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술먹고 할짓없어서 글남깁니다.
제가 어린 시절 겪었고 그리고 지금도 진행형인 고민들에 대해서...
별다른 의미는 없구요.
알콜도 들어갔겠다 고민게시판보니 저랑 비슷한 고민하시는 동생뻘들도 간혹 계신 것 같아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하고 ^^;;
솔직히 말하자면, 뭐든지 할 수 있었던 그 좋은 시절에 고민만 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고 싶은 것이겠죠.
^^
말은 편히 ~~~ 놓겠습니다.
(형님 누님들은 언짢게 생각지 말아주십시요)
우선 형은 작년인가 서른줄에 들어섰어.
그런데 아직도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고 있지.
이놈은 도대체 어디서 언제쯤이면 찾아질까 한탄도 해보고 했지만
바보같이 아직도 헤매고 있네.
혹자는 그넘을 꿈이라고도 하고 희망이라고도 하고
어른들이 물어보시는거 있잖아 그거... "너 하고 싶은게 뭐냐?"
바로 그거야.
청춘의 푸른 꿈을 안고 20년 가까이 살던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온
촌뜨기 대학 새내기에겐 도시생활이 만만치 않았지. 낭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 같았고
서로가 서로를 헐뜯기 바쁜 곳. 그것이 이 도시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어.
그래도 젊기에, 사람냄새 안나는 사람들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은 잠시 뒤로 접어둔채
내가 하고픈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지.
근데 정말 어이없게도 내가 하고 싶은 공부라 생각하고 선택했던 전공이
배우면 배울수록 나랑 안맞더라. ㅎㅎ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이루기엔 상당히 어긋나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던거야.
여전히 전공은 재미 있는데,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어.
내가 점점 많이 알아가는구나 하는 그 정도의 기쁨이었지.
혼란스럽더라구.
중학교 때부터 밥못먹고 다녀도 상관없다 하지만 저건 정말 배워보고싶다 배우면 행복하겠다라고
믿어왔던 것이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라니.... 무너져내리더군.
우습게도 좌절감은 깊었지만 그리 길진 않았어.
오히려 날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이제 앞으론 무엇을 해야하나란 것이었어.
어차피 대부분의 학생들이 점수맞춰 전공을 선택하던 시절이었으니 (요즘은 안그렇겠죠? ^^)
나두 그냥 그들따라 졸업하면 뭐 남들보다 뒤쳐진것은 아니려니 위로했지만,
정작 이젠 무엇을 향해 달려가야하나 생각하니 답이 안나오더라.
그때부터 시작된 고민은 정말 오래 가더라.
내가 좋아했던 것들, 취미로 했던 것들을 세부적으로 전문적으로 들어가보기도 했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가 라는 자문을 해보면 확신이 안서더라고.
오히려 중고등학교 시절
내 전공을 삶의 목표라고 믿었었던 그 어린 시절이 정말 행복했던 시절이었구나란 생각이 들정도였어.
하다못해 대학합격이란 뚜렷한 목표가 있었으니...
방향을 잡지 못한 인생을 살아가기가
목표를 잃어버린 인생을 살아가기가 이처럼 힘든 것인지 그때 알았어.
남들은 군대다녀오고 정신차린다며 공부하고 이리저리 바쁜데
난 그때 방황하느라 뒤늦게 배운 온라인 게임, 술에 빠져 살았어.
술이 마약이란 것도 그때 알았지.
평시엔 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향해 살아야하는가란 자문을 할때면
가슴한켠이 비수로 찌른 듯한 아픔을 느낄 정도로 고통스러웠거든.
그게 술만먹으면 싹 사라지더라.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도 목표를 잡지못한 나 자신을
다른 동기들과 비교하면서 자책했기에 그토록 아팠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
한심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
무척 바쁜듯이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서
질투 비슷한 부러움도 느끼고... 다시한번 자책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생각을 했어.
그래 내 자신을 되돌아보자 내가 어떤 인간인가를 알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알테고 그럼 내 목표를 아니 최소한 대충이라도 방향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럼 그 방향으로 내 삶을 이끌고 나갈 수 있지않을까.
그럼 지금의 내 모습은 좀더 의미있는 모습이 되어가겠지.
하지만 항상 결론은 불확실했어.
그래서 친구들에게서 배우기로 했지.
