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주장하는 ‘유통 구조의 차이 때문’이라는 설명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 이들 기업들은 “한국은 제조업체는 유통망까지 갖추고 있는 반면, 미국은 유통과 제조가 완전히 분리돼 유통업체의 권한이 막강하다. 따라서 유통업체가 가격을 내리라고 하면 그 가격에 제품을 내 줄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이 말은 제조업체인 삼성과 LG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가격을 더 내릴 수 있다는 고백에 불과하다. 힘 있는 미국 유통업체가 “내려라” 하면 고분고분 내리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비싸다”는 호소를 아예 무시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 이들의 설명을 결국 “어차피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 결정력이 우리들에게 있으니 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해도 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