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성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또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120만 원이라는 식비를, 그것도 국민의 혈세인 당비로 지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인터넷 <프리존뉴스>는 1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회동을 가졌다”며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강 대표가 JP에게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지원해달라고 부탁했고, JP는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내가 전국을 돌겠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나서 기분이 좋아진 두 사람이 60만원짜리 고가의 술을 시켜 나눠마셨고 결국 술값을 포함, 총 120만원의 나왔다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이 비용을 당 대표실에서 계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재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 대표가 120만원이라는 거액을 밥값으로 지출했고, 그 비용을 국민의 혈세로 충당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열린우리당은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영교 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도대체 어떻게 식사를 했기에 이런 거액의 식대가 나오는지 참 허탈하다”고 언급하면서 “그 주인공이 바로 민생경제를 외쳐대던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였다”고 지적했다.
서 부대변인은 이어 강 대표가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마구 비난해대며 자신이 민생을 책임지겠다고 민생경제 회담을 제안했다”며 “이런 사람이 60만원짜리 술을 곁들인 120만원짜리 식사를 했다. 사람이 이렇게 이중적일 수 있을까”라고 비판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의 자금은 국민의 혈세인데, 이를 갖고 120만원짜리 식사를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이 모든 내용이 사실인지 한나라당이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나라당은 반 서민적 행보, 혈세 낭비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를 겨냥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며 당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국민의 혈세로 비용처리를 했는지 조사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강 대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 대표는 1월 4일에 있었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외설 논란을 낳아온 <문화일보>의 연재소설 ‘강안남자’와 관련, “요새 (소설의 주인공) 조철봉이는 왜 그렇게 (섹스를) 안 해? 옛날에는 하루에 세 번씩도 하더니. 요즘은 철봉이 아니라 낙지가 됐어”라고 도에 넘는 발언을 해 당 안팎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발언으로 인한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그는 다음날 나경원 대변인을 통해 “경위를 불문하고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사과했고, 비공개로 진행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위야 어째됐든 당에 누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후 강 대표는 논란에서 벗어나 야당 대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를 입증하듯이 26일에 있었던 신년기자회견에서 참여정부의 4년을 ‘잃어버린 세월’로 규정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에 대한 어설픈 진단, 억지 논리, 짜깁기 통계, 무책임한 낙관론으로 잘못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에게 민생경제회담을 제안했고, 이 제안이 수용됨에 따라 오는 9일 청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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