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 탈퇴한 회원인데 마땅히 글 올릴 데가 떠오르지 않아서 재가입 후 글 남깁니다.
오늘(15일) 오후 9시경 동해시 천곡동에서 고양이를 주웠습니다. (주웠다는 표현이 불쾌하신 분께는 죄송합니다. 마땅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네요.)
띠아모동해천곡점 카페 창가서 혼자 책을 읽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카페 포치로 올라와서 기웃기웃 하더군요. 귀엽게 생겨서 알바생과 주인아주머니와 사람들 이목이 집중 됐습니다. 열린 문틈으로 들어와서 주인아줌니가 다시 안아서 내보냈어요. 굉장히 순하고 털이 깨끗해서 다들 "주인 있는 고양인가?", "사람 손을 탔네"등 한마디 했었습니다.
저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너무 순하고 귀여워서 읽던 책 덮고 카페서 나왔습니다. 야옹아 하면서 조금 따라다녔는데 이 가게 저 가게 들락날락 하더라구요. 제가 손을 내미니까 자기 얼굴을 손에 부비적거리고 품에도 안기고요. 그때까지 주인이 있다는 생각은 안하고 그냥 고양이가 순한갑다 했는데 품에 안으니까 막 씻긴 샴푸냄새가 나더라구요. 주인 있는것 같습니다. 아마 사람을 따르는 것도 그때문인것 같아요.
처음에는 근처 상가 고양인가 싶어서 품에서 내려놓고 지켜만 봤는데 이 가게 저 가게 들어가면서 쫓겨나기만 하더라고요. 주인 찾는데 어딨는지를 모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길고양이처럼 길에 익숙하지도 않아요. 강아지처럼 겁없이 차도로 가고 지나가는 사람들 발치에 앵기고 그랬어요.
한 40분 정도 야옹이 주위 맴돌면서 주인 나타나기를 기다렸는데 주인은 안나타나고 야옹이는 차도랑 공영주차장으로 뛰어들고 그때마다 안아서 다시 인도로 데려오고 그랬습니다. 결국 주인이 근처에 없고 이쪽으로 오지도 않을거라 판단돼서 동해시청에 전화해서 사정을 말하니 담당 직원을 보내준다 했습니다. 20분 정도 우리은행 옆 엘지유플러스스퀘어 앞에서 기다리니 직원 두명이랑 차가 와서 야옹이를 박스에 넣어 데려갔습니다. (동해 사시면 오늘 흰색 니트 입고 로타리 앞 사거리에서 발 동동 구르던 저를 보셨을지도..)
저는 본가는 따로 있고 동해서 자취하고 있는데 동물을 키울 형편도, 책임감도 안돼서 데려오지는 못했습니다. 당장 내일 본가 올라가야 해서 맡고 있기도 난처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데려와서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 한들 주인이 인터넷을 할거란 보장도 없기에 제일 옳은건 시청에서 데려가는 거라 판단했습니다. 근데 지금은 걱정이 좀 되네요.. 좀더 알아봤어야 했는데.. 좀 맡고 있다가 시간 지나면 안락사 시키고 뭐 이런거 아니겠죠? 주인 있는 거 확실하다고 꼭 잘 데리고 있어달라고 말은 했는데..ㅜ
혹시나 싶어 인터넷에 글 올립니다. 씻긴지 얼마 안된듯한 샴푸냄새에, 깨끗하고 정돈된 털에, 사람 손 타고 세상물정 잘 모르는(?)거 하며, 누군가 찾으려고 이가게 저가게 기웃기웃하던 모습이 고양이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집고양이 같았어요. 지나가던 사람들도 다 쟤 주인 있나보다 한마디 하며 지나갔고요.
주인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