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자인데요, 4년간 교제한 남자친구 때문에 요즘 걱정입니다..
우선 저는 직장에 입사한 지 3년차가 되었고,
이제 힘든 신입시절을 막 벗어나 안정된 상태입니다.
부모님이 안계셔서 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
혼자 산다면 어떻게든 아껴보려 했지만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동생과 함께이다 보니
생활비 및 학자금 및 집세 때문에 월급을 받아도 돈이 모이질 않습니다..
제 남자친구에 대해 소개하자면..
같은 대학에서 만나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성격도 정말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하고
무엇보다 저를 많이 사랑해줍니다.
4년이 지났는데도 처음과 변함없이, 늘 한결같이 저를 아껴주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제가 갓 입사해서 신입의 힘든 나날들을 보낼 때,
항상 곁에서 절 챙겨주고 위로해준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때 힘든 시기에 저를 든든히 지켜주는 그 사람 모습에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남자친구가 취직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대학생 때 자신의 미래 계획을 제게 이야기하며
항상 야망에 불타는 친구였기에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해서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신이 있었던 친구인데,
졸업 직후 가세가 기울어서.. 뜻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기 시작했지만
지금 계속된 낙방으로 많이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저는 낙방하는 이유가 너무 눈에 보여요.
전혀 집중하지 않고 있어요. 공무원 준비에.
본인이 하고싶어하는 일은 따로 있다는 걸 잘 알지만..
어찌되었든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했으면 열심히 해야 할 텐데..
전혀 집중을 못해요.
예를 들면,
공부하기 전에 책상 정리를 시작했다가
온 집 청소를 다하고 빨래까지 하느라 하루를 그냥 보내버립니다.
또 다른 날에는,
제가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고 속상해하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하루종일 공부를 안해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파스타 먹고 싶다 라고 한마디 하면
그날은 집에서 하루종일 파스타 만드느라 시간을 다 보냅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스타 만든다고 열심히 장보고,
플레이팅 예쁘게 한다고 그릇까지 새로 사고..
제가 퇴근하면 짠~ 하며 대접하는데 물론 좋지요.
너무 고맙고 정말 좋은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고,
결국 또 낙방하게 되고.. 이런 식의 반복입니다.
정말 좋은 남자친구인데..
미래가 없는 제 남자친구.. 어쩌면 좋을까요ㅠㅠ
취직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한 것도,
농담처럼 던진 한마디에서 시작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만든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제가 칭찬을 하자,
"왠만한 여자보다 요리 잘하지? ㅎㅎ 다른 집안일도 잘 하니까 내가 가정주부 할게! 너가 나 먹여살려~ ㅎㅎ"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 때는 웃어 넘겼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집안일 하는게 너무 잘 맞는다며
그냥 내가 주부할게! 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장난이 아닌 것 같아요.
늘 저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최고의 남자친구이지만
본인의 미래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제 남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ㅠㅠ
답답한 마음에 진지하게 이야기도 몇 번 해봤지만..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헤어지는 게 답일까요...?
주위 사람들은 제가 정신 못차린다며 당장 헤어지라고 난린데
워낙 제게 잘하고, 저랑 성격이며 관심사가 너무 잘 맞아서
이렇게 잘 맞고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또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ㅠㅠ
심란한 제게 소중한 의견 한 마디 전해주실 분 계신가요..
댓글 남겨주시면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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