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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57723
    작성자 : 과거편의점
    추천 : 3
    조회수 : 755
    IP : 211.109.***.21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1/05/26 01:17:44
    http://todayhumor.com/?gomin_157723 모바일
    [브금] 내가 정말 사랑했던 편의점 여인네 1 ~ 4



    BGM 정보 : http://heartbrea.kr/bgmstorage/724135


    편의상 반말로 쓸게.
    익명으로 쓸 수 있는건 여기밖에 없어서 고민게시판에다가 써.
    이해해줘..

    늘 입에 담배를 물고 살던 나.
    그 날도 알바 끝나고, 집에가던 길이었어.
    담배가 떨어졌더라고..
    편의점에 들어갔지. 담배랑 한참 좋아하던 악마의** 커피 하나를 사고 나왔어
    근데... 그 알바생이 너무 예쁜거야.
    그냥 예쁘구나 하고 나갔거든?
    근데 생각해보니 버스카드 안챙겼네?
    잔돈 있던거 담배값으로 날린 상태였어
    그래서 들어가서 죄송한데.. 돈 좀 바꿔달라고 말했어
    바꿔주더라.
    다시 봐도 예뻤어.
    아무래도 안될거 같다..
    라는 생각 하면서 담배 한대 피고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지
    버스가 오더라고..

    그 때 날이 더웠는지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봐.
    버스는 그냥 보내버린뒤에..
    뭐 아무것도 모르겠고 일단 담배 입에물고 또 담배피기 시작했어.
    속은 타들어가고 용기는 없지만 해보자 생각이 들더라.

    다짜고짜 들어갔어.
    근데 아저씨 두분이 뭐 계산하더라구...
    일단 기다렸지.
    그리고 냉큼 다가가서 말 걸었어.

    "저.. 죄송한데..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전화번호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빤히 처다보더라고,
    눈싸움 거는줄 알고 나도 빤히 쳐다봄.
    웃으면서 번호 찍어주더라.

    와.. 세상에.. ... 이름도 모르고 번호만 냅다 받아왔어
    저장했지
    'ㅍㅇㅈ'
    다 필요없이 그냥 ㅍㅇㅈ

    그리곤 걍 편의점에 30분정도 눌러앉아서 얘기했어.
    사람들 물건 사면 뒤로 나와서 딴짓하고 또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별 얘긴 없었어

    그냥.. 번호 딴거 처음이라고..
    떨려 죽을뻔 했다고..
    분명히 내가 번호 달라는 첫 사람은 아닐거라고 말했더니
    그렇다네. 편의점 알바생에게 번호따는 사람 많구나..
    는 쓸데없는 생각도 잠시.

    궁금한거야. 그 사람들에게도 번호 알려줬는지
    근데 내가 처음이래
    웃기잖아, 내가 뭐 잘났다고..
    군대 전역한지 얼마 안돼서 머리도 짧고 키도 175cm가 안되는 작은킨데.
    근데, 눈빛이 마음에 들었대.
    번호 받을때 그 눈 빛.

    -----------------------------------------------------------------------------------

    아무튼 그 눈빛이 마음에 든다며 받은 번호야
    나 무지 기쁘더라.
    될대로 되라! 하면서 들이댄건데 받은거잖아
    너무 기뻤어
    근데 이름도 모르고 30분간 죽치고 얘기하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겠더라고
    어느덧 해가 지더라.
    어쩔 수 없이 가야겠다며 나갔어
    퇴근때까지 기다리기엔 좀 그랬거든

    그래서 연락줄게요 해놓고선 집으로 돌아왔지
    집에가는길에 문자 했어

    "즐겁던데요? 나중에 영화 한 편 봐요."

    답장이 없어
    초조해 하지말자..
    기다렸지
    2시간 뒤에 답장 도착!

    "알았어요, 2주뒤에 영화봐요."

    2주야. 2주
    데이트 한번 하는데 무려 2주....
    기다리다간 내가 죽을 것 같은거야.
    도저히 안되겠더라?
    승낙은 받아서 기쁜데 뭔가 찝찝해. 이건 아니잖아.
    난 매일 보고싶은데..

    그 때 부터 시작됐어.
    매일 찾아가기 시작한거지.

    일 끝나면 매일 그 편의점에 가는거였어.
    그리곤 말 했어.
    "혹시, 매일 찾아오는거 부담되시면 말씀 하세요."

    그렇게 일주일쯤 지나서.. 좋아하는 남자라던가 뭐 이런거 다 물었는데,
    말해주더라. 이것저것 말해주는데.. 사실 키 큰 남자 좋다면서..
    가슴 아팠지만.. 어쩔 수 없는거라.. 마음에 담아두지 않기로 결정.
    그리고 하나 더.
    사람 사귈때는 한 달 정도 만나보고 결정한다고.

    난 어쩔 수 없는거잖아
    한달간 추석끼는 바람에 3일, 그리고 주말 제외하고는 매일 찾아갔어.
    그 사이에, 영화관 데이트 한번했고.