내 친구들 동기들은 어떻게 삶의 목표를 세웠을까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불행히도 그것도 힘들었어.
다수의 친구들이 나보다 먼저 삶의 전장에 뛰어들었기에
너무나도 현실적인 삶을 이미 살고 있었던 거야. 때문에 그들의 꿈과 조언은
내가 처음 도시에 왔을때 보았던 도시의 살벌함과 삭막함을 닮았더라구.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닌데...
그들은 머리로는 내 고민을 이해했지만 가슴으로는 동감하질 못했어.
하지만 친구들을 통해서 위로 받은 것이 있었어.
목표상실에서 오는 방황과 무기력함.
나만 못나서 이런 고민들에서 못헤쳐나오고 헤매고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나말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거쳤었던 절차 비슷한 거였더라구.
몇몇 친구들은 현실과의 타협을 하고 몇몇 친구들은 힘들더라도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타협이라고 해서 절대 나쁜 것이 아니야. 이 글을 보고 있는 20대들의 60프로 정도는 정말 운좋은사람들이거든. 정말 등록금 못내서 생활비가 없어서 일찍 꿈을 포기하고 세상에 나아가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들에 비하면 이런 고민 어찌보면 사치야.)
해결책이 서로 약간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나만의 고민만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지.
동질감이라고 해야하나 ㅎㅎ
불안감이 조금 사라지더라.
솔직히 말해서
난 내 꿈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해야 내 삶이 행복해지는지
아는데만도 거진 8년이 걸렸어.
20대의 거의 대부분을 고민만 하다 보낸셈이지.
지금은 알아.
물론 확실치는 않지.
삶에 모든 것에 대한 불확실성은 태어날때부터 우릴 따라다니는 숙명이거든.
불확실때문에 정작 너의 꿈을 포기하는 일은 없길 바래.
가끔 정말 가끔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나의 꿈이 그만큼 값어치가 더해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어.
이쯤이면 넋두리 하려고 이렇게 긴글 썼냐구 투덜거리는 친구들도 있을거야.
그건 아니고 내가 알아낸 고민퇴치법을 알려줄께. ㅎㅎ
알고나면 그거 누구나 다아는거 아냐라고 빈정거릴지도 모르겠지만,
누구나 다 아는 것이기에 그만큼 중요성을 인정받은 방법이거든.
반대로 그만큼 우리가 쉬이 못보고 넘어가 외면해버리는 방법이기도하고.
한번은 집안에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친지분들이랑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
거기서 유치원 다닐 나이쯤에 보곤 못보았던 친척동생을 만났지.
어렸을때부터 날 따랐던 동생이었던터라
잊지않고 살갗게 대해주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근데 그 동생이 술좀 먹더니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는거야.(그때가 그 동생이 제대휴가나왔을때였어)
"나 대학도 점수맞춰 가서 전공에 솔직히 흥미없어요.
그렇다고 내가 딱히 잘하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흥미있어서 죽도록 매달리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는 차서 제대할 나이인데.
이젠 뭐라도 해야하는데 너무 막막하네요.
요즘처럼 힘든 세상에 제대로 취직을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취직을 해야하나 장사를 해야하나란 고민도 생기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은 장남이라 그런지 은근히 기대도 하시고 무엇이든 원하는 거있으면
말하라고 가능한한 도와주시겠다고 그러시는데..."
순간 놀랬어. 불과 몇년 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말야.
그렇다고 내가 점쟁이도 아니니
넌 이런이런 놈이니 이런이런 소질이있으니 이런거 해봐라 이렇게 꼭 짚어서 말해줄 수도 없고..
그래서 내 얘기를 해줄 수 밖에 없었어.
"우선 너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에서 네 능력의 최고치를 발휘해.
무슨 말이냐고?
예를 들자면, 난 영어공부를 대학와서 하나도 안했어. 내 꿈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내가 원하는 것에 영어는 그다지 필요없을 거란 생각을 했기때문이었지.
하지만 지금 내가 내 꿈이 무엇인지 대략이나마 알아내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려는데
영어가 필요하더라고. 얼마나 어이없던지... 친구들이 취직시험이다 뭐다해서 영어공부 할때
같이 좀 해둘껄 하고 얼마나 후회가 되든지. 하다못해 학교 교양영어 시간에 열심히 들어둘껄.
그렇다고 영어가 내 꿈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절대 아니야.
