)
하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네, 그렇게 하겠노라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앞으로 종종 고양이 어떻게 크는지 얘기 해주시겠다고 알아서 얘길 해 주시니 걱정이 사르르 다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
아.무.튼. 다시 저희 동네로 돌아오니 10시 쯤 됐더라구요~
친구들과 맥주한잔 하며, 이날 하루 아기냥이 호송 작전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
p.s 참 뭐랄까...이번 이 일을 겪기까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일, 밀린 업무, 어른으로서의 책임감도 중요하지만,
그래도..그런 것들 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하나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론 참 기쁜 일이었습니다.
p.s2 저도 몰랐던 부분인데...고양이 어미들이 사냥 나갔을때 모르고 이렇게 아가를 데려오는 경우가 있데요 ㅠㅠㅠ......
어머님께도 물어봤더니 그것까진 모르고, 그냥 놀래서 데려왔다고 하시길래, 다음부터는 꼭 하루쯤 뒀다가
어미가 있는걸 확인 먼저 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다른 분들도 혹시 애기 고양이 혼자 있는거 보시면 참고 바라요 ㅠㅠ
그럼 여기까지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글에 흔쾌히 연락 주시고,
또 추천으로 베스트 보내주신 그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