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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1570
    작성자 : 당직하는애
    추천 : 65
    조회수 : 5534
    IP : 210.103.***.225
    댓글 : 156개
    등록시간 : 2015/09/30 00:12:23
    http://todayhumor.com/?soda_1570 모바일
    가족이 화목하지 못해서 사이다인 이야기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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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후반 여징어입니다.
    한풀이 같은 글이라 길어요. 


    저는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 사는 목표는 생존이었습니다. 진짜 진짜 가난했거든요. 
    친가는 7남매 외가는 8남매지만 친척 누구도 먼저 나서서 도와준다 하는 사람 없더군요.
    가스가 끊기고 전기 끊기고 집이 없어서 세간살이 트럭에 싣고 그안에서 잘때도요... 정말 그려놓은듯이 가난했어요.
    10년 전쯤인가 엄마가 위암 초기진단 받았을 때 삼촌이 너는 아직 어리니 보험수급자 자기한테 돌려놓으라고 한거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돋음.

    부모님 두분모두 일하시다 중학생때 아버지 먼저 가시고 진짜 여러가지 일을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제일 접하기 쉬운게 전단지랑 신문배달, 부업같은거였는데 신문배달은 어리고 여자라서 안써주시더라구요.
    우기고 우겨서 조간, 석간신문에 전단지 집어넣는 일하면서 급식비 내 손으로 벌었습니다. 
    고등학교 가니까 카페같은데서 일할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급도 괜찮았고, 몸이 힘들지 않아서 여유시간에 공부도 할수 있었고..
    그렇게 대학에 가고, 나름 전문직으로 취업했습니다. 
    졸업과 거의 동시에 취업해서 엄마랑 참 많이 울었습니다. 엄마가 처음으로 졸업식에 왔어요. 
    초,중,고 한번도 입학, 졸업 못보셨는데 학사모 씌워드리고 사진 찍고.. 이런 일상이 가능하다는게 신기했어요.
    그리고 이날 첨으로 외식도 했어요! 23살에 첨으로 아*백에 갔는데 엄마도 저도 이런데가 처음이라 막 떠듬떠듬 주문하곸ㅋㅋ
    지금은 가서 투움바파스타 달라고 말하는 차도징어 

    엄마는 착해서 그렇게 안도와주는 친적들이지만 제가 졸업을 하거나 입학을 하거나 하면 친척들한테 말하셨나봐요.
    취업이 결정되니까 또 그걸 말했고, 등돌리던 친척들한테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ㅋㅋ
    언니 누구 결혼하니까 와라..
    오빠 누구 약혼하니까 와라
    조카 돌이다 조카 생일이다 조카 유치원 입학한다 조카 재롱잔치다...
    이상하죠.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족은 엄마랑 아빠밖에 없는데 돈이 생기니까 가족도 생기더라구요!
    엄마가 가라니까 그냥 다 가서 호구짓하면서 돈도 내구 왔어요. 명절에도 오라는데 그건 안갔어요.
    명절에도 일하는 직군이라 갈수도 없었지만 가기도 싫었고, 엄마 혼자 명절 보내는 것도 싫고 

    그러다 나이먹으니까 이제 소개팅을 빙자한 선을 보라고 하더라구요.
    엄마는 또 생각해주셔서 그런거니까 그냥 밥만 먹고 오라고 하셔서 나갔어요.
    세상엔 참 병신이 많다는걸 느끼게 해주더라구요. 고모님 참 감사합니다. 니가 소개해준 사람들은 하나같이 병신탈춤을 추네요.
    아마 같은 사람끼리 친해서 그런거 같아요. 
    그렇게 병신같은 사람 소개해놓고 소개비를 줘야한데요. 자기한테 선 1번볼때마다 20만원씩 줘야 좋은 사람 만나게 해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들으면 성매매 알선인줄 알겠음.

    여기까지도 저는 인내로 엄마만 보고 넘겼어요.
    그러다 작년 이맘때쯤인가 가족모임이 있으니 꼭 오라고 거의 협박처럼 사촌오빠한테 연락이 왔어요.
    출근이라 못간다고 했더니 너는 가족도 아니냐고 합니다. 언제는 가족처럼 대해줬나.. 빠득빠득 우기길래 아까운 월차써서 갔어요.
    가족모임의 주제는 가족봉안당이었고, 지금 있는 선산을 개장에서 가족봉안당을 지을테니 모두 모두 돈을 내라는게 주 내용이었어요.
    형제마다 할당금이 있는데 우리집은 막내라서(아빠가 막내아들이에요) 좀 더내야 한데요.
    각자 돌아가면서 의견을 내라고 하길래 의견을 냈어요.

    나는 인지가 시작된 나이부터 여기있는 어느사람도 가족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고, 여기 계신분들의 도움덕에
    누가 서달라는 연대보증을 서서 빚도 져봤고, 그 빚덕에 추운겨울에 트럭에서도 자보고, 그거 값아준다고 우리아빠는 일하다 과로로 돌아가셨는데
    내가 죽어서 까지 여기 있는 사람들하고는 못있겠습니다. 안녕히들 계세요.

    엄마가 옆에서 그만하라고 우는게 아련하게 들리고 오빠가 막 소리지르고 큰아빠가 소리지르고 고모들이 달려드는것도 보이고..
    암튼 달겨드는 고모때문에 식당테이블에 찍혀서 이마가 살짝 나가긴 했어요. 치료비 안내면 고소하고 소송걸꺼라고 해서 치료비도 받아챙겼고
    너는 우리집안 사람도 아니야! 라고 해서 엄마호적으로 옮겼어요. 

    그게 딱 1년전 입니다.
    올해 설에는 저도 엄마도 일해서 명절을 못보냈고 이번 추석에 처음으로! 생에 처음으로! 엄마랑 둘이 보냈어요.
    이제 더이상 엄마가 일할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그동안 모은 돈도 있고 저도 적지않게 벌고 있어서 엄마는 일 그만하시게 하구 
    전업주부로 취직시켜드렸어요. 진짜 나쁘죠. 저는 나쁜 딸이니까 힘들게 움직이라고 요가학원도 등록해드렸어요.
    추석날에는 출근이라서 어제 둘이 같이 전부치고 국도 끓이고 아빠 좋아하던 산적도 만들고 아빠 사진놓고 둘이서 처음으로 음주도하고..
    딱 지금처럼만 행복했음 좋겠어요. 

    어디 쏟아놓을 곳이 없어서 적었는데 참 기네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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