지금 내 목표는 내 진정한 꿈에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해 설정한 중간 목표에 해당하는데
거기에 영어가 필요하더라고 ㅎㅎ
마찬가지야. 꿈을 이루기 위해 그 꿈에 관련된 것만 필요한 것은 아니야.
음악이 꿈인데 음악에 소질 있으면 그건 행운아지.
하지만 노래를 못한다고 악기를 못다룬다고 음악을 못하는 것은 아니잖아.
문학에 소질이있다면 작사가가 될 수도 있는 거고
방송기기를 잘 다루거나 영상미에 일가견이 있다면 뮤직비디오든 음악관련 방송국이든
일할 기회는 있는거야.
어떤 꿈이라도 오직 하나의 능력만 경험만을 요하는 것은 아니야.
그 꿈에 다가가갈 수 있는 길은 다양해.
그 만큼 방법도 다양하지.
그래서 지금 너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뭐든지 주어진건 열심히 하라는거야.
학생이면 우선 학점 잘받고 위에서 말했듯이 영어는 어디서든 요구하는 기본조건이니까
토익이든 토플이든 틈틈히 열심해 해두고.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라도 해야하는거야.
왜냐면 정작 나중에 내꿈이 무엇인지 알았는데
그 꿈을 이루는 여러방법과 길중에서 나에게 해당하는 사항이 하나라도 없다면 그만큼
절망적인 상황이 또 있을까.
자신의 꿈을 정확히 알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만약 불확실하다면 불확실한만큼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해.
너의 꿈을 이룰 기회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요구하며 나타날지 모르거든.
역으로 너가 무엇이든 열심히 해서 남들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만큼 기회가 많아져. 그 기회 중에서 너의 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있을 수도 있는거고
뒤늦게 네 꿈을 알았지만 마침 내가 갈고 닦은 것들이 유용하게 쓰이게 될 것이거든.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야.
내 주위엔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나아가는 사람들도 있어.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열심히 하던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우연히 열심히 갈고 닦은 스킬을 이용해서 자신의 꿈에 한발짝 나아간 사람들도 있어.
우연이란 말이 좀 거슬리지?
그래 그건 우연이 아니야. 성실한 자에게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할수 없지. 필연이야. 삶에 몇개 없는 법칙 중에 하나야.
만약 내가 대학생활과 내 삶의 여러 모습들에서 좀더 열심히 살았다면,
내 꿈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나아가려 발버둥치는 바로 지금 좀더 수월하게 전진할 수 있었을텐데란
후회가 들어.
이게 나만의 방법이야. 누구나 다 아는 그렇지만 누구나 다 하지 못하기에 나'만'의 방법이지.
좀 늦게 깨달았지만... ㅎㅎ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 1시간정도 쓴거 같아. 읽느라 힘들겠다.
간단히 결론만 줄여서 말할께.
만약 20대 초반에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았다면,
정말정말 열심히 해.
왜냐고?
그건 복이거든.
정말이야. 주위를 둘러봐. 아직도 헤매는 친구들이 보이지.
게다가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포기한 친구들도 있을꺼야.
그들에 비하면 넌 정말 행운아야. 일찍 꿈을 세웠다면 그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해.
그 꿈 놓치지말고 나아가.
혹시라도 힘들면 형같은 사람 보면서 저런 사람도 있는데 하면서 힘을 내고.
만약 아직도 방향없이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형같은 사람을 보면서 우선 불안감을 없애. 너만 겪는 고민이, 힘겨움이 아니거든.
그리고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명언 가슴 속 깊이 새겨두고
하루하루 그리고 너에게 주어진 모든일에 최선을 다해.
그러면,
솔직히 말해서 언젠간 너의 꿈을 알아낼 수 있을거라곤 장담은 못하지만,
만약 너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내게된다면 무척 쉽게 그 것을 손안에 넣게 될꺼야.
열심히 살자. 열심히 살아보자.
그러면 너가 원하는거,
남들은 꿈도 꾸지못할 목표도 가지게 될 것이고 나아가 이루게 될거야.
삶은 정말정말 많이 사람을 속이지만,
그 중에서도 확실한 공식이 존재한다면 아마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는 법칙일거야.
그럼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추천 그런거 필요없어. 그냥 열심히만 살아줘.
그럼 형 간다.
꿈 이룬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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