    그리고 29일째 되는날 나 잠수탔어.
    애좀 태우려고. (사실 이게 먹힌건지는 모르겠어)
    31일째 되는날 만나서 고백했어.
    뭐 남들처럼 거창하겐 안했고...
    카페에서 조용히 손잡고 속삭인거 말곤 없는거같아.

    그렇게 우리의 1일이 시작됐어.

    문제는 그 뒤에 일어난거지...

    -----------------------------------------------------------------------------------

    그래 그렇게 사귄지 딱 50일 쯔음 되는 날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어

    50일이 지날쯔음.. 가족 여행을 갔거든?
    그 때 밤중에 전화가 와.

    "오빠, 뭐해?"
    "어, 가족여행와서 지금 강원도야. 왜?"
    "오빠, 나 진짜 좋아해? 좋아해서 사귀는거 맞아?"
    "어, 진짜 좋아서 사귀는거지. 왜?"
    "친구가 오빠 닮은사람 여자랑 같이있는거 봤대서.."
    "가족여행이래두.. 정 못 믿겠으면 니가 말한 손모양이랑 여기 팬션 간판 찍어서 보내줄게"

    그래서 사진 한장 찍어서 보냈더니, 그재서야 믿더라.

    한동안 잠잠하더니 밝혀진 문제점..

    첫째. 술 좋아 한다는것.
    둘째. 친구가 많다는것.

    이거였어.

    난 이런 여자들 경험이 없다보니... 아무것도 몰랐지.
    난 정말 그 여자를 사랑했으니까 다 이해하려고 노력했어.
    20살 어린 나이니까 술 좋아할 수도 있지.
    20살 해방감에 술 많이 마실수도 있지.

    다 웃어 넘겼지.

    여자친구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더라..
    "오빠, 유리 좀 데려가세요...."
    "어디예요?"
    ..............
    찾아갔는데 이미 인사불성.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애는 쓰러져있고...
    집에까지 업고갔어.
    자다깨서 모자만 딸랑쓰고 나갔는데, 걔네 집 몰라서 헤매다가 겨우 찾아갔지.
    업어서 택시타고 집에까지 데려다 놨어.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또...

    나 이쯤되니까 화가 나더라고.
    못버티겠는거야.
    말했어. 여자친구에게 화내면서 "어쩜 그러냐고,
    '나 보곤 못만난다 그러더니, 매일 술마시고 이렇게 쓰러지기만 하냐고"

    "친구들하고 잡은 약속인데 어떡해.."

    기절하겠더라
    여태껏 나 못만난게, 다 친구들하고 약속 때문이었던거지..
    다른것도 아냐 술 약속.

    알바 하면서 받은 돈 다 술값으로 내면 옷같은거 어떻게 사?

    그 때 또 한번 받은 충격..
    "1차는 우리끼리 놀고 있으면 남자들 합석하고, 남자들이 돈 내서 괜찮다고.."

    여태껏 밤에 남자들하고 술마시며 논거였어..?
    집엔 꼬박꼬박 들어가서 안심했는데.. 남자들껴서 노는거였어?

    미치겠더라고...

    -----------------------------------------------------------------------------------

    걔 자랑 잠시하고 시작할게..

    솔직히 말해서 진짜 예뻤어.
    걘 키는 작은데, 몸매도좋고, 예쁘기도 하니까(예쁘기보다 귀여운 외모?)
    남자들이 안건드리기 힘든, 그런 여자애였어.

    그러니까 난 더 걱정,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거지..
    하루하루 걱정만 하다가 다 보내는거야.
    나만 심적 고통을 안고 지내는 기간이었어..
    그 동안 자연스럽게 마음이 멀어지는거지
    그래도 시간은 흐르더라..

    어느덧 2010년 2월이야..
    2월 14일이 설연휴에 껴있던날이잖아.
    2월 13일 토요일에 발렌타인 데이라고 초코렛 갖다주더라고..
    받고 기분좋아야 하는데 난 왜 점점 우울해져가는지..
    기분이 좋지 않은지..
    남자들이랑 뭔 일 없었던건 알아
    분명히 술만 마신거 아는데도 내 기분은 나아지질 않더라.
    심리적 문제였겠지..?

    그렇게 설 연휴가 지나고 헤어졌어.

    이동네가 좁고 좁아서 가끔 마주치면 목례정도만 하고 지나가는데..
    사실 아직 그 기억이 나.

    함께 웃던 그 시간
    함께 했던 그 공간

    뭐든지 다 이해하려고만 했던 내가 멍청한거였어..
    아직도 생각이 나네.

    헤어진지 1년이 지났는데 가끔은 생각이 나.

    내가 많이 좋아했었구나... 근데 다 추억으로만 남아있겠지?

    형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주절주절 썼는데, 고민이라기보다 넋두리 풀었네. 미안, 그리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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