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주든 삼라만상이든 딱히 그 시작도 끝도 없이 다만 순환,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기준과 입장에서 빅뱅이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빅뱅이론이란 간단히 말해서 우주가 어떤 한 점에서부터 탄생한 후 지금까지 팽창하여 오늘의 우주에 이르렀다는 이론입니다. <신> 내지 <인격신>의 설계에 의해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창조론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빅뱅우주론은 우주가 팽창하는 것을 설명하는데는 용이하고 현재 과학 이론으로서는 우주 팽창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이론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충분한 존재 의의와 가치를 가진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한 특이점을 설명하는 과학 이론이 아닌 아닌 우주의 시작점을 설명하는 과학 이론으로서는 빅뱅이론은 그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빅뱅이론은 그러면 빅뱅 그 이전에는? 라는 질문에는 침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는 창조론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그러면 그 <신>은 대체 누가 만들었는데? 결국, 네가 마음 속에서 상상해낸 것 아냐? 누군가가 상상해 낸 <신>을 넌 그저 믿고 의지하고 있는 것 아냐? 라는 질문에 창조론자들은 침묵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어떤 책을 들이밀면서 그것이 진리 자체라고 주장하긴 할 겁니다만 ^^;;;)
우주 팽창을 거슬러 우주 팽창이 시작되었다고 여겨지는 한 시점을 특이점으로 삼은 빅뱅이론은 이 특이점을 우주의 시작점과 동일하게 고정시켰기에, 빅뱅 이론 전에는 우주가 존재한다고는 상상 조차 할 수 없고 그저 <무>에서 <유>가 나왔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헌데, 나는 완전한 <무>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나 조건들-에서 <유>-인간의 시야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지에 상관 없는 일체의 물질, 에너지 등이 존재하는 상황이나 조건들-가 나왔다는 것을 상상 조차 하기 힘듭니다. 아무 것도 없는 완전한 <무>에서 <유>가 그것도 가시적인 <유>가 나왔다.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닌 과학이나 과학자들이 그렇게 믿고자 하는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모순은 빅뱅이론이 우주 팽창의 특이점을 우주의 시작점과 동일하게 설정한 것에서 근본적으로 발생합니다.
빅뱅이론 그 이전에도 빅뱅이 발생하기에 충분하고도 충분한 환경과 조건 및 우주 팽창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초기 우주 등은 이미 존재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물론, 팽창하는 우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기라 볼 수 있는 이 <초기 우주>에도 물질과 에너지, 질서와 균형, 충돌과 교류, 가열, 냉각 등은 분명 존재했을 겁니다.
빅뱅이론의 한계와 모순은 기본 전제 중 하나인 우주 팽창의 특이점과 우주의 시작점이 동일하다.라는 대전제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해결이 가능해 집니다. 빅뱅이론은 우주 팽창에 대한 특이점을 제공한 점과 우주 팽창에 대한 이론을 인류에게 제공해 온 것에 그 의의를 둬도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드디어 우주의 시작점에 관해서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과 비로소 조우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빅뱅 그 이전에는?>, <그 이전에는 대체 뭐가 있었지?>,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진거지?>, <어떻게 비가시적인 우주가 가시적인 우주로 전환된 거지?>라는 질문으로 우주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것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집니다. 이 질문에 관해서는 양자론, 통일장 이론, 상대성 이론, 우주 관측 기구 및 시스템, 슈퍼 컴퓨터, 비가시적인 우주와 세계 등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와 연구, 발전 등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것으로 우주론은 더 심도 깊은 논의와 연구 단계로 진입하리라 나는 예견합니다.
또, 시간과 공간, 우주, 물질, 입자, 에너지, 자기장, 중력, 파동 등에 대한 과학적 정의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조우하게 될 것이며, 어쩌면 이 과정에서 지구라는 별 하나 정도는 아주 깔끔하게 소멸할 수 있는 우주 시대 초기에 한동안 인류 궁극의 무기 및 에너지원 등으로 활용될 <그 무엇들>이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본격적인 우주 시대로 진입하기에 앞서 한 동안 전략 무기로 활용될 이 무기와 인류에게 엄청난 진보와 발전을 선물할 이 에너지원을 인류가 발견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 미래의 <그 날>에 인류가 그것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본격적인 우주 시대로 인류가 진입한 미래의 먼먼 그 어느 날 과학자들이 그간의 성과를 자축하기 위한 파티장에 모여 서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우주가 팽창했다고? 정말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군.>
<가시적인 우주는 그랬겠지. 허나 그 이전에도 비가시 우주는 이미 두루 두루 존재했던 거야.>
<비가시 우주에 비해 가시 우주란 정말 갓난 아이와 같군.>
<아니지, 아니야. 갓난 아이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여. 태어나기 전에 태아 같다고나 할까?>
<아니, 그것도 안 될 말일세. 태아라니? 이제 막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수정란에 불과하다고 해야겠지.>
<우리가 감히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이 비가시 우주에서는 벌어지고 있었던 거야. 정말 놀랍지 않나? 과학의 길에는 정말 끝이 없군 그래.>
<그러면, 비가시 우주 그 이전에는? 대체 뭐가 있었지?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던 거야?>
<뭐가 어떻게 되긴 어떻게 되었겠나? 지금으로서는 알 수 조차 없지. 우린 그저 새로운 연구 목표와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을 뿐이라네. 자, 축배나 들게. 진탕 마시고 한바탕 웃고 떠든 다음엔 자네가 말한 그 의문을 풀기 위해 각자 연구실로 직행해야 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