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매우 즐기는 편이다. 애정한다..
술마시는 평균을 내자면, 1주일에 횟수로는 3회이상, 마시는 양은 소주 2병내외
군대 전역후 학생때, 취업후, 직장짤린후, 재취업후, 공황장애후, 퇴사후, 현재까지 약 12년간 어떤 상황변화에도
꿋꿋이? 저렇게 마셔왔다.
아직 나이가 삼십대여서 인지, 타고난 유전자가 좋아서인지 어쨋든, 배가 나온 것 외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줄만큼 병이 든적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술이 내 육체에 영향을 주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대학때 학과회장시절에 졸업 선배를 '접대' 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만취하고 싸웠다. 이유는 상대가 초면에 반말을 했다라는 점 그리고 말투가
재수없다고 느꼈던 점으로 기억된다.
졸업후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반년만에 짤린 이유도 술이었다. 이유는 음주운전을 해서 면허 취소가 되었다는점. 차를 몰고 전국구 영업을
뛰어야 하는 직무로써 괴씸죄 추가 모가지..
그렇게 짤리고 1년이상을 놀았다. 그 기간에도 꾸준히 술을 마셨다. 하지만 다행히도 술로인한 사건은 없었다.
재취업후에는 영업직무 특성상, 술자리가 많은 회사 문화상 (남자들이 많아 솔직하거나 중요한 대화는 다 술자리에서 나왔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이 맞아 떨어져 또 술을 많이 마셨다. 그리고 문제들이 발생했다. 10년차 이상의 상사 혹은 선배에게 대들기, 4년8개월 직장 생활동안 4번을 그랬고 그것을 봉합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연애를 하는 기간 동안 (저번달이 5주년 이었음) 여자 친구와 딱 4번을 싸웠다. 그리고 4번의 싸움 후 모두 헤어질 위기를 겪었다.
4번 싸움의 공통점은? 역시 술먹고 벌어진 일이었다.
주사란 상대적인 것이지만, 냉정하게 나의 주사를 설명하자면 (블랙아웃이 오는 만취 - 3병이상 흡입시)
일단 나는 한번도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다. 테이블은 한번 꽝꽝 쳐 봤지만;. 즉 폭력을 휘둘러 본적이 없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10번 만취하면 5번은 웃고 떠들고 집에가고 3번은 숙면을 취하고 2번은 주사가 나온다.
그 2번의 주사가 문제였고, 속성은 '속좁음과 집요함'이다. 내가 주사를 부리면 상대방의 말 혹은 행동을 하나의 관점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끝까지 물고늘어져서 부정적인 감정으로 말을 한다. 즉, 상대를 짜증나게 만들거나 초라하게 혹은 나쁜놈으로 만든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왜 똑같이 만취를 했음에도 대부분은 별일이 없는데 몇번씩 저리 추태를 부릴까를 생각해 본적이 있다.
그때 내가 내린 결론은 '술먹기전 마음상태'. 즉, 술마시기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거나 뭔가 기분이 안좋았을때 그런 일이 벌어진다. 였다
하지만, 최근 저번주에 여자친구와의 4번째 싸움. 즉 만취후 싸움을 했을때 이러한 나의 결론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 나는 딱히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았고, 여자친구와 술자리전 기분도 나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날부로 인식 자체를 바꾸어 버렸다.
.나는 그냥 '알콜중독자'인 것이다. 주사를 부리는 원인같은건 알 필요도 없다.로
그래서 지금. 오늘로 금주 7일차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한 번더 내가 알콜 중독자임을 자각한 것은 술을 끊기로한 이틑날 저녁, 그다음저녁, 그리고 오늘 지금까지.. 계속 술이 먹고싶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금주 7일은 하나의 관점으로 보았을때 나에겐 대단한 일이다.
왜냐하면, 성인이후 내 인생에서 7일 이상 술을 안먹은 적은 단한번도 없었다는 것(군대제외)
다시말해, 지금까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고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내 단기 목표는 30일 금주이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하면 혼자먹는술, 친구랑먹는술 등 사적인 이유로 먹는 술은 평생 안하기가 목표이다.
업무특성상 공적인 술은 먹으리라 예상되는데. 참 기가막히게도 얼마전 면접을 통과한 나의 새로운 직장의 출근일이 다음달 10일부터다.
즉, 공적으로 술을마실 일은 앞으로 한달간은 무조건 없다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금주에 대한 완전한 당위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예를들어 위암에 걸렸다거나, 술먹으면 큰 사고를 친다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술에의해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낼 뻔 했고, 그러한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금주라고 판단 했으며, 완전금주를 우리만남의
필수조건으로 내가 약속을 했기 때문에 금주 노력을 한다. (맥주 한모금만 입에 대도 빠이빠이 내여친.)
나이가 들수록, 욕망과 감정을 중시하여 살고자 노력하고 변해가는 나 자신인데, 금주라니...참 아이러니한 기분이 드는 새벽이다.
앞으로, 술없는 인생에 어떤 변화가 발생할 것인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 기호중 대표격인 술마시기의 쾌락을 버리는 대신
내가 얻게 되는 혹은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