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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15610
    작성자 : but&그리움
    추천 : 17
    조회수 : 1293
    IP : 211.209.***.35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04/12/02 14:59:04
    http://todayhumor.com/?lovestory_15610 모바일
    싸움구경





          여기는 기차 안
          난 볼일 보러 가는 중 
          털썩 ~ 
          자리를 잡고 앉아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


          한 여자가 걸어 들어온다 
          그 뒤를 따라서 한 남자가 걸어 들어온다 


          " 야 !!  " 


          여자가 휙 돌아보며 


          " 왜 !! " 

          " 니 내가 그렇게 걷지 말라 그랬제 " 

          " 내가 뭐 ? " 



          점점 높아지는 남자의 목소리 


          " 그러니까 그렇게 엉덩이 빼딱빼딱 거리며 걷지 말라고 " 


          순간 기차안은 조용 ~~ 


          " 내 걸음이 어떻다고  ?  "  

          " 그러니까 엉덩이를 흔들고 걷지 ...  "  



          여자는 남자의 말을 중간에 짤라먹는다 .. 


          " 아니 ... 여기 통로가 좁아서 그렇잖아 ~ " 

          " 야 !! 통로가 좁은데 그 정도로 걸으면 
            널따란 아스팔트로 지나가면 아주 볼만하겠다 !! "

          " 뭐 ? 아스팔트 .....  볼만하겠다고 ... 
            지금 말 다 했나 ? "

          " 그래 말 다했다 !!  
            길을 지나가면 전부 니 엉덩이만 보는거 아나 모르나 .. "

          " 전부 ?  전부 누가 .. 
            다 데리고 온나 !! 내가 물어볼거니까 ...
            그리고 내가 일자걸음에 얼마나 반듯하게 걷는데 .. " 

          " 반 듯 ? 
            반듯이 얼어죽었나 ..  멀리 갈 것도 없다 ..
            여기 있는 사람들 .......  "





          대략 남자는 
         '여기 있는 사람들' 에게 물어보자 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  
          갑자기 흑흑흑 소리를 내며 울어버리는 여자  --;


          " 야 !!  지금 우나 ?  
            뭐 그런거 가지고 울고 그러노 " 



          원래 울음이란 .. 
          달래면 달랠수록 더 크게 우는 법 ... 

          여자는 너무 서럽다는 듯 .... 
          어깨를 들썩이며 말을 이었다 ..



          " 아니 ...  
            그렇게 내 걸음이 이상하면 .... 
            예쁘게 걷는 여자랑 사귀라고 ....  "  



          어찌 들으면 너무도 유치찬란한  ... 말에 
          아니 그냥 들어도 유치찬란한 말에 ..  
          남자는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이렇게 말했다 .... 



          " 그만 울어라 .. 
            니 걸음이 이상한 게 아니고 다른 남자들이 보니까 ~ 
            됐다 !!  지금까지 걸어온 걸음이 안 고쳐지는걸 어쩌겠노 
            정 ~~ 안되면 내가 업고 다니께 .. 그러면 되겠제 ..   뚝  "   





          싸움을 구경하던 몇몇 이들은 이미 닭이 되어 날아가 버렸고 
          두 남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모습으로 그렇게 자리를 찾아 가버렸다 .. 
          이날에 싸움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싸움중 가장 재미없었던 싸움으로 기억될 것이다  --;  
           

                                                    - but&그리움 / 2004. 12. 02 -
    but&그리움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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